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in #kr-moneyedu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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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우리집은 그렇게 가난하지는 않았다.

어릴때부터 아파트에 살았고, 아버지는 제약회사에서 일했으며 차를 타고 다니셨다.

가지고 싶은게 있으면 몇번 떼쓰는것만으로 얻을 수 있었던것 같다.

남들처럼 유치원도, 어린이집도 다녔다.

하지만 초등학교 들어갈때 쯔음 해서 IMF가 터졌고, 가정형편은 크게 기울었다.

그때부터 부모님은 나에게 자주 이렇게 말했다.

"돈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쓰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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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년기,청소년기는 그렇게 여유롭지는 않았다.

학교에서 급식비 지원을 받았고, 매달 신문배달을 했다.

돈을 버는게 얼마나 힘든지, 또 돈이 없다는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알기때문에 아끼는게 습관이 되었다.

남들 쓸때 안쓰고,

남들 살때 안사고,

남들 놀때 안놀면, 그만큼 돈이 생겼다.

그리고 나는 그 돈으로 혹시 다가올 어떤일을 대처할 수 있었다.

지금 당장 여유롭지 않으니까,

여유롭지 않은대로 그렇게 사는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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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수학여행을 가게되었다.

에버랜드로 가게 되었는데 어머니는 나에게 꽤 많은 용돈을 주셨다.

그리곤 말하셨다.

형준아, 이 돈 꼭 다쓰고 와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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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을 가서 친구들이 기념품도 사고, 맛있는걸 먹을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어쩌면 당연한거였을까?

한번도 돈을 그렇게 써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돈을 다쓰고 오라는 어머니의 말을 지키지 못한채 수학여행에서 돌아왔다.

돌아온날 어머니는 나에게 그 돈을 다썼냐고 물어봤고, 나는 다쓰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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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성인이 되었다.

돈을 잘 쓰지 않는 성인이 되었다.

20살때는 4박 5일간 인천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여행을 하는데 총경비가 15만원이 들었고 ㅋㅋㅋㅋㅋ

군대 휴가때 5일간 전국 내일로 일주를 하는데 역시 13만원 정도 들었던것 같다.

모스크바 유학생 시절에는 짠돌이의 최고 정점을 찍었는데

기숙사비, 핸드폰비, 교통비, 식비,생활비등 모든것을 포함해서 한달간 쓴 돈이 약 25만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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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한달 생활비가 30만원이 안되었다고 해서, 지금 내가 그렇게 산다는것은 아니다.

다만 확실한것은 아끼려고 마음먹으면 정말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먹으면 최저 생활비로도 살아갈 수 있다는것. 이것은 나에게 큰 행복을 가져다 주는것 같다.

그때는 그렇게도 살았는데, 그 돈의 수십배의 돈을 쓸때의 행복감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이 모든것은

돈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쓰는것이라는 부모님의 교육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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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자식을 낳게 된다면, 마찬가지의 교육을 하고 싶다.

실제로 가난을 경험하게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정말 적은 돈으로 생활을 하게도 해보고,

많은 돈으로도 생활을 해보게 하여

돈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쓰는것 이라는것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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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근데 옛날에 나 수학여행갔을때 돈 다쓰고 오라 했던거 기억나? 그때 왜그랬던거야?

  • 엄마는 한번도 돈을 여유롭게 써본적이 없어서 너에게는 돈쓰는 행복을 알려주고 싶어서 그랬던거야.
Sort:  

아...꼭 다 쓰고 오라는 어머니 말에 담긴 맘이 넘 아파요 ㅠ
비슷한 경험을 했었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이라 그런걸까요?
제 아이들은 저와 다르길 바라는 맘이라....
비슷한 상황에서도 정 반대의 맘으로 원망하며 자랄 수도 있었을텐데 넘 멋지게 잘 자라줬네요~ 멋져요 ^^

아아 ㅎㅎ....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 질문을 어머니께 했다가 한참동안 얘기를 했어요.

어머니는 저에게 기억력도 좋다고 칭찬하시더군요 ㅋㅋ

돈은 저도 있으면 쓰고 없으면 안쓰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ㅎ 그래서 굳이 그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 ㅎ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살면 되는거 같아요.

구애 받지 않구요

사진속은 유엔묘지네요

돈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쓰는것
아끼려고 마음만 먹으면 정말 잘 아낄수 있는 것은
정말 훈련되기 어려운 부분이거든요

네! UN묘지 입니다. 얼마전에 유학생 친구들과 다녀왔어요.

저 사진만 봐서는 UN묘지인걸 알기 힘들것 같은데 단숨에 알아보시는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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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어릴적부터 그렇게 보고 배워와서 습관이 된것 같습니다.

부모님께서 참 현명하신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이 댓글 보시면 좋하실것 같아요.

어린시절 저의 집도 부유하다가 한 순간에 크게 기울었는데
그 덕분인지 돈을 잘 안 쓰게 되더라구요!
이게 다 부모님 덕분이죠 효도합시다 ^^

효도합시다 !!!!

아끼는 마인드는 너무 좋은것 같아요
하지만 아끼기만 하시면 안됩니다
투자 할때는 크게 투자할줄 아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peterpark님.

전 투자를 해본적도 없어요.

스팀잇을 하며 가상화폐에 대해 알아가고 투자에 관심이 생기고 있긴 하지만요 ㅎ

말씀 처럼, 정말 기회라고 생각될때면 과감하게 투자하는것도 배워야 하겠어요.

투자가 꼭 그 투자일 필요는 없어요 🖒🖒
자기가 재밌는 일에 투자

아아 ㅎㅎ 금전적인 투자만 생각했군요. 부끄러워집니다 ㅋㅋ

자식만큼은 부족함 없이
채워주고 싶은 어머님의 심정이 느껴지는 말이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잘 보고 가요

ㅎㅎ 한참이 지난 뒤인 이 글을 쓰면서 그때에 대해서 얘기를 하게되었어요

그리고 제가 느낀것과 어머니가 의도한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것을 알게되었지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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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집사는 것에 집착하는 젊은 부부가 많다는데 필요한 말같아요.

전 집사는것 까지는 생각을 못해본것 같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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