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에세이] 니체의 정신분열과 영원회귀

in #kr-newbie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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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식의 바다의 한 가운데서 치열하게 항해하던 중 자신이 만든 그 넓은 세계관을 담지 못하여 미쳤다. 그토록 치열하고 집요하게 고안해냈던 창조적인 세계가, 유일하게 그를 살아가게 만든 그 세계가, 그를 미치도록 만들었다.

그렇다면 니체가 창조한 이 세계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까? 니체는 미치기 전 이 바다를 항해하던 중 이 세계를 재발견한 것 같다. 이 세계는 무한한 인식의 바다이자 아무것도 인식할 수 없는 황폐한 사막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모순적 이중성을 품고 있다. 인식의 대상은 어떠한 규정도 거부하는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인식할 수 있는 대상은 무한하다. 파괴자인 동시에 창조자인 니체의 이러한 생각은 그 유명한 니체의 저서 '차라투스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언급한 "신은 죽었다."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즉, 내세와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 삶의 신은 곧 나인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내 삶의 무한한 창조와 파괴는 나에 의해서 이루어 진다. 역사가 규정한 관념, 도덕, 그리고 가치를 전복시키고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품으려고 시도한 결과 니체는 정신분열을 일으킨다. 니체의 정신분열을 계기로 니체는 자신의 창조적 세계를 인류에게 알렸다.

우리는 풍부한 동시에 척박한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까? 먼저 이 이중성에서 발하는 부조리를 인식해야한다. 이 두 극단적 환경을 동시에 품은 이 세계에서 우리는 부조리라는 줄을 통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한다. 풍부함은 새로울 것 없는 일상의 반복을 의미한다. 모든 것이 갖춰져 있는 풍부한 세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나는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지 않는다. 반대로 척박함은 주변의 모든 것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낯설어 보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 자신 조차도 말이다. 이 팽팽한 긴장의 끈을 유지하며 우리는 명석한 의식이라는 중심 막대로 삶을 영위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의식이 깨어있는 존재로서 풍부함의 세계 또는 척박한 세계 어느 하나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명석한 의식을 유지하는 인간의 삶은 위태롭고 치열하다. 더 이상의 비약은 없으며 이 비극은 남은 여생 동안 영원히 반복될 것이다. 니체는 말한다. 이 사실(우리는 반듯이 죽는다는 사실)을 초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초인만이 나 자신을 참되게 소유할 수 있다고. 카뮈는 말했다. 끝없이 우리의 삶은 편력하며 삶의 기회를 남김없이 소진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며 하루하루 세상을 다르게 인식하는 의식 속에서 우리는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삶은 덧없지만 우리는 우리의 삶의 경계를 팽창시키기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참되게 소유하기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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