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퀴어 퍼레이드 : 수용과 완성은 다르다

in #kr-newbie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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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스테르담 퀴어 퍼레이드>는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동성애 탄압으로 인한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호모모뉴먼트’에서 벌어지는 현재의 퀴어 운동과 함께 고대부터 이어지는 동성애를 둘러싼 역사를 섞어 낸다. 고대에는 지금보다 더 자유로웠던 동성애가 중세로 들어가면서 어떻게 탄압받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인간 대 인간으로 하는 사랑’으로 이해받고,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쟁의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최근까지도 퀴어문화축제가 열릴 때마다 열띤 반대 시위와 부정적 여론을 맞대는 한국의 퀴어들에게 지금 우리의 역사적 위치는 어디쯤인지를 가늠하게 해준다.

영화는 단순히 동성애 해방의 역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현재의 퀴어들의 목소리를 담는다. 트랜스젠더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여전히 남아있는 사회의 부정적 시선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아나 파울라’, 시리아에서의 퀴어를 향한 폭력에서 살아남아 네덜란드에서 활동 중인 게이 ‘셰반’ 그리고 퀴어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학생연대를 꾸리고 있는 ‘마라우스카’ 까지. 그들의 목소리는 과거에서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여전히 완성되지는 못한 퀴어들의 현재의 과제들을 제시한다. 그들은 지금도 사회적 불합리를 마주하고 있고 그것에 대해 저항하고 있다. 존재 자체로.

암스테르담에서 ‘다름을 인정해달라’로 시작한 퀴어 해방은 ‘인정’이라는 관용을 넘어서 평등을 이뤄냈다. 하지만 여전한 이성애 중심 사회에서 아직은 시작일 뿐이라고, 완성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이야기다. 이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무자비한 폭력에 노출된 타국의 성소수자들에게는 꿈처럼 먼 이야기다. 그렇기에 암스테르담은 계속해서 평등을 향한, 완성된 평등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게 바로 나야”라고 모두가 외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 제 19회 한국 퀴어영화제

https://brunch.co.kr/@dlawhdgk1205/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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