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16] 신혼여행의 마지막 날, 몰디브의 해변에서

in #kr-pen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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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내일이면 한국으로 가야해."

몰디브에서 맞이하는 4일째. 우리의 신혼여행은 끝을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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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시간 정말 빠르다. 아쉽지 않아요?"

나의 질문에 모래사장을 걷던 아내는 걸음을 멈추고 바다를 지긋이 바라본다.

"언젠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이 바다. 이 산호초. 이 모래사장. 다 그대로 그때까지 기다려줄까?"


신혼여행(라이카X)-2015년05월06일389.jpg


"글쎄, 모르겠어요."

몰디브는 지금도 시시각각 높아지는 해수면에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이 평화롭게 찰랑이는 얕은 파도에, 아주 조금씩 조금씩

눈에 띄지 않게 침식당한다.

"이게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아요."

아내는 속삭이듯, 마치 소원을 빌듯이 말했다.


신혼여행(라이카X)-2015년05월06일392.jpg


아내의 손을 잡고, 내가 말한다.

"괜찮아요. 또 오게 될거야. 여기가 아니라면, 더 좋은 곳으로."

아내는 말없이 내 얼굴을 보고 미소짓는다.



청첩장에 직접 적어넣었던 글귀를 떠올린다.

"현실을 핑계로 소홀하지 않겠습니다."


내일이면,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간다.

거기서부터, 우리의 진짜 결혼생활이 시작된다.



꿈결같던 이 바다를 기억하자고 다짐했다.

나는 당신에게, 이런 바다가 되어주리라.

당신은 나에게 이런 해변이 되어주리라.

30년, 40년이 지난 후에

우리의 일생이

이 바다같았노라

그렇게 이야기하리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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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색깔이 쩔...
나의 초심은 어땠는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ㅎㅎ

처음 저 바다색을 보고, 왠지 저 바닷물은 솜사탕 맛이 날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바다에 들어갔었어요. 그냥, 똑같이 다 짜더군요ㅎㅎㅎ^^

가끔은 초심을 돌아보는 시간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오늘은 와이프 어깨라도 한 번 주물러 주려구요~!!:-)

카일님 글과 바다 사진을 보니 차분해지네요. :-)) 꿈 같은 허니문의 아쉬움이 글에 차곡차곡 묻어나요. :-)) 앞으로도 아름다운 일상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

감사합니다^^ 벌써 3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사진을 보면 그때 그 기분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ㅎㅎ

저도 신행 몰디브로 갔었죠..
다시 갈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이듭니다.

사진이 진짜 너무 너무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몰디브 지금도 시시각각 가라앉고 있겠죠? 스팀달러 가격 대박치면 그걸로 몰디브를 다녀와야 할까봐요ㅎㅎ

사진 하나하나 너무 예뻐요:)

감사합니다^^ 몰디브의 영롱한 바다빛이 그리운 아침입니다ㅎㅎㅎ

사진이 이쁩니다. 몰디브가 바다로 가라앉기 전에 가봐야 할텐데요.
몰디브는 아니지만 신혼여행 때가 떠오르는 군요. 태국 푸켓으로 갔었는데요. 그 여유로움이 좋았죠.

바다가 참 멋있어요.
아름다운 곳에 신혼여행을 다녀 오셨네요^^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넘었네요. 바다가 너무 아름다워서 가끔 생각나곤 해요^^

짱짱맨 호출로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실을 핑계로 소홀하지 않겠습니다... 깊은 울림이 있네요

상당히 많이 고민하고 쓴 문구였는데, 알아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ㅎㅎㅎ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어뷰저를 잡아주세요!
https://steemit.com/jjangjjangman/@virus707/hayrx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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