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수익을 좀먹는 생각의 함정(또는 편견)_Intro

in #kr-steemit6 years ago

나는 주식 투자를 할 때, 매수하고 나면 종목명은 거의 다 잊어버린다. 종목 발굴보다 일관성 있는 투자전략의 개발, 즉 어떤 논리로 주식을 매수하고 보유하고 매도하는지 고민하는 것이 백배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투자전략이 정해지면 그 전략에 적합한 종목은 저절로 나온다. 전략이 괜찮고 투자자가 전략을 실천하기만 하면 수익은 저절로 따라온다.

좋은 투자전략은 누구나, 초보 투자자도 곧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추제거이며 명확해야 한다. 요리사가 바뀌어도 문제없는 식당의 레시피처럼, 투자자가 바뀌어도 동일한 방법으로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매수, 보유, 매도 기준이 체계적이고 계량적이며, 오해 소지가 없는 명확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

왜 이렇게 틀에 박힌, 아니 '숫자와 규칙에 박힌' 투자전략을 구사하라고 하는 걸까? 전략의 구체성이 떨어지고 계량화가 어려우면 투자 과정에 어쩔 수 없이 사람의 주관(사실은 편향)이 개입하게 된다. 그러면 적어도 주식 투자 분야에선 대부분 패망의 지름길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두뇌는 합리적이지 않다

인간의 두뇌는 주식 투자를 잘 하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다. 앞으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우리의 뇌는 모순투성이다. 우리는 인간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동물이라고 착각한다. 물론 우리의 두뇌를 풀가동해서 매우 열심히 노력하면 가끔, 정말 아주 가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는 정말 예외 상황에서나 발생하는 일이다. 우리의 두뇌는 그런 판단에 익숙하지 않다.

행동경제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카너먼(Daniel Kahneman) 교수는 우리 두뇌에는 두 가지 시스템, 즉 직관 체계(reflexive system)와 추론 체계(reflective system)가 존재한다고 정리했다.

직관 체계에는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본능적인 능력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면 갑자기 소리가 난 곳으로 주의를 돌린다든지, 상대의 목소리에서 적대감을 감지한다든지, 불에 데면 손을 뺀다든지 하는 행위는 직관 체계의 통제를 받는 것이다. 직관 체계는 생각이 필요 없으며 빠른 반응을 보장한다. 추론 체계는 복잡한 계산 등 정신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 가동된다.

예를 들면 '2+2 = 4' 같은 문제는 직관 체계를 통해 감각적으로 풀 수 있다. 그러나 '17 x 24' 같은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문제의 경우, 직관 체계는 답이 5나 5,000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아채지만, 정확한 값은 408을 구하기 위해서는 추론 체계를 사용해야 한다.

직관 체계는 일상생활에서 매우 요긴하게 쓰이고, 익숙한 상황에서 별생각 없이 정확한 반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논리와 통계를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특정 상황에서 오류를 보인다. 그리고 작동을 단 한 순간도 멈출 수 없다. 2+2는 4라는 것을 머릿속에서 계산하지 못하게 막을 수 없다. 큰 소리가 나면 무조건 사람의 관심은 일단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

더 심각한 건, '논리적, 합리적 판단' 담당인 추론 체계는 우리의 의지가 없으면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추촌 체계가 작동하는 데는 노력과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인간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대부분의 경우 '감각적인' 직관 체계의 통제를 받고, 아주 가끔 필요할 경우에만 '논리적인' 추론 체계를 쓰는 것이다.

우리는 피곤하고, 배고프고, 귀찮고, 바쁘고, 주의가 분산될 경우 추론 체계를 가동할 노력과 에너지를 투입하기 어렵다. 이 경우 추론 체계가 필요한 경우에도 직관 체계의 명령을 따를 때가 많다.

직관 체계는 간단한 상황에서는 옳은 결정을 내리지만 논리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오류, 즉 '편향'을 보이곤 한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은 주식시장에서는 치명적이다. 주식시장은 우리의 직관으로만 대처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래서 투자자의 직관 체계가 비극을 만들기 전에, 투자자의 주관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단순한 기계적 투자전략들이 수십 년 공부하고 경험을 가진, 그러나 자신의 머리를 사용하는 펀드매니저들보다 수익률이 훨씬 더 높다.


이를 뒷받침하는 논문은 사막의 모래만큼 많다. 다음 글에서 여러 사례를 살펴보자.

*출처 : 할 수 있다! 퀀트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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