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도입될 수 있는 업무 Part.2

in #kr-steemit6 years ago

본 글은 Pabii 이경환 대표님의 블로그 글이 너무나도 유익해 공유한 내용입니다.
저번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탈중앙화 시스템이 가능한 영역

요즘 한국의 벤쳐 업계가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는 내용을 살펴보면, 모두들 “코인”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고 있다. 비트코인으로 소위 “대박”을 겪은 것만 눈에 보이는지, 너도나도 ICO 를 해서 자기네 코인을 팔아 자금을 모으고, 그 사업이 잘 되면 코인의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말만 열심히 한다. 정작 초점은 코인이 아니라 그 코인으로 만든 자본으로 하는 사업, 그 코인과 맞물려서 돌아가는 사업의 사업성인데, 아무도 관심이 없다. 외국계 IT업체 한국 대표를 지낸 어느 분은 필자더러 “백서” 하나만 잘 써서 그걸로 ICO하는게 차라리 더 낫지 않냐고 그러던데, 말씀하시면서도 “이거 사기아냐?”라는 말투가 묻어나오더라.

코인은 블록을 결합하고 해체하는데 쓰는 암호의 한 형태다. 말을 바꾸면, “코인” 사업을 하는게 아니라, “블록체인” 사업을 한다고 쓰는 편이 옳고, 당연히 “블록체인”이 어느 영역에 어떻게 작동하는 사업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진짜로 “블록체인” 사업이다. 미안한데, 아직 한국에서 제대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사업 모델을 본 적이 없다. 블록체인 어쩌고 저쩌고라고 주장하는 사업체 대표들을 만나보면 블록체인이 돌아가는 네트워크 구조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정말 한 명도 못 봤다. 실상 모든 Buzzword들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 그걸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한번이라도 제대로 있었던 적이 있겠냐만은…


(Source: Ventureradar.com)

실리콘 밸리에 가 보면 블록체인으로 한다는 재밌는 사업 모델들이 참 많다. 이베이와 아마존이 제일 걱정하는 사업 모델은 블록체인 기반의 쇼핑몰들이다. 어차피 상품을 팔고 사는 사람들이 모두 개개인들인데, 아예 플랫폼 자체를 개개인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바꾸자는 아이디어가 온라인 쇼핑몰 페이지에도 구현된 것이다. 거래 내용을 기록하고 제대로 배송이 되는지 같은 모든 내용이 쇼핑몰 웹 사이트가 직접 통제하는게 아니라, 각각의 블록(개개인)들의 네트워크에서 처리된다.

같은 아이디어가 SNS에도 침투해있고, 보안에도 꽤나 많은 기술적인 발전이 있었는지 작은 회사들을 사고 팔았다는 기사들이 수시로 올라온다. 심지어는 1인 미디어도 블록 형태로 구성해서 아프리카 TV나 팟캐스트 같은 서비스들의 경쟁자로 떠올랐고, 요즘 Youtube가 1인 미디어의 주요 채널인만큼 Youtube 내부적으로도 유사한 시스템을 카피하는데 관심이 있다는 뉴스 기사들이 흘러나온다.

한국은 새로운 기술을 사업에 적용하기는 커녕 아직도 ICO해서 “한탕” 벌어볼 생각하는 IT 사기꾼개발자(?)들만 있는데….

왜 이렇게 분산처리하는 아이디어가 나왔을까?

중앙서버를 구축하는 비용이 어마무시하기 때문이다. 당장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대형 IT 회사들이 서버에 쓰던 비용을 재무제표에서 찾아보라.

(Source: SocialTube)

위의 그림을 보면 오른쪽이 기존의 Client – Server 중심 네트워크 (Star Network)이고, 왼쪽이 블록체인에서 그렇게 주장하는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이다. 기존 방식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동영상을 하나 보고 싶다고 할 때 모든 Client들이 Server에 접속해야한다. 모든 Traffic을 Server가 감당하려면 서버는 얼마나 대용량 데이터 전송을 감당할 수 있어야할까? 1990년대 초반처럼 간단한 텍스트 몇 줄만 전송되는 인터넷 초기 시대야 서버 용량에 관심을 안 가져도 되겠지만, 요즘 우리가 온라인으로 접속해서 보는 동영상은 어지간하면 FHD 화질이다. 압축 기술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겠지만, 1시간 영상을 보는데 1기가의 동영상 파일을 이용하고, 그걸 한 100만명 정도가 한꺼번에 서버에 접속해 있는 상태라고 하자. 서버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탈중앙화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서버를 무겁게 가져가지 않아도 각각의 Client들이 서로의 자원을 이용해서 다른 Client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다. Torrent 같은 유사 P2P 프로그램으로 파일을 다운 받으면 내가 이미 받은 부분은 남들에게 공유하고, 아직 받지 못한 부분은 이미 받은 사람에게서 전송을 받아서, n명의 네트워크가 서버를 대신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말을 바꾸면, 모든 사람이 자기의 하드 디스크와 인터넷을 다른 사람에게 제공해주면서 동시에 자신도 혜택을 받는 관계다. Torrent가 서버를 대체할 수 있는 Network 구조는 블록체인과 동일하다는 설명에 약간 공감이 되시는가?

증권 선물 거래소가 없어지고 탈중앙화된 시스템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을 보면, 탈중앙화가 마치 독재에 저항하는 민주주의 정신인 것처럼 포장되어 있다. 그런데, 사실 그 속에는 중앙 서버를 안 갖추고 내 서비스를 “저렴하게” 만들어 보겠다는 개발자들의 “검은” 속내가 숨어있다. 비용이 적게 드는건 충분히 공감하지만, 정작 문제가 생겨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도 되어버리는 구조를 산업 곳곳에 마구 갖다 쓸 수 있을까? 이런식의 탈통제 구조는 “히피 마인드”를 갖고 있는 IT 개발자들에게는 꿈의 구조일지 모르지만, 제도권의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안정성을 담보하기 굉장히 어려운 위험한 구조다.

나가며 – ICO충 Out!


ICO에만 몰두하는 바람에 블록체인이라는 기발한 네트워크 아이디어 활용 방식을 반쯤 “사기”의 영역으로 끌고가고 있는 일부 수학 실력 zero의 IT 개발자들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사회에 효용을 주는 것은 “코인”이 아니라, “블록체인”을 쓸 수 있는 “사업 모델”이다. 블록체인 오픈소스 코드를 구해놓고 블록체인 전문가인양 으시대는 꼴을 보는 것도 백번양보해서 감수할 수 있는데, 그걸 화려한 미사어구만 잔뜩있는 “백서”로 ICO에 쓸려고 하지만 말고, 무슨 사업에 어떻게 적용할 생각인지는 한번쯤 고민해줬으면 좋겠다. 한국만큼 IT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나라가 전세계에 몇 군데 없는데, 다양한 사업 모델을 많이 테스트해볼 수 있을텐데, 왜 그렇게 “사기”에 가까운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나?

무슨 기술이건 깊이 있게 이해를 못하면 잘못된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 블록체인이라는 것도 서버를 중앙 서버 하나에서 Network 서버로 바꿀 때 보안을 처리하는 방식 중 하나에 불과하다. 알파고와 인공지능이라는 단어에만 현혹이 되어서 통계학은 필요없고 인공지능이 알아서 모든 변수를 다 찾아주고 곧 인류는 멸망한다는 식의 “망상”만 퍼붓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불편한 글을 그동안 써 왔던 것처럼, 블록체인이라는 아이디어를 코인과 연결지어서 돈을 마구 찍어낼 수 있는 기계인 것처럼 인식하고 홍보하고 그걸로 돈을 벌려는 사람들에게도 같은 불편함을 느낀다. 요즘 사회악인 존재들에게 “~충”이라는 단어를 붙이던데, 이렇게 말하고 싶다.

“ICO충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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