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모르는 이유 #3] 유럽의 비수기는 정말 비수기다!

in #kr-travel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Steemians!
오늘은 비수기 유럽에서의 극한체험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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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난 중 호텔에 갇혀 이틀동안 하와이안 피자로 연명하며 이유무룩...

물론 어디든 사람 사는 동네라면 어지간해서 굶어죽을 일은 없겠지만, 작은 마을로 여행을 떠났다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할 수 있습니다. 비수기 혹은 악천후의 날씨라면 대도시와 관광지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도 하죠.


사례 1. Gosau, Austria

2015년 10월, 저는 사진 2 장에 꽂혀서 오스트리아로 떠났습니다. 시작부터 삽질의 연속이었는데요, 오스트리아 왕복 이코노미석 외항사 티켓 170만원의 업적!! 옆자리 후배가 "이 선배 참 알고보면 호구네... ㅉㅉ" 라고 탄식을...

하여간 그 때 꽂힌 첫번째 사진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라는 Admont 수도원의 도서관이었고, 또 한 장은 알프스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그림같은 시골마을 고자우의 사진이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가 유적이나 자연이고, 특히 산과 물과 초록색 땅이 대칭으로 놓여진 구도에 환장하는지라, 렌트도 안하고 차편도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고자우에 갑니다.

잘츠부르크에서 출발해서 거의 반나절을 버스타고 기차타고 짐 질질 끌고 어렵사리 도착했는데, 일단 숙소에 아무도 없습니다...? 카운터에는 제 이름이 써있고 방 키가 하나 덜렁 ㅎ 원래 B&B 숙소에서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에- 휴가중이라 식당 쉽니다.😜" 라고 써있고 식당이 영업을 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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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비오고 안개껴서 호수도 산도 안보임 ㅎ

벙쪄있다가 그래도 뭐라도 먹어야지, 하고 겨우 나서서 관광 info 센터에 갔는데, 제가 묵는 숙소의 식당을 추천합니다. "ㅎ... 이보게 청년, 내가 이 동네 전문가라 알려주겠는데, 거기 문 안열어... 한달동안!!"

다른 식당을 물어보니... 문 연 데가 없을것 같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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뭥...

그래서 일단 숙소에 다시 돌아와서 누구라도 만날까 싶어 건물 안을 쏘다니다가 직원을 어렵사리 만나서 저도 모르게 나간 첫마디가 "Ich habe hunger!!" (배고파요!!) 직원은 진심 불쌍한 눈빛으로 초콜렛 과자 몇조각을 건네주고, 저를 이끌고 마을에서 좀 높은 곳으로 올라갑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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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에 보이는 교회에 식당이 있을거야...

비맞고 40분 정도 걸어서 교회에 갔는데, 여기도 문을 안 열었더군요... 구글 지도에 저~멀리~ 마트 비슷한게 하나 보였는데, 너무 멀어서 애써 외면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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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식량이 이거밖에 없는데 고기가 먹고 싶어서...

그 멀고 먼 마트를 향해 모험을 떠났습니다. 전리품을 들고 돌아왔을 때는, 잘츠부르크에서 출발해서 산넘고 물건너 숙소에 도착해서, 식당 못찾고 헤매다가 마트 겨우 다녀온것밖에 안했는데 벌써 오후 7시고, 산동네라 그런지 해가 지더라구요. 참고로 마트는 6시에 칼같이 문을 닫습니다.


완전 나이브하게 "뭐 없으면 편의점 가서 사먹으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던 걸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는 정말 살기 편리한 환경입니다. 이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죠!

사례 2. Lido de Jesolo, It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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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인근의 해변입니다. 성수기는 여름이고, 저는 2월에 갔었어요.
석양 사진밖에 없는 이유는, 석양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


사례 3. Eger, Hun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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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나중에 알고보니 대도시나 유명 관광지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소도시는 비수기에 영업을 안하고 휴가를 가거나 그냥 놉니다. 이게 보통이라는 건, Chiusa(Klausen) 이라는 겨울 스포츠로 유명한 알프스 끝자락의 작은 관광 마을에 사는 친구에게 듣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그 동네에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들이 여럿 있지만, 비수기 철에는 몇달씩 문을 닫고 여행을 가거나 한다는군요.

체계적인 시스템이 잡혀있는 호텔이 아닌 B&B나 아파트를 숙소로 잡았다거나 하면 꼭 마트 위치를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 동네 사람들도 장은 보니까요.

고자우의 일이 트라우마가 되어서, 그 때 이후로 저는 어딜 가든 말 안통하는 동네 갈때면 꼭! 비상식량을 챙기고 다닙니다. ㅎㅎ


~ 에필로그 1 ~

고자우는 사흘 뒤 비엔나의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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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 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 원래는 이런데인가보다... 하하하...

~ 에필로그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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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소박한 전리품... 오전 8시쯤 호텔 조식 이후 첫끼가 12시간 후 고자우🙃
고기를 먹고 싶었지만 마트 문 닫을때 되어서 고기 코너는 문닫고...
고기스러운 패티가 들어간 떨이 샌드위치와,
스스로에게 주는 사치품인 딸기푸딩
맥주는 생필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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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음~? 흥미로운 포스팅이군요.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Can u plz repost in english.. would love to read it :)

Hello @prachik !
I'll translate in the near future. (: Where are you interested in?
If you are interested in Korea where I from, this would be good as well for you (:

https://steemkr.com/travel/@bleury/yiyu-in-korea-1-1-day-tour-to-incheon-not-only-the-international-airport-to-seoul-but-also-attractive-chaotic-city-mixed-with

Thanks for the link :)
I am interested in korea.. yes definitely.. :)

Congratulations @bleury, this post is the tenth most rewarded post (based on pending payouts) in the last 12 hours written by a Newbie account holder (accounts that hold between 0.01 and 0.1 Mega Vests). The total number of posts by newbie account holders during this period was 1818 and the total pending payments to posts in this category was $875.07. To see the full list of highest paid posts across all accounts categories, click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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