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경주 분황사 돌 우물과 원효대사 탑비받침

in #kr-travel5 years ago (edited)

분황사에서 정말 의미있는 유물은 석정, 즉 돌우물이다. 안내판에 의하면 이 우물의 이름은 호국룡변어정이라고 한다. 나라를 지키는 용이 물고기로 변한 우물이라는 뜻이다. 이야기인즉 원성황 11년, 서기 795년에 당나라사신이 와서 신라를 지키는 호국룡 세마리를 주문을 외워 물고리로 변하게 만들어 이를 대나무통에 들고 가는 것을 붙잡아서 그 물고기를 분황사의 석정에 넣어 살게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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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에 그런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삼국통일이 676년이니 이 이야기는 약 100년이 지난다음의 일이다.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신라의 삼국통일이후에도 당나라와 신라는 편한 관계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물론 당나라는 압도적인 국력으로 계속 신라를 위협했을 것이다. 북쪽은 발해가 있었으므로 신라는 주로 바다를 통해 당나라와 교섭을 했을 것이다. 아마 그런 지리적인 위치로 인해 당나라는 신라를 군사적으로 계속 압박하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비록 전설같은 이야기지만 삼국유사의 이 이야기는 신라와 당나라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당나라는 끝임없이 신라를 손에 넣으려 했을 것이고 신라는 그런 당나라에게 계속 저항했던 것 같다. 그 호국룡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알 수 없다. 아마도 당나라가 억지를 부려서 신라의 무엇을 빼앗아 갔던지도 모른다.

중국과 우리의 관계는 과거 당나라와 신라의 관계와 비슷한지도 모른다. 북한이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어서 우리는 중국과 직접 상대하지않아도 된다. 중국이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조금 여유를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북한은 우리에게 전략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는지도 모른다. 중국과 소련은 북한을 자신들의 완충지역으로 생각했다. 그런 것과 비슷하게 북한은 우리에게 완충지역인지도 모른다.

신라는 당나라 사신을 쫓아가서 물고기를 찾았다. 그리고 그 물고기를 분황사 우물에서 살게했다. 그런데 왜 용으로 다시 복원시키지 못했을까 ? 아마도 당시 당나라의 압도적인 힘에 대한 현실적인 은유인지도 모른다.

원래는 세용이 있었고 당나라 사신은 물고기를 세마리로 만들었다. 그런데 원성왕에서 당나라 사신이 호국룡을 잡아갔다고 구해달라고 했던 것은 동지와 청지에 살고 있던 호국룡의 아내였다. 그럼 다른 용 한마리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 동지나 청지에 살고 있던 이들 호국룡의 자식일까 ?

아마도 당나라 사신에게 귀족이나 왕족의 누가 잡혀가다가 풀려났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물의 옆에는 나무가 있었다. 그 나무가지에 새한마리가 앉아 있었다. 무슨새인지는 잘 알 수 없었다. 우리는 도시에 살아서 새를 보아도 그게 무슨새인지 잘 모른다. 나무를 보아도 무슨나무인지 모르고. 그 알 수 없는 새가 나무가지에 앉아서 나를 희롱하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어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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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바로 옆에는 원효대사의 탑비받침이 있다. 고려조때 원효대사의 탑비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탑비는 어디로 가고 그 받침만 남았다. 간혹 탑신의 흔적들이 발견된다고 하는 것을 보니 파괴된 모양이다. 그 탑비 받침은 추사 김정희가 확인을 해서 원효대사의 탑비받침이라는 것을 음각으로 남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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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유물이다. 경주에 가면 어디서든지 이런 전설과 대면을 할 수 있다. 그것이 경주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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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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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이야기 재밌네요.
경주는 정말 알고 가면 멋진 곳 같습니다.

새가 너무 도도하게 생겼네요~
금석학에도 뛰어나신 추사 김정희가 발견하지 않았으면 지나쳤을뻔한 유물을대단한 분입니다.

경주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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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용이 지켜주면 좋겠네요.

새가 내가 주인이요
하는 자세네요^^

탑비는 어디로 사라지고 받침만 남아있을까요...
오늘도 디클릭!

불과 달 전, 신라를 거닐다 돌아왔답니다.
발걸음이 닫는 곳마다 천 년의 이야기가 말을 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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