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강진 운주사 와불을 보다

in #kr-travel5 years ago (edited)

날이 저물기 전에 와불을 보러 능선위로 올랐다. 산위에서 보는 운주사의 전경은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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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불은 대웅전에서 오른 편에 있는 능선 위해 있었다. 왼쪽의 능선에는 탑들이 여기저기 서 있었다.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에도 마치 키다리 아저씨 같은 모습을 한 탑들이 여기저기 서 있었다. 한 10분 남짓 걸었을까 ? 마침내 능선위에 와불이 보였다. 가만히 가서 보니 원래부터 와불을 만드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설명해 놓은 것을 보면 그냥 불상을 만들어 세우려고 했으나 그냥 두었다고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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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세우려고 했으면 미리 땅을 파서 숨겨진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 미리 확인했을 것이다. 그리고는 돌을 떼어서 조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 와불은 그런 작업없이 그냥 새기기만 했다. 작업이 끝나고 세울 생각은 아예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와불 주변을 다시 정으로 쪼아서 깨끗하게 정리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이 작업은 이것으로 완성된 것이다. 그런데 하나 의문이 가는 것은 얼굴과 몸 그리고 옷의 선을 분명하게 처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돌의 재질 때문인지 아니면 일부러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형식을 보면 이 불상을 와불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마애석불이다. 통상 와불은 누워서 앞을 보지 하늘을 보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 그 마애석불의 형식이 기존의 고려 마애석불과 많은 차이가 있다. 같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속리산 법주사의 마애석불과는 얼굴의 형태와 몸의 선이 다르다. 운주사 와불의 얼굴생김새는 매우 토속적이다. 와불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운주사의 거의 모든 석불 얼굴 모습이 토속적인 느낌을 지니고 있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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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이렇게 산 정상에 불상을 만들어 놓았을까 ? 아마도 하늘을 나는 새들도 부처님을 경배하라는 뜻 아니었을까 ? 그게 아니면 부처님께서는 하늘을 나는 새들에게도 자비를 베푸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 새가 아니었다면 삼라만상 전 우주를 구원하신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내려오는 길에 돌을 몇개 둥글게 조각해서 둔 것을 보았다.
아마도 북두칠성을 의미한 것 같다. 우리나라의 칠성신앙을 도교의 칠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우리의 민간신앙인 칠성신앙은 도교의 칠성과 차이가 많다. 여러곳을 다니면서 보았지만 청동기시대의 지석묘에도 북두칠성을 그려놓은 것이 많다. 도교의 칠성이 우리에게 들어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칠성신앙을 도교가 받아 들였는지도 모르겠다.

산을 내려오니 벌써 어둠이 내려오기 시작한다. 산골의 밤은 빨리 온다. 차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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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암반에다 조각한거죠. 대단한기술이네요.

이런 조각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해둔 기록물은 전혀 없나요?

저 거대한 바위를... 정말 종교의 힘이 아니면 힘들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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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천가는 이정표인듯^^

저런 산 속 아름다운 풍경에 동화되어 정상에 오를 정도면 다들 부처가 된다는 의미에서 산 정상 부처님상을
조각해 놓은게 아닐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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