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자신을 장식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in #kr-writing6 years ago

홍대 앞 버스킹 2.

약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누군가 그 거리에서 혼자서 앰프를 사용한 버스킹을 한다. 기타를 치며 콜드플레이 곡을 ‘감미롭게’ 노래한다. 제이슨 므라즈가 아닌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저번 포스팅처럼 ‘와, 정말 못한다.’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잘한다고 감탄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역시 문제는 ‘감미롭게’였다. 잘하고 싶은 ‘강박’과 ‘욕심’ 같은 것보다 더 싫은 감정이 느껴진다.

‘나는 음악을 사랑해’라고 외치고 있지만, 실은 ‘음악을 사랑하는 자신의 멋진 모습’을 외부에 자랑하는 ‘심정’이 노래에 고스란히 표현되고 있다.

그들에게 음악이란 그저 자신을 장식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당연하게도 그런 이들의 노래에서는 음악을 사랑한다는 감정은 느껴지지(표현되지) 않는다.

그들의 음악은 자신의 멋짐을 과시하려는 소음공해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경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이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예전에 홍대 앞 사거리에 지하도가 있었다. 그곳에는 가끔 남루한 차림으로 땅을 바라보며 앰프없이 ‘자신의 곡’을 현악기로 연주하던 ‘악사’들이 있었다. 그렇다. 그들은 ‘자신만의 음악’을 연주했다. 그 지하도를 지나면서 즐거웠다. 그들은 ‘뮤지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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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뮤지션들은 어디에 계실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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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에 오지는 않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음악활동을 하고 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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