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아쉬웠던 독전 후기

in #kr-youth6 years ago

마약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다. 그냥 많은 것도 아니고 어마어마하게 많다. 게다가 이 영화는 원작도 있다. [독전]이 보여주어야 할 건 그들과의 교집합이 아니라 독전’만’이 가질 수 있는 거였다. 스타일리시하게 만들고 싶어 쏟아부은 자본은 그냥 돈이었고, 있어보이게 하고 싶어 갈아넣은 배우들의 연기는 그냥 늘 보던 거였다. 신비감 조성을 위해 던진 밑밥은 너무 얕은 수였고, 그마저도 초반에 훤히 읽히는 수준으로 보여지고 말았다. 다음 장면이 연상되는 게 아니라 결말이 선명하게 예측가능하다면 그건 작감 탓이다.

작감 이야기를 하는 김에 더 쓰자면, 각각의 캐릭터를 전부 식상하게 만들어놨다. 먼저 이 영화에서 정말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역할은 연옥 역의 김성령. 영화 내내 존재감도 없고 아우라도 없으며 하다못해 산술적인 비중조차도 적은데, 크레딧 세 번째에 이름을 올린 이유 역시 궁금하다. 그리고 김주혁이 맡은 진하림 역도 그렇다. 똘기 넘치는 마약보스를 보여주고 싶었나본데, 어째서 쌩양아치처럼 그려놨는지 알 수가 없다. 첫 등장의 포스는 두 번째부터 와르르 무너졌다. 차승원이 맡은 브라이언도 마찬가지다. 기독교도 재벌2세도 까고 싶었나본데 의도는 전혀 보여지지 않았다. 아무리 킬링타임용 영화라도 좀 매끄럽고 먹힐만하게 쓰고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왜 이렇게까지 못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농아남매로 나온 김동영, 이주영 배우가 가장 연기를 잘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메인크레딧에 나온 배우들 중에선 우선 김주혁. 이제껏 해온 연기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라 비주얼에 놀라고 연기톤에 또 놀랐다. 더 좋은 대본이 갔으면 더 멋진 연기를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그리고는 류준열이 의외로 괜찮았다. 락은 단조롭지는 않지만 어려운 역할은 아니라서 그랬는지, 겉돌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더킹에서 너무 별로였어서 락이 상대적으로 좋아보였던 것일수도 있다)

조진웅의 팬이라면 [시그널] 정주행을, 박해준의 팬이라면 [미생]을, 김성령의 팬이라면 [미세스캅]을, 이해영 감독의 팬이라면 [천하장사 마돈나]를 추천한다. 류준열의 팬이라면 독전도 나쁘지 않다. 썸을 시작했거나 서로 꿀떨어지는 사이거나 애프터 삼프터하는 사이라면, 부모님과 함께 볼 거라면, 15세 이상의 자녀가 있어도 같이 봐야 할 상황이라면 스킵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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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장 공감마구요 ㅋㅋ저도 주변에서 iptv 나오면 봐야지라고햇는데, 애기잇는 집이라 보지말라고 햇어요 ㅋㅋ

이주영배우님 ♥ 저도 공감합니다 ^^
리뷰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영화는 완벽한 킬링타임이었는데 배우들 개개인의 연기력이 좋더라구요. 김주혁의 변신이 정말 놀라웠는데 아쉬워라. 잘해서 더 아쉽게 만드는 영화네요. 저도 농아남매의 연기력에 깜짝 놀랐어요. 개인적으론 진서연님도 연기도 좋았어요. 나올 때 어이구야 싶을 정도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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