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스팀잇인가? - 스팀의 우상향을 지지하는 다섯 개의 칼날

in #kr6 years ago (edited)

독일의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바로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켜라.”라는 격언입니다. 제 블로그 이웃 분 중 한 분은, 처음 스팀잇에 글을 포스팅할 때 “스팀”이라는 말을 제목에 적은 것만으로도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었다는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저보다 훨씬 글을 잘 쓰시는 분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사실 저도 오래전부터 한 번 스팀잇에 다루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간 논평을 아껴왔던 것은 아직까지 아직 제가 스팀잇을 논할 역량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스팀잇에 대한 비관론에도 귀를 기울여보고자 노력해왔습니다. 누군가는 스팀잇을 다단계로 비유하기도 하시더군요. 일부 세력들의 펌핑으로 사람들을 끌어왔지만 결국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이 그 논지입니다.

하지만 많은 시간 숙고한 끝에, 저는 스팀잇이 이 모든 부정적인 견해에도 불구하고, 지난 십 년간 아마존이나 넷플릭스가 보여준 것 이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결론을 내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매력적인 성장성을 갖추었으면서도, 이와 동시에 저렴한 주가수익율(per)과 주당순자산(pbr)을 유지하고, 거기에 높은 총자산수익률(roe)을 갖춘 주식은 없습니다. 보통 그런 주식은 이미 다 가격에 성장잠재력이 반영되어 있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성장주냐, 가치주냐의 논쟁이 있는 것이겠지요. 성장주는 결국 어느 정도의 리스크는 질 수 밖에 없습니다.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동등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는가. 암호화폐 자체에 내재적 가치가 있는가 대한 많은 논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자화폐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일부 코인은 살아남아 끝없이 우상향할 것으로 판단하는 제게, 투자대상으로서 코인이 가진 리스크는 모든 초기 단계 성장주들이 거쳐온 것과 결국 동일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종전 제가 추천했던 코인은 리플입니다. 그 논거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가능한 친금융성을 들었습니다. 부수적이긴 합니다만, 리버태리안적인 다른 전자화폐를 견제하는 과도기적 수단으로서 부각될 거라고 예측하기도 했었죠. 지금도 이에 대한 판단은 유효합니다. 하지만 리플이 작년과 같이 350배를 상승할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리플은 이미 성공한 성장주로서, 그 모멘텀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리플의 가격 상승을 지지한 논거가 하나였다면 지금부터 제가 1~2주에 걸쳐 기술할, 스팀달러가 오를 수 밖에 없는 논거는 다섯 가지 정도입니다.

물론 단점도 많습니다. 누군가는 불편한 인터페이스와 접근성을 들기도 합니다. 글쎄요. 지금은 너무도 익숙해져 있어 잘 모르지만, 당시 야후나 라이코스 등 메인화면이 화려한 검색엔진에 비해 구글의 초기화면이 지독하게 휑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야후나 라이코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동안 구글은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본질'입니다. 본질을 정확히 짚고 있으면, 인터페이스와 같은 수단이 좀 부족한 것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초한지를 읽으신 분들은 어린 시절 항우의 유명한 일화를 기억하실지도 모릅니다. 처음 항우가 글 공부를 지겨워하자, 그의 숙부였던 항량은 무술을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항우는 그마저도 몇일 뒤 지겹다고 그만두었지요. 항량이 항우를 꾸짖자 항우는 다음처럼 유명한 대답을 합니다.
"숙부님. 글은 자기 이름 석자만 쓸 줄 알면 족하고. 검술이란 제 한 몸 지킬 수 있으면 되는 법입니다. 저는 만인을 상대하는 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참 명쾌한 답입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을 상대하는 방법이 천하를 얻는 본질이죠. 정작 호쾌하게 저 말을 던졌던 항우는, 싸움도 잘 했고, 음주가무에도 능해 부하들과의 술자리에서 화끈하게 분위기도 띄울 줄 알았으며, 왕족 출신이었던 탓에 글도 잘 쓰고 게다가 미남이었지만, 사람 다루는 법 하나만 제대로 아는 시골 조폭 출신인 유방에게 패하고 맙니다.

처음 넷플릭스가 2002년 등장했을 때 이 조그만 기업의 성공을 점친 사람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저랑 비슷한 나이대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아직 DVD 대여점이 흥하던 시기입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800px-Blockbuster_Video_Wagga_Wagga.jpg

위의 사진은 미국의 DVD 시장을 독식하던 블록버스터입니다. 누구도 넷플릭스가 이 회사를 상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미국 최대 리테일 업체 월마트가 DVD 배달 서비스를 개시하기도 했죠. 구글을 검색해보니 넷플릭스의 주가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사가 아직도 현역으로 남아있네요.

퇴출위기 넷플릭스

한 번 읽어보세요, 참 재밌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성공했습니다. 반면 블록버스터는 파산했죠. 이 차이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그것은 넷플릭스가 인간의 습성을 더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파악하는 것, 그것이 바로 본질입니다. 제때 제때 반납을 안 하면 연체료를 물리던 시스템이 아니라, 한 달 단위로 대여를 하게 만들어, '게으른 인간'들로 하여금 넷플릭스를 더 선호하게 만든 전략이 주효했습니다. 지금도 단돈 만원으로 많은 콘텐츠를 자유롭게 보게 만들고 자연스럽게 정액제를 갱신하게 하는 넷플릭스의 시스템은, 건 당 불편하게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다른 사이트에 비해 훨씬 더 교활하고 또 편리합니다

스팀잇은, 바로 넷플릭스가 그랬던 것처럼 인간의 본성을 더 명확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점에서, 솔직히 저는 스팀잇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들조차도, 얼핏 모두가 공평하게 산다는 공산주의에 비해 덜 이상적으로 들리지만 결국 세상을 지배한 자본주의처럼, 결국은 다른 플랫폼들을 압도할 이유가 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앞으로 1~2주 간 이에 대해 쓸 생각인데 아마 아래 다섯 가지 정도 목차가 나오게 될 것 같습니다.

  1. 스팀잇은 다단계인가? - 원래 사회는 다단계 게임이며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 여부다
  2. AI 시대에 인간은 무엇으로 자기 가치를 증명하는가? - 기본소득제의 선제적 구현으로서 스팀잇
  3. 플랫폼 비즈니스의 시대를 넘어서 - 스팀의 가치는 유통 마진을 파괴하며 상승한다
  4. 사람들의 관심을 사는 데에 필요한 돈은 얼마인가? - 스팀잇은 가장 저렴하게 외로움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5. 왜 수많은 음유시인들은 사라지고, 우리는 소수의 팝스타에 열광하게 되었나 - 노마드 시대의 회귀로서 스팀잇
  6. 스팀의 가치는 얼마가 되어야 하는가?

많은 비판과 고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ort:  
@admljy19님 안녕하세요. 겨울이 입니다. @joeuhw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매번 감사드립니다 ㅎㅎ 좋은 하루 되세요!! ^^

2번의 AI에 관심이 갑니다. 왜 그런지..

ㅎㅎ 포스팅하겠습니다, 재미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아직은 진행중이죠. 쉽사리 예측했다간 블록버스터나 넷플릭스처럼 어떻게 될지 모르므로 전 판단을 유보하겠습니다. ㅎㅎㅎ 연재하실 시리즈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건 그렇죠 ㅎㅎㅎ 미래는 모르지만 아무래도 스팀잇 유저로서 스팀잇의 장점을 더 크게 보게 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저는 2번이 제일 기대됩니다.^^
넷플릭스의 예는 공감이 갑니다~
예를 드신 부분들은 장점이지만, 단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인 이유는 그 장점이 단점을 커버하기 때문이겠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ㅎ 스팀잇은 단점을 충분히 상쇄할 장점들이 명확하다고 봅니다

이햐... 작가님... 이제는 시리즈로~ 정말 기대가 됩니다. 가즈앗!!! ^^

상당히 오래전부터 써보고 싶던 주제인데 지금에야 쓰네요 ㅋㅋ 매번 감사합니다 가즈앗~~!!

다음 편이 기대가 됩니다~~ 가즈앗!!!

잘 읽었습니다~저도 언젠간 스팀이 페북을 넘을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ㅎㅎ 아이디가 멋있으시네요

식견이 부럽습니다ㅠㅠ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글 재밌게 잘 읽었어요. 앞으로 올리실 글도 제목만 봐도 기대가 됩니다!

ㅎㅎ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풍류판관님의 블록버스터 시리즈 기대해봅니다.

ㅎㅎㅎ 매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수를 보냅니다.잘보고 갑니다.

매번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ㅎㅎ

Coin Marketplace

STEEM 0.28
TRX 0.12
JST 0.033
BTC 66858.35
ETH 3088.97
USDT 1.00
SBD 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