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읽어주는 변호사 제11차] 질문자님의 삶은 본인의 것이 아닙니다

in #kr6 years ago (edited)

질문자님은 총 3개의 질문을 하셨으며 첫번째 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현재 아프리카의 모 국가에 18년째 거주하는 교민입니다. 한국 대기업의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이곳에서 무역일을 하는 것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무식이 용감하다고 그 당시엔 모든게 돈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회사 관두고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친오빠까지 꼬셔서 도전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탄탄대로였습니다. 하지만 한창 사업이 잘 추진될 무렵 불의의 교통 사고로 오빠를 잃었습니다. 당시 화장시설이 열악해 제 손으로 오빠의 유골을 직접 빻아서 대서양에 뿌렸네요.

멘탈이 나가서 사업이고 뭐고 바닥을 쳤지만 도저히 그냥 돌아갈 수 없어 제 모든 것을 쏟아부어 다시 일어섰고요.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자부합니다. 이제는 저 없어도 비즈니스가 잘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고요.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가는 것이 맞을지 고민이 됩니다. 몇번을 떠나려고 계획했지만 계속 변수가 생기다보니 여지껏 미련이 남는 곳입니다. 특히 내년이면 영구비자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되어서 더더욱 정리하기가 쉽지않습니다. 이에 대한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질문에 대한 답 - 질문자님의 삶은 본인의 것이 아닙니다



총 여섯 장을 뽑았으며 최종 결과물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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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이끄는 것이 자신의 의지인지 아니면 운명인지는 철학과 과학 모두의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어떤 과학자는 엔트로피의 흐름을 관찰하며 모든 개체의 움직임이란 실은 물리 법칙의 계산 범주 내에 있고 따라서 뇌의 역할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인간이 자기의 의지대로 행동한다고 착각을 하게 만다는 것이라는 말까지 던진 바가 있습니다.

자신을 삶의 주관자로 이해하는 것인 일견 인간의 존엄을 존중하는 것처럼 보이며, 또한 좀 더 단순하게 세계를 이해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는 모든 것이 운명이라며 제자리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에 반해,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어쩌면 진실은 이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당연히 저 역시도 명확히 답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저는, "인간은 결국 죽는다. 그러나 반항하며 죽어야 한다."는 알베르 카뮈의 격언에 심정적으로 동감하며,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오며 질문자님이 느끼신 모든 감정을 긍정하며 이에 감응하는 것과 달리, 인생은 숙명대로 귀결된다는 그 결론은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그것은 사소한 모든 것 하나를 결정함에 있어서도, 객관적인 유불리보다 본인 의지의 반영 여부(말하자면 고집일 것입니다)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음에도 그러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아마 답은 없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죽을 때까지 자기 삶을 스스로의 의지대로 컨트롤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제 타로 리딩의 결과에 의할 시, 질문자님은 지금껏 제가 읽어온 그 누구보다도 운명편향적인 사람에 해당하십니다.



첫번째 카드의 해석


첫번째 카드는 과거입니다. 그 누구도 과거와 무관하게 미래를 해석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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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드가 상징하는 두 가지 의미가 질문자님의 과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카드 가운데에 있는 황소는 전통적으로 부유함과 물질을 의미합니다.

한편 이 황소의 뼈가 달린 웬드는 조로아스터교 신부들이 들고 다니던 종교적 상징물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이 웬드를 흔들면 악마들이 꼼짝도 할 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이 양자의 의미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질문자님이 그 국가로 가신 그 동기는, 질문자님이 제가 말씀해주셨듯 물질적 욕망입니다. 그러나 실상 이 웬드의 황소는 살아있지도 않습니다. 처음 생각하신 미래는 펼쳐지지 않았고, 이 황소로 가는 길인 웬드들이 거칠에 얽혀 있는 것에서 보듯이 한 번 들어선 길을 다시 역으로 조합하여 돌아갈 길도 차단되어 버렸습니다.

전술한 첫번째 의미에만 집중한다면, 욕망으로 인해 유혹 받아 잘못된 길을 들어선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만 말씀드렸듯 이 카드의 의미는 두 가지입니다. 악마를 제압하는 종교적 제사장으로서의 삶, 그것이 애시당초 물욕으로 시작된 질문자님 삶의 현재 모습입니다. 즉 당시 질문자님이 추구했던 돈의 가치는, 질문자님을 선지자로 간택하기 위한 미끼였다고 봄이 타당한 해석입니다.

다시 돌이켜보아도, 그 금전적 유혹과 모험에 대한 호기심에서 벗어나 평범한 삶을 걸었을 가능성은 없을 것입니다. 그때 질문자님의 느낀 욕망의 정도와 결과 모두, 필연으로 평가할 만큼 치명적이었습니다.

굳이 비유를 들자면 시골에서 조용히 아이들을 가리키며 평온한 삶을 살고 있던 신부가, 신대륙의 선교나 교육 사업과 관련된 주교 자리를 제시하며 배를 탈 것을 권유 받은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실상 그 신부가 담당했어야 할 역할은 원주민 토벌에 합류해 군인들과 함께 싸워야 했던 군종신부나, 이단을 숙청하는 종교재판관에 더 가까웠습니다.

운명이 질문자님을 속이고, 욕망이 마음을 강팍하게 만들어 누군가에게는 가장 힘들었을 결단을 감수하게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카드에 자리한 복잡한 가지들이 표현하듯, 오빠의 죽음이나 현지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일들이 돌아갈 길은 차단해온 것입니다.



두번째 카드의 해석



두번째 카드는 현재 질문자님이 놓인 상황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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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드 퀸(Queen of Wand)는 확고함을 의미합니다.

여왕이 들고 있는 개암나무 막대기는 전통적으로 점술에 활용되었으며, 점괘를 얻기 위해 이른 아침 태양이 떠오르는 시점에 작은 가지 사이로 태양 광선을 비추었다고 합니다. 여왕은 점괘를 통해 자신의 운명에 대한 확신을 얻었으며 자신만만한 태도로 두 팔을 벌리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태양이 노랗게 뜨는 나라, 이곳에서 질문자님은 운명을 극복하고 이를 손에 넣은 자이며, 여왕처럼 강렬한 에너지로 주변 사람들을 압도하고 계시며 성녀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고 계십니다. 현재에 대한 질문에 한정하며, 이곳이야말로 질문자님과 가장 어울리는 곳입니다.



세번째 카드의 해석


세번째 카드는 미래를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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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드의 의미는 계시입니다.

이 카드에 드러난 무지개는 신의 약속을 의미하며, 왼쪽 천사가 들고 있는 책은 산 자와 죽은 자를 가르는 생명책으로서 다른 천사가 들고 있는 낫과 함께 인간에 대한 심판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생명책에 녹명된 자는 이에 합당한 보상을 받으며 그렇지 않은 자들은 벌을 받게 됩니다.

재밌게도 이 같은 심판을 설명하려는 신학의 시도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정하는 예정설 쪽에 더 기울어져 있습니다.

저는 내세를 믿지 않기에 개인적인 평가로 저는 이 카드를, 본인의 삶을 잘 연기했는가에 대한 유희적 평가 정도로 밖에 인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질문자님이 종교를 가지고 있거나 또는 사후세계를 믿는다면 이 카드는 자신의 운명을 충실히 밟아오신 대한 영적 보상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선행이 현세에서 보답받는다고 믿는 입장이라면 이에 대한 대가를 곧 수령하실 겁니다. 어느 쪽이든 질문자님이 심판의 대상이 아니며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해석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질문자님의 여정은 질문자님이 믿으시는 방식대로 보상 받게 되실 겁니다.



네번째 카드의 해석



네번째 카드는 로고스, 즉 이성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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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드의 물고기는, 예수의 머릿글자를 뒤집은 히브리어가 물고기를 닮은 것에서 착안한 것으로, 흰 비둘기와 함께 기독교 신앙의 메시아를 지칭합니다. 가운데 컵에 담긴 피는 그 메시아의 희생을 뜻합니다.

질문자님은 지금 어느 때보다 현명하시지만 이것은 혼자 이룬 것이 아니며, 다른 사람의 희생이라는 피로 써낸 것입니다. 오빠 뿐만이 아니라, 지금껏 만나온 수 많은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그것은 질문자님의 자아의 일부가 되었으며 어떤 판단을 함에 있어 짧은 시간 안에 좀 더 신중하고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원천적 힘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질문자님은 필연적으로 하신 질문에 있어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본인 자체가 본인에게 가장 만족할만한 결정을 내리려고 의도해도, 다른 사람들의 의사를 복합적으로 그 사고 체계가 이미 내재화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이미 결정된 것을 묻습니다. 질문자님에게, 결정되었느냐고 반문했을 때 명백하게 이를 부정하신 것을 다시 한 번 복기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섯번째 카드의 해석



다섯번째 카드는 파토스, 즉 감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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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드는 그리스 신화의 영웅 테세우스의 일화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테세우스는 괴물 미노타우루스를 무찌르러 가기 전 아버지에게 괴물을 무찌르고 돌아온다면 흰 돛, 자신이 죽는다면 검은 돛을 달고 올 것을 말했으나, 미노타우루스을 처치했음에도 불구하고 흰 돛이 손상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검은 돛을 달고 귀국했고 이를 본 아버지는 자살하고 맙니다.

처음 나이지리아에 갔던 것부터, 지금까지 남아 계신 것 그리고 돌아오려는 욕구와 그것을 막는 장벽들까지 모두 주어진 현상이나 질문자님의 의지 안에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것을 명확히 하려고 노력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얼핏 보면 이 모호함은 불완전한 것으로 이해하기 어려우나, 실은 이 카드의 숫자 6은 완전수이며 이 카드에 자리한 칼은 사람을 해부할 때 쓰던 칼로서, 오히려 이 모호함이야 말로 가장 완전하게 냉엄한 것입니다.

따라서 그 복잡한 심경을 명확하게 하려는 시도는 현 시점에서는 하지 않는 것이 더 낫습니다.



여섯번째 카드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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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마지막 카드입니다. 타로 리더인 제가 질문자님의 고민 사항에 대해 훌륭한 답변을 드릴 개인적 역량이 있는가는 불분명합니다. 따라서 이 조언은 타로 리더인 제 조언이 아니라 타로 카드 그 자체의 조언으로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이 카드는 마법사입니다. 마법사에게는 모든 원소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역량과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따르는 것입니다.

이 카드는 다시 한 번 운명에 순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술한 바와 같이 보상 받으실 것이며, 마법 같은 삶의 변화에서 더 풍성한 감정들을 느끼고 더 많은 힘을 발휘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이 좋을지, 그 국가에 계속 거주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답은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그 국가를 택하게 된 그 유혹은 본인이 결정한 감정이 아닙니다.

오빠의 죽음을 결정하실 수 없었으며,

17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귀국을 하고자 할 때마다 일이 생겼던 것 역시 본인의 의지 범위 내에 있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운명을 보다 확고히 결정할 일이 생길 것이며, 그것을 따르게 될 것이기에 따라서 현 시점에서의 고민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후회하지 않으신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며 내년에 있을 일에 대해서도 후회하지 않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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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전문 분야는 타로 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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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카드... 흥미롭게 잘 읽고 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리스팀도 고맙습니다 ^^

Waow great post

thank you
are u from pakistan?

나중애 타로카드 가져와서 해줘 ㅋㅋㅋ 재밋겟다

알았다 ㅋㅋㅋㅋ

홀리듯이 읽었네요 타로점이 이렇게 복잡한 해석이 가능한지 처음알았네요

그게 타로점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타로점괘 보니 제 점괘 생각나서 오랜만에 다시 정독했어요. 그때 설레발치며 놓쳤던 부분들 다시 읽으며 나란여자 대단해 하고 자뻑에 취해 갑니다.

타로점 더 흥하길! 증인도 타로보는 그날까지! 가즈아!

데헷 ㅋㅋㅋㅋ 우리 찡여사님 대단하신 분이심

타로점 응원 감사드림 ㅋㅋㅋㅋ 가즈앗~!!

재밌네요
군대가기전에 폰으로 본적있는데
은근 맞는게 있어서 신기했었어요
기회가 생기면 한번 봐야겠내요 ㅎㅎ

ㅎㅎ 관심있으시면 [email protected]으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좀 순서가 밀려있고 유상(가격은 자유, 1스달로 봐드리는 분도 있습니다)이긴 하지만요 ^^;

마음의 준비가 됐을때 연락 드리겠습니다
올해안으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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