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천번의 연습 ‘단’ 만번의 연습 ‘련’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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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 또는 집착


컨디션은 늘 나쁘다. 어제(2018년 7월 14일)는 더 나빴다. 아내, 아들들과 동네 야외 수영장에 갔다. 큰놈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놀았다. 더 놀다간 더위 먹을 것 같아서 가자고 했다. 큰놈은 더 놀고 싶다고 울고불고했다. 물총 사주겠다고 꼬드겨서 겨우 데리고 나왔다.

온몸이 노곤하고 머리가 띵했다. 더위를 먹은 건 큰놈이 아니라 나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훈련병처럼 검붉게 탔다. 피부가 익어 따끔거렸다. 웃통을 벗었더니 살구색 티셔츠를 입은 것처럼 목과 팔의 경계가 선명했다. 수딩 로션을 듬뿍 발랐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장을 보고 집에 오니 오후 9시였다. 노느라 지친 놈들은 곯아떨어졌다. 아내도 피곤한지 곧 잠들었다. 나도 거실에서 술이나 조금 홀짝이다가 자고 싶었다. 마침 마트에서 새로 산 술맛도 궁금했다. 막걸리도 한 통 마시고 싶었다. 그럴 수 없었다. 훈련해야 했다.

하기 싫지만, 해야만 했다. 안 그러면 월요일 가벼운 훈련, 수요일 데드리프트 기록 측정, 금요일 스쾃 기록 측정으로 이어지는 스케줄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기록 측정을 미룰 수도 없었다. 다다음 주에 휴가를 떠나기 때문이다. 나는 다음 주에 기록을 재고, 1주일 푹 쉬고, 3주 뒤 월요일부터 새 프로그램에 돌입할 생각이다.

짐에 갈 수는 없었다. 내가 다니는 짐은 토요일에는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 홈짐에서 스쾃했다. 집에서 스쾃를 한 것은 참 오랜만이었다. 집에 있는 랙 권장중량은 150kg다. 180kg를 올리자 랙이 휘청했다. 봉은 탄력봉이 아닌 막봉이다. 충격이 고스란히 관절에 전해진다. 원판은 고무로 둘러싸지 않은 쇳덩이 원판이다. 아 이 열악한 장비로 그래도 꾸역꾸역해서 ATG 스쾃 180kg를 찍었구나. 새삼, 장하다 나새끼.

이틀 연속 고중량 스쾃를 하려니 죽을맛이었다. 이래저래 지친 내전근이 회복이 안 됐다. 180kg 마지막 세트 스쾃를 하다가 바닥 자세에서 주저앉아 버렸다. 팽팽했던 고무줄이 끊어지듯 팽 왼쪽 내전근에 힘이 빠졌다. “씨X알!”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욕을 했다. 바벨이 안전바에 걸렸다.

다시 180kg를 세팅했다. 잔뜩 복압을 채우고 집중해서 앉았다가 일어났다. 하나... 둘... 셋.... 네.... 끄아악. 넷. 민망한 신음을 내면서 마지막 세트 마지막 반복을 했다. 내가 느끼기에 마지막 세트 대부분의 동작은 대회 규정의 깊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컨디션이 안 좋았다는 건 변명이 안 됐다. 아직 너무 부족하다.


일지


스쾃 자세를 완성했다고 했었다. 오만한 소리였다. 동영상으로 촬영해보니 깊이가 얕다. 더 깊이 앉아야 한다. 보폭도 조금 정리할 필요가 있다. 너무 넓지도 너무 좁지도 않은, 최고 중량을 들 수 있는 보폭을 찾아야 한다. 리프팅화를 샀다. 무릎에 부담이 덜 간다.

  • 2018년 7월 9일 스몰로브 인텐스 4-1
    스쾃 132kg 5회
    스쾃 152kg 5회
    스쾃 170kg 5회 5세트

  • 2018년 7월 11일 마그누손/오트마이어 11
    데드리프트 170kg 4회 4세트
    데드리프트 193kg 2회
    데드리프트 213kg 2회
    데드리프트 170kg 8회

  • 2018년 7월 13일 스몰로브 4-2
    스쾃 132kg 3회
    스쾃 152kg 3회
    스쾃 180kg 3회 4세트

  • 2018년 7월 14일 스몰로브 4-3
    스쾃 142kg 3회
    스쾃 170kg 4회
    스쾃 183kg 4회 3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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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님의 포스팅을 처음 본 뉴비라면 아마 운동선수라고 생각할 정도의 집념과 신념이 보이는 글입니다. 저도 아플라하면 더 운동을 가는 쪽이라 이해가 가면서도, 마음이 아픕니다 ㅜ

아아 저의 본업은 무엇입니까... 저는 왜 이렇게 쇠질에 집착하는 것입니까... ㅋㅋ

마지막사진. 압권인데요 ㄷ ㄷ
지금 부터 제가 열심히 해도 180킬로크램 까지는 무리수겠죠 ㅎㅎ

엇 아닙니다 차근차근 꾸준히 하시면 충분히 가능한 무게입니다. 180kg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성인 남성이 훈련하면 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스트롱맨 대회 나가실 듯 ㅎㅎㅎ

어휴 그럴리가요 ㅋㅋㅋ

그래도 칼님 운동은 파워리프터나 스트롱맨 트레이닝에 더 가까운 걸요 ㅎㅎ

그렇죠. 저는 파워리프팅을 합니다 ㅋㅋ IPF 룰에 맞춰 훈련하고 있어요. 데드할 때 스트랩이 문제인데... 일단 스트랩을 써서 목표 중량에 도달하고 악력은 차차 따라가는 식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그러니까 취미 파워리프터쯤 되겠네요 ㅋ

코리안 스트롱맨 인정. ㅋ

오오 감사합니다. 으쓱으쓱 ㅋㅋ

데드리프트 자세를 보니까, 다년간 훈련을 해오신 분이시군요.

예 미약하나마 꾸준히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무탈하게 오래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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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줄 알았어요. 집에도 갖추고 계시는군요! ㅎㅎㅎㅎㅎㅎ 집에서 그정도 무게가 가능하다니 대단하십니다!!!!!!! 늘 조심, 부상조심! 화이팅!

ㅋㅋ 아주 겸손한 랙을 갖고 있답니다. 그래도 수년간 저와 함꼐한 대견하고 고마운 녀석이지요. 감사합니다. 에빵님도 늘 부상 조심. 화이팅입니다!

헉... 저런 이유로 짐에서 가끔 남성분들이 욕을 하시는거군요... ㅋㅋㅋㅋㅋㅋ
어째 다리가 점 점 더 두꺼워지시는 것 같아요 -ㅁ- 대박.....

본의는 아녔는데 그만... 자중하겠습니다. 애들은 자느라 못 들었을 거예요.
다리통도 본의 아니게..(말잇못)

위험한 상황이었던건 아니셨나요?
전문용어라 다는 모르겠지만"휘청했다" "관절에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등... 걱정이 되서요..
흠..
휴가 축하드립니다..ㅋㅋㅋㅋㅋ(급마무리..?)

제일로 훈훈한 마무리인걸요. 이미 마음은 한국이 아닙니다 ㅋㅋ

안전 문제는... 앞으로는 집에 있는 랙에서는 못 하겠어요. 후덜덜해서요

자기 자신에게 상당히 엄격하시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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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관대하다~

아 재미없는 드립... 죄송해요.

오늘도 열심히 단련하시는군요.
술의 유혹에도 안 넘어가고.
기록 측정의 유혹이 더 큰 듯. :)

예 이번주는 정말로 중요한 주랍니다. 그런데 지금 더위를 먹었는지 냉방병에 걸렸는지 헤롱대고 있어요. 게다가 수욜에는 술약속... 조금만 마셔야겠어요.

대단하십니다. 180kg 무게에 그냥 놀랍니다. 허벅지가 제 허리정도 되는 것 같네요.

어휴 아닙니다. 감히 트라이애슬론 하시는 분께 견주겠습니까. 그저 고개를 조아릴 뿐입니다.

천만의 말씀... 제가 못하는 운동을 하시니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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