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가입인사 - 스팀잇에 가입한 동기와 흥미로운 지점

in #kr6 years ago

사실 스팀에 가입한지 1주일 조금 넘었는데 다짜고짜 글부터 올리고 가입인사를 올리지 않은 것은 조금 이상하다 싶군요. 새로 가입한 지인 분들과 새로이 인연을 튼 분들이 생긴 시점에 지금이라도 가입인사를 올리고자 합니다.

이에 스팀에 가입하게 된 동기와 흥미를 느낀 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부끄럽게도 현재 저는 스팀잇의 채굴구조나 화폐유통의 방식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연구원에서 암호화폐 관련 과제가 끝난 뒤 처음 접해보는 암호화폐 유형인지라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기술의 변화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체감합니다. 이 부분은 글들을 찬찬히 읽어나가면서 catch-up 하고자 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본론이군요! 스팀에 가입한 동기는 사실 이것 저것 다 떠나 기존의 매체(네이버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히 누적되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블로그 밝은서재(구 붉은서재)야 2006년부터 개설한 이후 제 아이덴티티의 일부로 편입되었습니다만 네이버 블로그가 유의미한 소통의 플랫폼으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예전부터 느끼고 있어 다른 SNS와 연계시켜 유의미한 방문객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트위터야 사실 2010년대 중반 이후로 썩은 물이 된지 오래이지만 과거 제 신상에 대한 허위폭로에 대한 전면투쟁(?)의 용도로 일부러 계정을 남겨두었고 우연히 메갈 사태 때 반메갈 논객으로 인식되면서 현재 4000명 남짓한 팔로워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트위터는 다들 알다시피 이슈에 대한 어뷰징이 너무 심하고 동류의 집단으로 뭉쳐 소통이 단절되는 현상도 존재하는 데다가 특히 개개인에 대한 조리돌림에 너무 취약한 구조라 하겠습니다. 트위터 타임라인을 들여다보면 정신병이 걸릴 것 같으므로 사실 트위터에서는 제 할 말만 하는 일방향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확성기 역할이지요.

페이스북도 익명성의 요소를 조금 줄였다 뿐이지 사실 트위터와 근본적으로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 타임라인도 들여보면 정신병에 걸릴 것 같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상대의 기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타임라인 정화를 하는 방법이 없지는 않지만 그것 역시 정신적인 에너지와 시간이라는 비용의 소모라 하겠습니다.

또한 제가 평소 올리는 컨텐츠도 타임라인의 분위기에 전염되어 버려 저의 페이스를 잃고 만다는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가령 페이스북의 최근 글들을 다시 복기해 보니 대부분 젠더이슈, 여론몰이와 마녀사냥에 대한 항의, 등등이군요. 처음부터 SNS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생기지도 않을 문제들이 대부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 정신이 아닌 곳에서 제 정신을 유지하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제가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사유하고 싶은 주제들로부터 계속 정신이 분산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팀잇에 가입한 기본적인 동기는 우선 제 진짜 관심사를 제 페이스대로 쓰고 싶다는 욕구입니다. 무언가 평소 이슈에 대한 개입과 별개로 차분하게 제 글을 쓰는 공간을 확보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습니다.

한편 스팀잇이라는 일종의 글쓰기 플랫폼 자체가 주는 흥미점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현금화 가능한 평판시스템'입니다. 사실 그 동안 게시판이나 SNS에서 출몰하면서 결국 소통에 대한 의욕 자체를 훼손시켜버리는 트롤러나 관종의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평판시스템이 도입되었지만 네이버 뉴스 댓글창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잘 보여주듯이 이 시스템 자체를 악용하려는 집단의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난점이 있습니다.

반면 스팀잇의 경우 평판시스템을 구성하는 보팅이라는 행위 자체가 현금의 교환가능성과 연계되다 보니 아무래도 보팅뿐만 아니라 글에 있어서도 더 신중하고 예의 바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글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각자 전문성 있는 분야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글의 소재나 분야도 더욱 다양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사람을 예의바르게 하는 것은 집단의 위력(처벌)과 돈(보상)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예전에 하이데거라는 철학자는 대중매체를 통해 이뤄지는 '세인의 잡담(Gerede)'을 본원적인 언어적 소통이 존재하지 않는 무가치한 가까운 것으로 멸시했습니다. 확실히 대중매체나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진지한 소통도 진지한 사유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 도출에 관하여 '존재의 역운'과 같은 알 수 없는 무언가에 기대어 보기 보다는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 경로를 모색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또한 결국 인간의 적절한 행위를 견인하는 것은 적절한 유인설계 아닐까요 스팀잇은 바로 이러한 흥미로운 화두를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시스템을 악용하는 여러 요소들이 리포트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스팀잇상의 '고래'와 '뉴비'의 격차를 지적하는 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완벽한 플랫폼이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슈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므로 찬찬히 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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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포스팅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스팀잇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저도 반갑습니다^^

저도 무작정 글부터 올리고 시작한 유저로써.. 조만간 가입인사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1주일 만에 45라니.. 대단하십니다! ㅎㅎ

공감가는 글 잘 읽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즐거운 설 되십시오~

말씀 중, "제 정신이 아닌 곳에서 제 정신을 유지하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제가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사유하고 싶은 주제들로부터 계속 정신이 분산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느끼는 부분입니다.

자기 관심분야에 정진하는 게 결국 주변에도 이로운 것 같습니다^^

팔로우 하고 가요ㅎ

팔로하고 갑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진짜 관심사를 제 페이스대로 쓰시겠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ㅎㅎ 그리고 반갑습니다!

저도 반갑습니다^^

글에서 예사롭지 않은 내공이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자주 생각을 듣고자 합니다 :)

스팀잇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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