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9경_콰이강의 다리, 저도 연륙교

in #kr6 years ago (edited)

기말고사를 마친 아이들을 데리고 이번에는 마산으로 2박 3일의 일정으로 떠납니다. 일정이 급하게 잡혀서 캠핑장을 구하기가 힘이 들었지만 대기 예약을 여러 곳에 걸어두고 이른 아침바람을 만끽하며 일단 출발하고 봅니다. 다행히도 가는 길에 대기 예약을 걸어둔 곳 중 한 캠핑장에서 장박 예약 취소를 알리는 문자가 한 건 들어옵니다. 역시 두드리는 자에게 문은 열리는 것이라는 진리를 되새기고 저는 운전, 마눌은 일정 계획을 짜는 중에 아이들은 이른 기상이라 골아 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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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딜 가나 유명한 다리에는 다 연인들의 형형색색인 열쇠고리들이 달려있군요.

10시에 도착한 캠핑장에 짐을 풀고 후다닥 텐트를 친 우리는 1시간만에 정리를 끝내고 근처에 있는 저도연륙교를 먼저 찾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으면 “콰이강의 다리”로 더 알려진 다리로 1987년에 가설된 철제 구교(길이 170m, 폭 3m)와 구교의 노후화로 인해 2004년에 바로 옆에 건설한 콘크리트 신교 (길이 182m, 폭 13m)가 나란히 위치하고 있습니다. 마산 9경 중 하나라고 하는 이 다리는 철제 구교로 신교가 건설된 후 철거의 수순을 밟다가 보행 전용 교량으로 전환되었고 2017년에 다리의 길이방향으로 강화유리를 넣고 추가로 보강하는 과정을 거쳐 현재의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워크”라고 불리는 명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은 2014년 개축되기 전의 사진으로 안전성마저 다소 의심이 되기는 하죠? 네이버에서 겨우 찾았습니다.
이런 쓰러질 듯한 다리를 멋지게 개조하여 100만명이 넘게 찾은 관광지로 만들었다는 것은 놀라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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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철제이고 일부 구간의 형상이 영화 “콰이강의 다리”와 유사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만 실제 보는 유사성은 갸우뚱하게 되는군요. 하지만 난간이 높은 형상과 바닥의 투명한 유리를 통해 보이는 어선들과 푸른 바다는 아이들과의 추억을 만드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유리 구간의 처음에는 약간 움찔하게 하는 긴장감을 느끼고 아침이라 인파가 몰려오기 전이여서 여유롭게 사진을 찍고 주변 경관을 즐겨봅니다. 아이들은 아예 들어 누워버리는군. 다리의 시작지점에서 유리의 보전과 오염을 막기 위해 덧신을 신어야만 건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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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시간은 하절기는 오전 10시~오후 10시, 동절기는 오전 10시~오후 9시라고 하며, 하이힐, 등산용 스틱,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의 출입은 제한되고 안전을 이유로 셀카봉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 다리를 건너면 저도 (형상이 누워있는 돼지를 닮았다?)라는 섬이 있는데 간단한 산책로가 해안을 타고 잘 구성되어 있고 봉긋 솟은 해발 200m의 용두산까지 둘러오면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군요. 섬 전체에는 제법 낚시꾼들이 많이 보이고 식당에서 물어보니 나름 낚시터로 유명한 섬이라고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이제야 또 하나의 추억거리인 “느린 우체통”이 보이는데, 들어갈 때는 다리에만 신경을 쏟다 보니 놓쳐버렸더군요. 여기에는 1달 뒤와 1년 뒤에 배달되는 우체통이 각각 1개씩 있고 부스에는 연륙교의 사진이 잘 담긴 엽서가 여러 종류 있어 좋았고 우리 가족은 각자에게 2통의 엽서를 써서 보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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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2일째 야식으로 새우를 사러 나왔다가 들어가는 길에 멀리 멋진 조명을 장착한 연륙교를 다시 한번 찾았지만 건너진 않고 사진만 찍고 왔습니다. 야간개장은 9시 50분까지 입장해야 가능하다고 하며 은은한 조명의 도움 탓인지 낮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역시 저녁은 연인들의 시간이겠죠.
마산을 오시게 되는 일정이 생기면 한 3시간 정도 시간을 내어서 찾아봄직한 곳입니다. 단, 주차장이 좁아 11시 이후에는 멀리 차를 주차하고 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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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유명한 아래 영화 속의 다리는 1943년 완공 당시에는 목조 교량이었으나 석 달 후 철교로 바뀌었고, 영화처럼 특공대의 폭파가 아니라 실제는 1944년에 연합군의 폭격으로 파괴되었다 고 하는데 이후 미군에 의해 복원된 다리의 양쪽에는 그 때의 기록을 위해서인지 폭탄모양의 조형물이 있더군요. 영국이 건설한 비슷한 크기의 다리의 건조기간이 7년이었던 것에 비해 일본군에 의해 건설된 다리는 고작 1년에 완공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인적 희생이 따랐을지 예상이 됩니다. 다리 건설에 참여했던 조선인 중 52명이 일본인으로서 전후 유죄판결을 받고 처형되거나 후에 사면되었으나 불행한 생을 살았다는 기록이 있다 고 하니 우리에겐 아픔의 기억임에는 틀림이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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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마산여행의 추억은 나누어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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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저 유리 위에 어떻게 누워있을 수 있는거죠?!😱 반가워요 빅맨님! 팔로하고 종종 찾아뵐게요!~

처음엔 겁이 나더니,,폭이 좁아서인지,,적응이 되더군요. 저도 반갑습니다. 맞팔하고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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