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식에 있어 언어문제

in #kr6 years ago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아무 상관없다.
이번 안희정지사 사건을 계기로 자한당이 이때다 하면서
좌파는 왜곡된 성의식을 반성해야한다는 류의 주장을 하는데,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이 문제는 생각은 인권중시지만, 행동과 사회체계는 그렇지 못한 사회적 지체에서 발생한 문제다.
운동을 하던 사람도 오른쪽에 있던 사람들도 이 문제에서 전혀 자유롭지 못하다.

내 제자, 내 부하직원, 내 후배가 나와 같은 인권을 가진 인격체라는 교육을 받지 못했고,
그런 게 중요하고 그걸 물리적으로 관철하는 환경에 놓여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이라고 해서 이 문제에 자유로운건 아니지만,
이럴때 영어문화권이 분명히 부러운건 하나 있다.

사고를 규정하는데 있어 핵심적 영향을 미치는 언어에 있어 상하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는 이 상하를 규정하는 미칠듯이 수많은 단어와 조사들이 포함되어 있어,
도저히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완고한 사고의 틀로 작용한다.

거의 무의식 중에 상대방과 내 나이, 학번, 사번을 가늠한다.
그리고 거기에 기반해서 위아래를 구분한다.

서열구분이 포유류의 유전적 본능이라고 하지만,
위아래 없는 언어를 쓰면 그런 생각에서 상당히 벗어날 수 있다.

한국어가 굉장히 체계적이고 배우기쉬운 언어이긴 한데, 이럴때 만큼은 아쉽다.
너와 내가 같은 인간이라는 사고방식이 확고해지면
여자라고 나이가 어리다고 내 부하직원이라고 해서 성추행같은 걸 할 생각이 들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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