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의 영화 생각] 로마의 휴일 - 로마에 가서 젤라또나 먹을까?

in #kr6 years ago (edited)

JNcRwRxMLbJ_copy1.jpg

/맛집이라길래 한번 가봤다/

로마의 휴일은 1953년에 개봉한 흑백 영화이다.

그리고 '죽기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 에 278번째로 소개된 영화이기도 하다.

그리고 세기의 미녀배우 오드리 헵번의 대표작이자 본격 출세작이기도 한, 여러모로
'왠지 한번쯤은 봐야 할 것 같은' 요소들을 잘 갖추고 있다.

마치 시내 구석진 곳에 위치한,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아들 이렇게 3대를 아우르는 오래된 맛집의 포스를 풍기는 영화였다.

/왜 흑백영화는 예선통과가 어려울까?/

'흑백영화'라는 말은 나에게 꽤나 커다란 의미로 다가온다.

고전 / 명작 / 노잼 등등

세상의 수많은 '재미있고 유의미한 컬러 영화들' 중에서 흑백 영화를 선택하고 접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본인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상.

대개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과거의 일들을 흑백으로 처리한다.

즉 나에게 흑백영화는 '과거의 유산' , '박물관의 유물' 같은 것이었다.

일부러 찾아서 봐야하고 소수의 '꽂힌 사람들'만이 깊이 파고든다.

흑백영화는 나에게 선택되기 위한 예선 통과는 커녕 고려대상 조차도 되기 힘들었다.

하지만 나의 미지에 대한 호기심이 흑백영화로 시선을 돌리게 하였고, 가장 재미있어 보이는 로마의 휴일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 선택에 아주 만족했다.

/Ein Herz und eine Krone/

영화의 독일 개봉 제목은 Ein Herz und eine Krone, '사랑 그리고 의무' 이다.

28034029502_288d8dc5d8_b.jpg

왕족인 공주와 평범한 신문기자의 운명적 사랑. 하지만 각자의 의무가 있기에 헤어질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간결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한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제목만 봐도 영화를 다 본 것 같은 느낌이랄까?

진부할 수도 있는 스토리지만 오드리 헵번의 발랄함과 그레고리 펙의 유머러스함은 흑백 영화를 총천연색으로 물들인다.

또한 이탈리아 현지 올로케로 촬영된 영화속의 아름다운 현지 풍경들과 거기에 자연스레 녹아든 그들의 모습은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다.

영화 후반부, 두 사람 사이에 사랑 왔음을 느끼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하는 아쉬움에 아무 말 없이 꼭 껴안는다.

흑백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음영이 그들의 슬픈 이별을 더욱 애절하게 보이게 한다.

/로마에 휴일을 보내러 가볼까?/

영화는 두 사람의 달콤하고 애절한 사랑 이야기 외에도 많은 볼거리들을 제공한다.
50년대 당시 이탈리아의 풍경과 사람들의 패션 등.

로마의 휴일 블로그.jpg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로마의 휴일이라는 제목답게 아름다운 이탈리아 로마의 풍경일 것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포로 로마노 / 사랑스럽게 젤라또를 먹던 스페인 광장 / 명장면이 탄생한 진실의 입 /

언젠가 나도 공주가 누워 있었던 포로 로마노에 누워서 예상치 못한 만남을 경험하고

스페인 광장에서 젤라또를 먹으며 따스한 햇살을 느끼고

진실의 입에 손을 넣어 보면서 영화를 떠올리고 싶다.

로마의 휴일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나에게 남겨주었다.

Coin Marketplace

STEEM 0.35
TRX 0.12
JST 0.040
BTC 70625.87
ETH 3563.07
USDT 1.00
SBD 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