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의 영화 생각] 튼튼이의 모험 - 유쾌하게 우울하게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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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눈에 띄더라/

꾸준함과는 거리가 먼 내가 일주일마다 한번씩은 주기적으로 하는 일이 있다.

(독립 영화관) '상영시간표 확인'.

항상 마이너하고 신선한 감성을 좋아하는 나에게 무더운 여름의 시원한 부챗바람같은 독립영화들은 언제봐도 반갑다.

약 2주 전, 그날도 무심하게 보지도 않을 거면서 그냥 쓱 확인 해보았던 상영시간표에서 눈에 띄는 제목을 발견했다.

'튼튼이의 모험'

영화 스토리와 평을 대충 훑어본 후 내가 했던 한마디

"족구왕이랑 비슷한데?"

우문기 감독의 족구왕을 재밌게 보았던 사람으로써 마땅히 튼튼이의 모험 또한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독립영화관에 발을 들였다.

/대관료 7500원/

"심심한데 영화나 볼까?" 라는 말에 사람들은 이제 영화관에 가는 대신 컴퓨터 앞으로 향한다.

영화관에서의 관람은 (적어도 학생들에게는)꽤나 부담스러운 즐길거리가 되었다.

내가 사는 지역의 독립 영화관 관람료는 7500원이다.

오랜만에 갔던지라 예전 가격이 가물가물 하지만 어쨌든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그렇게 만족하며 극장 내 하나뿐인 상영관으로 들어갔는데,

이게 웬걸? 관객은 나와 친구(친구랑 같이 보았다) 둘뿐이었다.

그렇게 우리들은 각자 7500원을 내고 107분 동안 대관을 했다.

그 느낌은 마치 친구 집에서 불꺼놓고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보는 기분이랄까?

/확실히 족구왕은 아니더라/

영화의 제목 '튼튼이의 모험' 을 읽었을 때의 첫 느낌은 '뭐 어쨌든 해피엔딩' 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은 '그래, 이게 현실이지' 였다.

줄거리를 간략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참 안풀리는 18세들의 18스런 레슬링 도전기.

히어로 무비의 법칙에 익숙해진 탓인지 영화 내내 우울한 인물들의 인생에서 '비현실적인'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감독은 "응 안돼" 라고 불도저마냥 쭉 밀고 나갔다.

이 영화에 비하면 족구왕은 꿈과 희망이 가득한 동화같은 영화였다.

/튼튼하자. 아프지 말고./

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 2년 6개월 동안 복싱을 배웠고, 지역 대회를 준비하다가 도중 하차했다.

복싱 참 좋아했다. 그런데 참 못하기도 했다. 그런 내 자신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 그만 두었다.

영화 속 충길이는 무려 5년 동안 레슬링 한 우물만 파왔다.

그런데 참 .. 못한다. 재능이 없다는거 본인도 잘 안다. 그런데 계속 한다. 좋아하니까.

나와 충길이의 차이라면 나는 나의 한계를 일찌감치 알고 발 뺐고

충길이는 그래도 끝까지 달렸다.

나는 아직도 복싱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쉽게 감기에 걸리는 나의 의지에 반기를 들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다만 예전보다는 좀 더 튼튼하고 능숙하게.

이렇게 나는 항상 집밖에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매일 문을 박차고 달려 나간다.

어제보다 일보라도 앞으로 전진하기를 바라면서.

영화속 튼튼이의 모험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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