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한번 하고가”…신규 거래소 에스빗 광고에 여성혐오 표현

in #kr5 years ago (edited)

김두수 대표 "이런 홍보 문구 많이 활성화돼 있어…우리만 이러는 거 아냐"

by 한수연 기자


“오빠..한번..하고 가”암호화폐 커뮤니티 ‘코인판’에 올라온 광고 문구다. 광고를 만든 회사는 오는 12월 오픈을 준비 중인 암호화폐 거래소 ‘에스빗’. 에스빗은 지난 19일부터 현재까지 위 문구를 사용한 광고를 코인판 홈페이지 피시(PC) 버전에 게재하고 있다.


“오빠..한번..하고 가”라는 문구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해 본래 광고 목적과 관련 없이 은유적으로 사용한 여성혐오 표현이다. 이 광고를 접한 코인판 일부 이용자들은 광고를 만든 에스빗과 광고 공간을 제공한 코인판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 코인판 이용자는 “회사에서 게시판 보고 있는데 여직원이 배너 광고 보고 이상한 사이트 본다고 뭐라 한다”며 “배너 광고 좀 못 없애냐”고 했다. 이어 “신뢰감 전혀 없이 딱 봐도 한탕하고 튀게 생겼네”라는 의견을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는 “코인판은 돈 받고 이걸 왜 광고해주냐”고 코인판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외에도 “광고가 왜 이렇냐. 신뢰가 뚝 떨어진다” 등 반응이 올라왔다.

광고 문구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에스빗 오픈 카카오 채팅방에서도 이어졌다.

이미지=에스빗 오픈 카카오 채팅방 갈무리


채팅방의 한 참여자는 “오빠 한 번 하고가..오빠 너무 커!! 혜택이…이건 좀 아닌 거 같다”며 광고 교체를 요청했다.

이에 채팅방을 운영하는 에스빗 관계자는 “회원님들 중에 45세 이상 회원님들이 너무 많아서 저희도 (광고를) 교체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45세 이상 회원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교체 이유로 든 것으로 미루어보아, 여성혐오적 표현이 담긴 광고 문구에 대한 문제의식은 없어 보인다.

김두수 에스빗 대표도 안일한 인식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28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차피 광고라는 것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하는 것”이라면서 “같은 돈 들여서 하는 광고, 이슈화시키기 위해 (해당 광고를) 승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슈화 방식에 문제를 느끼지는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런 홍보 문구들은 다른 쪽에서도 많이 활성화돼 있다”며 “우리만 이렇게 하고 있는 건 아니다”고 답했다.

이같이 ‘이목만 끌면 된다. 남들도 다 하니 문제 될 것 없다’는 인식은 여성혐오 문화를 확산시킨다. 이현재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교수는 “여성혐오가 다른 게 아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것”이라면서 “이 문화를 비판 없이, 너무도 당연시하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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