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 연필 사랑

필기구에 대한 사랑은 어떻게 표현해야 될란지.
그중에서도 연필!
글을 쓸 때 슥삭거림이 좋아, 글씨 연습해야 하므로 등의 이유로 절제 안 되는 연필 사기.
그 연필 사랑이 애달파 마지막까지 버리지 못해 볼펜에 끼워 몽당연필로 쓴다. 이 부분은 일종의 성취감이 담겨 있다. 내 이만큼 뭔가를 했노라는 마음이랄까.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되는 공항 면세점에서 두리번거리다 눈에 밟히는 상품을 발견했으니 바로 요놈이다.

이제 새 학기가 시작되니 복귀할 준비로 열심히 강의 준비도 하고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그러나 그런 일은 예전 연필로 하면 안 되니? 눈앞에 있는 연필만으로도 수북한데.

그래도 글씨를 예쁘게 또는 잘 또는 쉽게 말해서 남들이 알아먹게 쓰려면 연필 잡는 법도 중요해. 이 연필은 교정 고무를 끼우지 않아도 좋고 얼마나 좋아? 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산다. 왜 어릴 때 안 하던 것을 지금 꼭 하려는지하는 생각이 없지는 않지만 연필이 이쁘니까. 그 비싼 연필을 사제꼈다. 완전 비싸다. 차마 가격을 내 입으로 말 못한다. 내가 이 연필과 샤프를 살 때 옆에 있던 부부가 나눈 말이 꼭 내게 하는 말 같았다.

남편같은 분이 부인같은 분에게 하는 말
"연필을 그 돈을 주고 사야 하는 거야?"

나는 속으로 대답했다. "그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