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일요일엔 일기를 써보자.

스팀잇에 매일매일 글을 올리려 했지만 바로 어제 실패했다.
정말 오랜만에 하루 종일 바쁜(노느라 바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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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작업실 옥상에서 공연과 먹거리가 함께하는 프라이빗 파티가 있었다.
프라이빗 파티라 말하니 거창해보이지만 , 그냥 오픈된 공연이 아니라 친구들을 초대해 공연을 하고/보고 적당히 마시고 놀고 하는 그런 자리였다.

주변 많은 사람들이 소위 인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라 이런 기획은 쉽게 쉽게 진행된다. 적당히 저렴한 음향장비들을 빌리고 공간을 섭외하고 사람들을 초대하고 먹고 마시고.

물론 내가 딱히 준비한 건 없고 음악가인 애인이 주체적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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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건강상의 이유로 금주중 이런 게 아니라 그냥 못 마시기도 하고 마실 이유도 의지도 없어 마시질 않는다. 그러니 많은 행사/전시/공연의 뒷풀이에도 잘 가지 않고 친구들과도 술을 안 마시니 접점이 없는 한 잘 만나질 않는다. 어쨋거나 집이 편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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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새벽 4시가 넘게 옥상파티에서 계속 놀았다. 물론 술은 한 모금도 안 마셨지만, 모인 사람들이 전부 좋은 친구/좋은 지인들이니 즐겁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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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외의 참석자들은 대개 음악을 하는 사람이니 대화 주제도 음악이나 음악가로 살아가는 그런 얘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충을 서로 얘기하다보면, 결과적으론 '어느 정도 해당 씬에서 잘나가는 것처럼 보여도 힘들다' 라는 결론이 나오기 마련이다. 사진 씬(?!)도 마찬가지고.

어쨋거나 나는 지금 완전백수 상태에 새로 해야 하는 작업도 0인 상태인 예술가로써,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작업/활동/예술을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머릿속에 가득한데, 누구와 얘길해봐도 결국 답은 없다.

겉으로 보기에 적당히 작업도 하고 생활을 가능케 하는 돈 받는 일도 많이 들어오는 것 같은 사진가들과 이런 얘기를 해봐도, 근근히 일이 들어와 어찌어찌 먹고 산다- 가 전부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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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나와 비슷한 맥락에서 작업을 하는 사진가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사진가들을 봐도 내가 시도할 수 있을만한 '지속가능한 모델' 은 보이질 않는다.
가끔 일도 들어오고 정부 지원을 받는 활동을 하거나, 부업을 많이 하거나, 풀타임 일을 하며 작업을 병행하는 게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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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많은 것들이 불안했다. 몇 개월 간 계속.
사진 관련 일은 아주 가끔 들어오고 (상업적 사진을 찍는 사람이 아니니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풀타임 일을 하며 작업하자니, 내 커리어 (사진적 커리어 말고)로 구할 수 있는 일이란 육체적/정신적 소모가 당연시되는 최저임금 일자리 뿐이다. 이게 그렇게 나쁜 건 아니지만 실제로 병행하다보면 결국은 이도 저도 안되고 힘들기만 하지. 그렇게 미래가 캄캄해지고 뭐 그런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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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제 사람들과 얘기도 하고 춤도 추고 오랜만에 사교적인 활동을 즐겁게 하고 나니, 긍정적인 에너지가 좀 솟았다. 파산에 이르렀지만 것보다 중요한 건, 뭔가 하고 싶다는 의지가 나오고 있다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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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부업과 스팀잇(!!)을 통해 생활을 적당히 영위해나가며 지속가능한 예술가의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요즈음의 통계와 눈에 띄게 줄어든 보상/스팀잇 유저들을 보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는 거고, 결국은 이력서나 계속 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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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은 못 샀다. 내일은 사진을 찍으러 나갈 것이다. 그 전에 이력서를 넣어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