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은 왜 망했는가? – 제품편 2

in #kr6 years ago

지난편에 이어 LG 스마트폰 부진에 대해 제품편 2를 써본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LG 제품에 대해 쓰고자 하며 그에 앞서 일단 최근 LG의 라인업을 살펴보자면.

(출처 : https://www.gsmarena.com/lg-phones-20.php)

내 단언컨데, LG전자 내에서도 LG제품명을 전부 외우고 있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라인업이 이렇게까지 조잡하고 다채로워 진 데에는 변명의 여지가 있다.

모바일 사업은 ‘제조업자(애플, 삼성, LG) – 사업자(Verizon, at&t, SKT, KT, LG U+ 등) – 소비자’
로 구성되는데, 출시 전에 제조업자들은 사업자들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절차를 거친다.

사업자들은 1차적으로 스펙, 디자인, 가격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추가적으로 마케팅에 대한 요구를 하는데, 이 요구사항을 얼마나 맞춰주느냐에 따라 해당 사업자를 통해 제품을 팔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락인(Lock-in)이라고 함.

애플과 삼성에 대한 요구사항은 많지 않은 게, 이미 검증된 브랜드 파워와 제품 퀄리티로 인해 갖다 놓으면 알아서 팔린다. 하지만 LG의 사정은 다르다. 알아서 팔리지 않기 때문에 사업자가 원하는 가격대(Slot)에 껴놓길 원하고, 그 가격 대에 맞는 스펙, 제품명에 대한 요구가 이어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로인한 LG라인업과 제품명 문제인데, 사업자는 전작이 망할 경우 최소한 제품명을 달리가고 싶어한다. 예를 들면 G6가 망하면 다음 제품명을 G7으로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을 가정했을 때 LG의 라인업과 제품명은 연이은 실패로 인해 엉망진창이 되었다고 본다. 프리미엄 G시리즈가 망하니 다른 이름으로 가야하고, 중저가 K, X 시리즈도 망하니 별 이상한 이름들로 후속 모델들이 정해진 것이다.


(출처: www.engadget.com, 예전에는 그나마 LG 라인업에 철학이란게 있었다)

결국 이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선 히어로 제품의 등장이 필수다. 히어로 제품의 성공이 있어야만
라인업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 애플이 iPhone을 기본형으로 iPhone Plus, iPhone S로 가고 삼성의 경우도 S와 Note 시리즈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펼치는 것이 그 예이다.

LG는 최근 분위기를 보았을 때 히어로 제품을 노렸던 G, V 시리즈가 큰 성공을 못거뒀기 때문에 다른 제품명으로 나올 확률이 크다.

차기 제품이 G7으로 나올 수도 있지만 그 경우는 1) 새로운 브랜딩을 할 만한 돈이 없거나 2) 차기 제품이 새 브랜딩을 할 만한 제품이 아니거나, 3) 마케팅팀이 그냥 귀찮은 것이다.

[히어로 제품의 필수 요건은? 첫째는 기본 스펙]

히어로 제품이 되기위한 첫번째 조건은 당연히 ‘스펙’이라고할 수 있다. LG가 지금껏 혁신적인 기술로 스펙을 선도하려고 노력한 점은 인정해줘야한다. ‘G Flex’로 Curved 디자인을 공개하고, ‘Optimus 3D’로 3D 안경 없이도 볼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고, ‘G5’으로 모듈러 타입의 트랜스포머폰도 출시했다.

문제는, 그러한 기술들이 소비자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혁신이었다는 데에 있다. ‘신기함’을 넘어서 ‘신기함+실용적인’ 혁신들이 나와야만 LG의 히어로폰이 살 수 있다. G6때부터는 노선을 수정해서 ‘기본적인’ 스펙을 갖춘 ‘All-round’ 폰으로 재도전한 것이 보인다.

‘All-round’ 폰이란 그 시대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본적인 스펙을 갖춘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시대가 원한 스펙들을 차례로 살펴보면 최신 CPU > 메탈 디자인 > 방수 > 지문 인식 > 페이 > 무선충전 > 홍채인식 정도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LG는 절대로 시기적절하게 그것을 만족시키지 못해왔다. G2, G3, G4, G5에 이르기까지 최신 CPU, 메탈 디자인, 방수, 지문 인식, 페이, 무선 충전을 못 갖춘 것은 물론이거니와 홍채 인식은 G6에 와서도 갖추지 못한 스펙이다. 이러한 기본 스펙을 갖추지 못하면 절대 히어로폰 즉, ‘All-round’폰이 될 수 없다.

이번에 나올 LG의 신작은 이러한 기본적인 스펙을 당.연.히 갖춘 후에 +알파격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순간에도 갤럭시 S9을 통해 ‘AR 이모지’와 ‘초고속 촬영’도 이미 기본 스펙으로 되어버렸는데 LG야 가능하겠니?


(출처: www.phonearena.com)

[스펙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퀄리티]

스펙 이 외에도 갖춰야할 것은 너무도 많다. 디자인, 가격 경쟁력, 마케팅 등등.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퀄리티다. 휴대폰 100만원은 아이들 과자값이 아니다.

사실 LG는 G4 무한부팅에 이어, G5 유격 현상을 비롯해 발열 및 배터리 조루 등 퀄리티에 있어 확신을 못 준 것은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 희망은 그나마 G6에서는 큰 이슈가 없다는 점이다.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보레이’ 이론을 깊이 새기길 바란다. 그 분 기준에서는 이미 LG 스마트폰 사업부는 없어졌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한번만 퀄리티 이슈가 있어도 재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파이팅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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