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클리음대...와 내 인생이야기 의식의 흐름대로

in #kr6 years ago

과연 내실력으로 버클리를 갈수 있을까... 이게 내가 궁금했던 것이다.
아무리 버클리음대는 실력이 아닌 가능성을 본다지만 무엇이든 지금 기초부터 시작해서 9월달 정도까지 무언가 그럴싸한걸 내놓기엔 다소 무리같아 보인다.
영원할 것 같던 추위는 끝난지 오래고, 기숙사방마다 에어컨이 틀어질때면 나는 여름을 실감하게 된다.
평소에 정신없이 살며 잊고 지냈던것들이 참 많이도 있었구나
내가 놓친것들이...
사랑도 우정도 다 잃어버리고 아무것도 잃을게 없다고 생각하던 나는 습관적으로 밴드부실에 들어앉아 기타를 치고 있었다.
뭐든 좋으니 내게 살아갈 이유를 달라고, 무의식-어쩌면 의식속에서 일지도 모르는-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내 자존감은 제로에 가까웠던 것 같다. 옆에서 나에 대한 조금만 안 좋은 말을 해도 정말 세상이 끝난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나의 노력부족의 문제면 이해하겠는데, 트집잡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인신공격 한두개를 덧붙이더라.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외모에 집착이 크다...고 어디선가 읽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집착아닌 집착을 계속했지만 모든게 내뜻대로 되기는 커녕 더 안 좋아지고만 있었다.
세상은 나를 비웃었다.
세상은 나를 조롱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근3년간을 살아왔으니 그런 나는 언제 세상에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걸 숨기기 위해 인터넷속으로 숨었다.
겉은 이상없었을지 몰라도(제발 내 친구들은 '겉도 이상한데?' 이런 말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너희들이랑 같이있을땐 그냥 웃어넘겼지만 난 그것때문에 나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어진다.) 속은 정말 열등감 덩어리 그 자체였다. 내가 왜 과고에 들어와서 이고생을 하지? 나는 왜 쟤네들처럼 특별한게 없지? 나는 왜 쟤네들처럼 잘나지 않았지? 난 왜 태어났지? 난 왜 살고 있지?
그렇게 정처없이 떠돌았다.
내 존재를 부정하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날 내 귀에 들어온 것은 Nirvana의 명곡 smells like teen spirit이었다.
그들의 음악은 내귀를 사로잡았고 나는 금세 Grunge rock에 빠졌다.
하루종일 귀에 피가날때까지 이어폰을 꽂고 있었다. 그들의 외침은 내 영혼속의 어떠한 응어리와 공명하는 듯 했다. 누군가 내 가슴을 강타한 느낌이었다. 허나 동시에 그 타격이 모종의 쾌감이 되어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메탈음악을 더 들어보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Nirvana이상의 감동을 준 음악가는 더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게 4년이 흘렀다.
나는 그저 과학이 제일 쉬워보여서 과학을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과고는 내가 생각한 풍경과는 좀 달랐다.
나는 그때부터 정말 이게 내가 바라던 과학자의 삶과 연루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내가 바라던 과학고등학교는 사실 하루종일 실험하고, 과학에 관련된 방대한 지식을 다루는, 일종의 과학전문대학 같은 풍경을 가진 학교였다.
따라서 교과목으로 다량의 과학과목 을 가르치는 방식의 과학고는 나에게는 그저 내신에 핸디캡이 있고 기숙사가 있는 일반고 정도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때부터 나는 내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 같다.
그렇게 어찌어찌하다보니 음악을 하고싶단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경험을 쌓을 수 있을까란 생각끝에 버클리음대 진학을 결심하게 되었다...
지금도 가끔 사람들이 말한다. 너 우원재 따라하냐고. 하하 난 그저 옛날 내 모습을 재현했을 뿐이다. 지금은 다 옛날 얘기고, 지나가는 얘기가 되었다. 삶의 목표를 찾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 자신있다. 나 자신을 존중하려고 하고있고, 남에게 내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졌다. 그래도 사람 성격은 어디 안간다고, 지나가는 말이라도 이유없는 공격에는 정말 상처를 많이 받는다. 엄마가 내가 음악가가 되기를 반대하시는 이유중 하나가 이것이기도 하다. 악플읽다가 기절할까봐...

글이 길어서 죄송합니다... 요즘 힘든일이 너무 많아서 옛날생각 나서 적은건데 생각보다 다사다난한 인생이었네요

Sort:  

@denyit 님 안녕하세요-! 연재대회 참여댓글을 보고 방문했다가 이 글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 저도 고등학교 때부터 부모님과 진로와 가치관에 대해서 피 없는 전쟁을 벌여 왔어요. 결국 '공무원이나 교사 되면 시간 많으니 그때 니가 하고 싶었던 거 해라' 라는 말에 설득을 당했고, 교육 관련 전공을 하게 되었어요. 그렇지만 제 관심사는 언제나, 끊임 없이 '글, 사진, 그림' 이었어요. 교사가 되려면 임용 고시를 봐야하는데, 저는 대학생 때부터 이미 겉잡을 수 없이 하고 싶은 일들로 빨려 들고 있었어요. 교사가 되려면 임용 고시를 봐야하는데, 도저히 원하는 것을 완전히 놓을 수가 없었어요. 이도 저도 아닌 시간들을 보내다가 결국 기간제로 학교 일을 시작했는데 웬걸요, 동료 선생님도 그렇고 반쪽 교사였던 저도 그렇고 학교 일에 기력이 다 빼앗겨서 취미 생활은 커녕 집에 가서 푹 쉬기 바쁘더라고요. 제가 생각한 삶이 절 대 로 아니었어요. 하고 싶은 게 너무나 큰데 몇 년동안 발산이 안되니 마음에 병이 찾아오더라고요. 결국 엄마의 엄청난 반대를 무릅 쓰고 지금은 뉴질랜드에 와 있어요. 아직도 '언제 돌아오니, 현실성 있는 생각을 하고 살아라, 엄마아빠는 이 고생인데 너는 거기서 신선놀음이나 하고 있냐' 등등의 날카로운 말을 계속 하세요. 그렇지만 지금은 다 집어 치우고 "이 삶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가 되었어요. 상태는 불안정하지만, 한국에서 내가 원하는 걸 잡지 못하고 다른 일을 할 때보다 훨씬 정서적으로 안정적이에요. 그리고 거의 10년을 빙빙 돌다 마침내 돌진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기에 '이게 맞는 길일까?'라는 의심보다는, '내가 가진 것, 잘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뿐이야' 라는 생각으로 더 힘을 내게 된답니다...!

죄송해요 댓글이 너무 길어졌죠-! ㅠㅠ 저도 예전 생각이 나서 그만... ㅎㅎㅎㅎㅎ 아무쪼록 denyit 님의 꿈을 정말 치열하고 힘차게 응원합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어머니께서도 분명히 이해는 해주실거에요! (분명 말씀은 또 날카롭게 나오시겠지만요ㅎㅎㅎㅎ) ㅠㅠ 더 큰 응원을 드리고 싶으니 계속 팔로우하고 응원드릴게요-!!! 화이팅입니다!!!!

정성글 감사그립니다!! 잘 읽었어요
남일 같지가 않네요 저도ㅎㅎ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홧팅!!
뉴질랜드 방문하면 한번 뵈어도 돼죠? ㅎㅎ

그냥 커피 한 잔 앞에 둔 것처럼 denyit님께 속마음을 말해보고 싶었어요. ㅎㅎㅎ ㅠ 절대로 조언은 아니었고, (저도 현재진행형이라 조언할 게 없기도 하고요! 히히) 동지를 만난 기분이랄까요. :-)) 네! 뵙게 되면 영광이죠 ^^ 오늘도 힘내세요~!!!!!!

음악을 사랑하시는분이시군요^^ 남의 시선에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그냥 자신이하고 싶은거 하시면 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화이팅입니다.

네 응원 넘 감사드립니다 ㅠㅠ^^ @heeyaa35님도 행복한 하루되새요!

Congratulations @denyit! You have completed some achievement on Steemit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Award for the number of comments
Award for the number of upvotes received

Click on any badge to view your Board of Honor.

To support your work, I also upvoted your post!
For more information about SteemitBoard, click here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Do not miss the last announcement from @steemitboard!

Do you like SteemitBoard's project? Vote for its witness and get one more award!

nirvana 괜찮으셨다면 얼터너티브 밴드 중에 smashing pumpkins나 bush도 추천 드립니다. 고등학생 때 세 밴드 즐겨들었어요. 제일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네요.

ㅎㅎ 아녜요 이제 다 지나간거나 마찬가지죠 뭐 ㅋㅋ 밴드 추천 감사드리고 좋은하루 보내세요!!

누구보다 열심히 살 자신이 있고, 내 자신을 믿는다면 못 이룰건 없죠! ㅎㅎ 화이팅이에요!

흐규 응원감사합니다!!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고팍스에서 MOC상장 에어드롭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혜자스러운 고팍스!
https://steemit.com/kr/@gopaxkr/moc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진솔한 글 잘읽었어요.
과고에서 버클리 음대 지망이라니
좀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사연이 있으셨군요..

그리고 한국 고래에다가 1달러 보냈어요 이글 보팅해달라고 . ㅋㅋ 2달러 찍힐 듯 합니다.... 고민 해결에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저 역시 님과 비슷한 고민을 했고
지금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남일 같지 만은 않습니다.
물론 음악쪽은 아니지만요. ^^

하하 지금은 뭐 다 지나간 일이니까 이렇게 쓸 수 있는 거겠죠? ㅎㅎ
@heterodox님 항상 감사드립니다!! ㅠ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뭐든지 도전해보는 것두 중요한거같아요ㅎㅎ
우린아직 젊으니까요!!

응원 정말로 감사드립니다ㅠ
네 많이 경험을 쌓아야죠~! ㅎㅎ

뭐랄까.. 전 denyit님이라면 정말 부러울게 없을거 같은데 ㅎㅎㅎ 나이도 젊으시고.. 나름의 고충이 있으시군요. 멋진 뮤지션이 되시길 응원합니다! 보스턴에서 멋진 유학생활을 하시길요~

하핳 네 감사드리고 사람은 누구나 각자만의 장단점이 있으니까요~ 저는 오히려 @jejuworld님이 부러울 수도? ㅎㅎ 생머리가 곱슬머리 부러워하고 곱슬머리가 생머리 부러워하듯이

Coin Marketplace

STEEM 0.27
TRX 0.13
JST 0.032
BTC 62423.21
ETH 2897.82
USDT 1.00
SBD 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