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발레] 슈즈 장비병

in #kr5 years ago

지금 다니는 학원을 처음 등록할 때 원장님이 첫 등록 선물로 슈즈를 준다고 하셨다. 미니멀리즘을 지향(만) 하는 나는 과감히 슈즈가 있다며 사양했다. 예전에 잠시 배웠을 때 장만했던 가죽 슈즈가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발레 동영상도 찾아 보고 블로그도 돌아다니면서 연습용 슈즈가 소모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제서야 공짜를 마다한 게 살짝 아쉬워졌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겠지만 처음 발레를 배울 때 신는 슈즈는 보통 “발레”하면 떠올리는 각잡힌(?) 모양의 슈즈가 아니다. 천이나 가죽 소재의 발에 밀착되는 슈즈를 신게 된다. 열심히 포인을 하다 보면 천슈즈는 앞코가 찢어지거나 닳게 된다고 한다.
오호라, 나도 구멍 뚫릴 때까지 신어봐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갖고 있던 슈즈는 가죽슈즈라 쉽게 닳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여름 턴을 처음 배울 때 천슈즈로 갈아타고 싶다는 욕망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턴을 시도할 때마다 바닥이 빠닥빠닥 거리며 마찰이 심해 돌 수가 없는 것이다. 검색 끝에 가죽슈즈가 천슈즈보다 마찰이 좀 있다는 글을 읽고 천슈즈 구매를 합리화하다가 결국 (평소에 멋지다고 생각했던 검정색으로) 지르고 말았다.
이것은 신세계! 편하다고 소문난 소단사 SD16을 신어보니 (원래 슈즈보다는) 확실히 턴도 잘 되고 전반적인 동작이 편안해졌다. 하지만 곧 한여름의 극심했던 마찰력은 슈즈도 슈즈지만 바닥의 습기와 송진 때문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검정 슈즈보다는 분홍 슈즈가 확실히 다리를 길어보이게 한다는 것을 깨닫고 데일리로는 살구빛의 가죽슈즈를 다시 신게 되었다.

그러다 얼마전 매트에서 슈즈가 자꾸 벗겨지는 것을 경험하고서 이제 슈즈가 늘어날 대로 늘어났다는 생각을 하며 데일리로 사용할 ‘분홍색’ 슈즈 지름신이 왔다. 편하게 잘 신고 있는 SD16을 색만 바꿔서 신어볼까 하다가 호기심과 탐험정신이 발동하여 다른 슈즈를 골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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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쉬코 퍼포먼스! 다른 것보다 쿠션감이 좋다는 말에 선택했다. 나이도 나인데 점프하면서 무릎 걱정 안 하고 싶어서... 밴드를 바느질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도 그것 쯤이야 하고 넘겼는데 막상 받고 나니 막막...
다음 수업에 신어볼 생각에 두근두근하다. 잘 맞아서 이번에는 구멍날 때까지 신어 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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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발레를 배우시나봅니다. 멋지십니다. 저는 유연성과는 담쌓고 사는 사람이라 ㅎㅎㅎ 생각해보니 미니멀리즘과도 먼 사람이네요. ;;;;

저도 한뻣뻣하고 미니멀리즘은 지향만 합니다. ㅎㅎ 케케모님 솜씨 너무 좋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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