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화폐를 발행하여 국민이 생산한 부가가치를 걷어가는 과정

in #kr6 years ago

이하의 글은 제가 활동하는 투자모임에서
어떤 분이 제기한 질문에 제가 답을 한 내용입니다.

내용 중

  • 국가가 화폐를 유통시켜, 국민이 생산한 부가가치를 걷어가는 방법
  • 그렇게 하기위해 본래 무가치한 화폐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는 과정
    등이 논의되어 그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질문자분이 제기한 주요 의문사항은

(한국은행이 만든 교육 동영상에서) 세금징수의 목적을

  • 첫째, 나라 살림을 하기 위해
  • 둘째, 부의 재분배를 위해
    등등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나라 살림에 돈이 필요하다면
발권력이 있는 국가가 "그냥 돈을 찍어서" 쓰면되는 것이지
왜 굳이 세금을 걷느냐?

혹시라도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라면,
금리조정이라는 수단도 있는데... 세금을 걷어야만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고로, 세금을 걷는 이유는
실제로는 오직 "부의 재분배를 위해"이고

(그렇게만 말하면 기분나쁘니까(?)) 하는 수 없이 명목상
나라 살림을 위해 세금걷는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2)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 의견의 상당수가
돈을 발행만 하고 회수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다...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는데

이는 질문자 분이 말씀하신
'금리조정 수단을 통하면 인플레이션 통제가 가능하지 않은가'라는
의견에 대한 대답은 못됩니다.

(3)

이 질문에 대한 답변 중 가장 핵심을 찌르는 내용은

세금징수에는 '국민이 생성한 부가가치를 걷어들이려는 목적이 있다'는 내용이였는데...

이 내용이 바로 '세금이 나라살림에 쓰인다'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즉, 국민이 생성한 부가가치를 걷어들여, 나라를 운영한다는 것이죠.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의 내용만을 가지고는
국민이 생산한 부가가치를 걷어들이기 위해 세금을 걷는다는 사실이
내포한 정확한 의미의 파악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세금징수에는
국민의 생성한 부가가치를 걷어들일 수 있는
"국가권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도 있는데...

이러한 점이 (3)까지의 담론에는 들어나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5)

세금 징수를 통해
국가가 어떻게 권력을 유지하는지...를 이해하게 되면
화폐에 어떻게 가치가 부여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자...화폐에 가치가 있을 물리적 법칙은 없습니다.
즉, 인간이 화폐에 가치를 부여한 것이죠.

따라서 국가가 발행한 화폐도 (하늘이 부여한 법칙이 아니라)
인간이 부여한 것입니다.

이상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6)

여러분이 징기스칸이라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여러분이 방금 중국을 정복했다고 상상해 보세요.

  • 물론 실제로 중국을 완전히 정복한 것은 징기스칸의 손자대 이지만, 세부사항은 그냥 넘어가시죠.

여러분의 충성스러운 부하들 덕분에 여러분은 고난 끝에 대업을 마쳤고,
충성스러운 부하들은 그 보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러분 자신도 보상을 받아야죠.

그런데 어떻게 보상을 받을까요?

(정확히는 모르지만) 몇 억 명의 인구가
순전히 당신의 자비에 목숨을 부지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유목민의 약탈방식을 택해볼까요?

무기를 들고, 반항하는 자를 모조리 죽인 다음
사람이든 재물이든 원하는 모든 것을 그냥 빼앗고, 하고싶은 모든 것을 다 합니다.

그리고, 승자에 맞는 궁궐, 신전도 지어야 하므로
창칼로 피정복자를 겁박해서 강제로 노역을 시킵니다.

당신과 부하들은 보상을 받기는 했는데,
지역경제는 초토화되어 그 다음부터는 빼앗을 것이 점점 줄어듭니다.

그리고, 요구하는 것을 당연히 내놓아야 할 백성들이
어짜피 죽을거 찍소리내고 죽자...는 심정으로 극렬하게 저항합니다.
상대방이 워낙 수가 많아서, 죽이는 것도 번거럽습니다.

(7)

이때 인문학자들이
보다 세련된 약탈방법을 제시합니다.
* 야율초재라는 인문학자분이 실존하셨습니다.

바로, 화폐를 이용하는 것이죠.

  • 실제 아무가치가 없는 통화를 발행합니다.

  • 앞으로는 세금은 이 통화로 내라고 합니다.
    안내면 바로 조상님께 보내준다고 공표합니다.
    그리고 시험케이스로 말안듣는 몇 분을 실제 조상님 곁으로 보내드립니다.

  • 그리고, 부하들에게 봉급으로 새 통화를 잔뜩 나누어주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들의 배를 갈라 오늘 구워먹고 내일부터 굶는 대신)

    이 통화로 얻고 싶은건 사람이든 물건이든 마음대로 바꿔오라고 시킵니다.

  • 그리고, 여러분이 원하는 것도 이 (본래 무가치한) 통화를 주고 손쉽게 얻습니다.
    그냥 아랫 것한테 충분히 통화를 쥐어주고,
    내가 원하는거 사오라고 한 뒤
    남는 것은 너 가져라...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 궁궐이요?

    옛날에는 도망가는 애들 강제로 잡아다가
    나도 잠 못자고 지키면서 억지로 일시켰는데,

    지금은 내가 아무렇게나 만든 통화를 주겠다고하면
    알아서 최선을 다해 잘 만들어주네요.

(8)

궁극적으로
백성이 만든 부가가치를 (힘들고 위험하게 약탈하는 대신)
아주 쉽고, 효율적으로 자발적으로 가져다 바치게 할 수 있습니다.

=> 이것이 국민이 생산한 부가가치를 걷어들인다는 뜻 입니다.

(9)

결론적으로

국가가 통화만 발행하고, 세금을 안 걷는다면
화폐에 가치가 부여되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 금,은 혹은 현물로 거래를 하지
국가가 발행한 화폐로 거래할 별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세금을 징수한다는 것은

국민이 생산한 부가가치를 걷어들인다는 의미와 함께
국가의 권력...그 중에서도 '발권력'을 유지한다는 의미가
같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10)

새롭게 대두되는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는
바로 이러한 국가 주도의 발권력을
탈중화되고 분산된 발권력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입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29
TRX 0.12
JST 0.033
BTC 69718.72
ETH 3746.11
USDT 1.00
SBD 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