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스팀잇은 호혜적이지 않다

in #kr6 years ago

스팀잇의 성격은 호혜적인가?

나는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정답은 모르겠지만 내 답은 글의 말미에 나온다. 3월 중순(스팀잇 활동을 시작한 직후)에 어뷰징 논란이 한창이던 때에 봤던 몇 분을 제외하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대승적으로 스팀잇 활동을 하는 고래님들만 보고 있다. 한 종류의 고래들만을 만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스팀잇 활동의 반경이 좁아서일테지만 역설적으로 '좁았기 때문에 더욱 더 고래들의 활동이 이타적'이라는 사실 또한 알았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근거로 고래들의 성향을 규정하는 것인가? 최초의 기준은 안타깝게도 나에게 보팅을 해주셔서이다. 모두가 그를 욕해도 나에게 A+을 주셨던 교수님을 욕할 수 없었던 것처럼 나는 나에게 보팅을 주셨던 고래들을 잊지 못한다. 내가 그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단순히 '나에게 보팅을 해줘서'는 물론 아니다. 간혹, 올라오는 '고래의 활동 내역'을 확인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가장 중요한 건 그들의 '능동적 이타(利他)'를 느끼기 때문이다.

친목 없이는 안 된다?

'스팀잇은 적극적 교류 활동(친목 행위)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곳'이라는 내용의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필자들은 보통 스팀잇에 대해서 부정적이거나 회의적이다. 하지만 그 분석은 바르지도 않거니와 그 말을 하는 이들은

스팀잇의 현상을 객관적으로 지적하는 듯 하면서 스팀잇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를 에두르는 것 뿐이다.

내 개인적인 단정을 담아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면, "나 좋은 글을 꾸준히 포스팅 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없네, 결국 이 사람 저 사람 찾아 다니면서 댓글 달고 친목 안 하면 보상이고 성장이고 없는 듯 해." 이런 결론을 스스로 내고 직접적으로 적을 수는 없으니 자꾸 '친목 행위 없이는 클 수 없는 곳'이라고 스팀잇을 설명한다.

여러 측면으로 의문이 생기지만, 일단 큰다는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보상 액수를 말하는건지, 명성도를 말하는건지, 팔로워를 말하는건지, 물론 이 요소들은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 그래서 더더욱 한 두 가지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대개 자신이 꾸준히 활동했으나 반응이 없었다는 사람들의 활동 기간은 6개월 미만이다. 6개월이 뭐야 3개월 미만이지.. 무슨 반응을 원했던건지 잘 모르겠다.

스팀잇은 내가 아는 한,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場)중 하나이다

계급장 떼고 붙는 것이 가능한 판이 한국에 몇 군데나 있는가? 계급장을 떼고 안 떼고는 자기 마음이지만 계급장을 안 떼고 덤비는 것의 의미가 이 곳만큼 작은 곳이 드물다. 능력만 따진다고 하는 업계를 수도 없이 봤어도 '능력만 따진다'고 말하는 사람과 그 회사의 직원들 학벌과 경력을 보면 그 말이 무색하다. 여기서 글을 써서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을 시키는데 무엇이 필요한가? 아무런 제약이 없다. 팔로워를 늘리고 싶으면 친목 행위 말고도 방법이 많다. 정말 예상 범위 이상으로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스팀잇 활동 하시는 분들을 많이 본다.

결국 친목으로 스팀잇이 고인물이 되어 간다고 하는 분들은 이도 저도 하기 귀찮은거다.

진정성을 가지고 꾸준하게 하면 분명히 스팀잇에서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이 것을 하지 않고 시스템을 탓하는 것은 자기기만행위 일뿐이다.

My blog위주의 활동 결과

내가 바로 위에서 진정성과 꾸준함 등을 가지면 '분명히' 스팀잇에서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것은 그렇고 그런 관용어가 아니다. 그렇게 선언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근거가 위에서 언급했던 '고래들의 능동적 이타 행위'이다. 나는 적극적인 교류 활동을 하지 않았다. 나는 어떤 종류든 내 포스팅에 최대한 집중했고 소통은 나에게 와주시는 분들과만 했다. 예외 상황은 극도로 적었다.(최대한 읽고 보팅 했지만 타인의 게시글에 댓글을 거의 달지 않았다)그 것은 내 게시글이 뛰어나니까 누구나 저절로 나를 찾아올 거라고 생각해서도 아니고 스팀잇에서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적어서도 아니었다. 그냥 그 것이 내 능력의 범위였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활동했다.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과 적극적으로 그리고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지'는 선택의 문제라기 보다 능력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활동을 한지 두 달이 되어가는데 느낀 점은 좋은 글에는 좋은 보상이 따른다라는 기본 원리이다. 좋은 글의 기준은 다양하지만 요는 진정성이다.

글의 진정성

단순히 솔직한 글을 말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누구나 별 의도가 들어있지 않은 글은 솔직하다. 무언가에 대한 표현에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 어필을 위해서든, 소통을 위해서든, 단순히 설명 그 자체를 위해서든 얼마나 열심으로 그 것을 전달하고 있는지를 보신다. 누가? 스티미언들이. 글의 소재는 '나'일 수도 있고 코인일 수도 있고 문학이나 철학일 수도 있다. 일상이나 먹스팀이나 우리의 삶 모든 것이 스팀잇에서 소재가 되었다. 진정(眞情)이 전해지면 반응은 있다. 많든 적든, 크든 작든, 빠르든 느리든 있다. '있다'는 것이 중요한 사람만 스팀잇에 남는 것 같다.

스팀잇은 고래들의 적극적인 이타 행위 때문에 호혜적인 성격을 가진다

내 블로그 중심적이었던 나의 활동이지만 내 기준에는 많은 고래분들이 찾아 주셨다. 그 것이 희망이다. 고래가 와서 큰 금액을 보팅하고 가는 것이 희망이 아니라 내가 남들보다 눈에 띄려고 노력하고 그 분들 주변에 가서 서성이지 않아도 그들이 최대한 많은 이들을 살피고 도와주려고 하는 것이 희망이다. 돌고 돌아서 이제야 글 첫 문장에 대한 나의 답이 나왔다.

자꾸 고래를 언급하면 '뭔가를 원해서 그런다'는 인식이 있는 듯 한데, 나는 그런 의도가 없다. 내가 청백리여서 원하는 바가 없는 것이 아니고 고래들은 생각보다 일관성 있게 이타 행위를 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 일관성은 한정된 유저만을 찾는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고 활동 자체의 일관성이다. 그들은 적선(積善)의 감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분명히 스팀잇 커뮤니티에 이익을 줄 수 있고 유의미한 활동을 하는 유저들을 돕는다. 그런 활동의 파급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그 이들의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서~, 그렇게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유저들의 포스팅을 살핀다. 뉴비라고 편파적 대우를 해주는 일은 거의 없다. 그래서 더욱 매력이 있지 않은가? 내가 실력으로 나를 성장시킬 곳은 '게임 속'밖에 없을 줄 알았던 나에게는 더욱 그랬다.

호혜란 '혜택을 주고받는 일'이다

아직 나는 스팀잇이 완전히 호혜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좀 소심하지만 위에서는 '호혜적 성격을 지닌다'라고만 말했음..) 극소수의 사람이 일방적으로 너무 많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받는 것이 거의 없는데 왜 이 곳이 호혜적 공간인가? 소수의 이타성이 극적으로 발휘된다는 측면에서 이타적 공간 아닌가? 고래들은 플랑크톤의 감사 인사나 재롱을 보려고 보팅하고 리스팀해주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스팀잇을 키우고 알리고 다함께 성장하기 위해서 나누어 준다. 받는 이들은 '일단은' 꾸준히 쓰고 읽고 초보자들의 길잡이가 되어주면 된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 '서로 특별한 혜택을 주고받는' 정도는 되지 않았다. 나는 나를 기준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나만의 감각으로 부채의식을 느낀다. 그 감각이 작성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앞으로 스팀잇이 더 크고 넓은, 그리고 이타적이면서 호혜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염원한다. 지금의 고래들은 용이 되기도 하고 대륙이 되기도 했으면 좋겠다. 나도 고래가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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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글 한번 끝내주게 쓰십니다. ;)

사실 잃을 것도 없는데, 조바심이 나는 것이 사실이겠죠. 나쁘게 말하면 하는 것 없이 돈을 벌겠다는 고약한 심산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저로서는 뭐 그것만으로도 괜찮다고 봅니다.

기왕이면 잘 써서 많은 호응과 돈을 벌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글을 쓸 자신도 없겠거니와 시간을 들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겁니다. 또 한편으로 어떤 사람의 시각에서는 '잡담을 해도 돈을 버는 것 같은 사람'이 많아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또 앞으로도 그런 분들은 계속해서 있을 것이고, 여전히 가든님처럼 오늘과 같이 그들을 독려하여 위한 글을 쓰시는 분은 그때도 있을 겁니다.

고래들의 능동적 이타의 힘은 점점 많은 분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믿습니다. 다만, 그들로부터 도움 내지 격려를 받은 분들도 역시 신규 사용자들에게 능동적인 이타의 모범이 되어주신다면 차차 이 생태계는 더 건강한 모습으로, 또 크게 나아갈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네요.

저도 많은 분들로부터 과분한 사랑과 격려를 받고 있습니다. 가히 저의 글을 찾아주시고 시간을 들여 댓글을 써주시는 모든 분들 앞에서 부끄럽기도 하고 고맙고 그렇습니다. 그런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부족하지만 조금씩 한 걸음씩 스팀잇에 녹아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요.

기브 앤 테이크가 중요해요.
기브를 먼저하고 테이크를 바래야죠. :D
스팀잇을 떠나면서 글을 남기시는 분들은 테이크만 하시려던 분들이 다수를 차지해요.ㅎ

스파가 많든 적든 일단 스팀잇이란 배를 탄 이상 운명공동체니까요. ㅎㅎㅎㅎ

와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쏙쏙 들어오는 글빨이 예술이시네요! ㅎㅎ

소통을 많이해야지 포스팅이 노출이 많이되서 점점 발전하는거 같아요.
즐거운 금요일되세요.

@홍보해

가든님 글 잘 읽었습니다ㅎ
더 많은분이 보셨으면 좋겠네요 :-)

@garden.park님 안녕하세요. 겨울이 입니다. @kyunga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맨땅에 헤딩하면 정말 어려운게 스팀이지안을까합니다..스파업을 하면 좀 나아지지만,,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저는 그렇다고 많은분들이 보팅에 너무 실망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네요 ㅎㅎ

더도말고 사람냄새 폴폴 나는
고래되세욤. . ㅎ ㅎ

생각하게 되는 글 솜씨
그향기에 취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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