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D-Day] 축구와 문화 그리고 사회 (33) – 축구를 통해 본 포르투갈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6 years ago

한국 팬들에게 포르투갈 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축구를 잘하는 나라’라고 답을 할 것이다. 그리고 1966년 월드컵에서 북한에 5:3으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에우제비우가 생각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박지성의 멋진 골로 고배를 마셨던 포르투갈이 생각나는 팬도 있을 것이다.

포르투갈 축구를 떠올리면 또한 루이스 피구, 움베르투 코엘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피구는 세계적인 축구스타였기에 한국 팬들도 그를 뚜렷하게 기억한다. 피구는 포르투갈 역사상 최고의 윙어로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뛴 바 있다. 두 구단의 역사를 아는 독자라면 양 구단을 오간 것은 세간에 엄청난 화제가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관련글: https://steemit.com/kr/@gugguromedia/d-13-19 ]

코엘류는 2003년부터 2004년까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감독이었다. UEFA 유로 2000에서 포르투갈을 4강까지 진출시켰던 그는 한국팀 사령탑에 오른 후 아시안컵에서 베트남에 0:1로 패하고 오만에 1:3로 역전패하고 몰디브와 0:0으로 비기는 충격적인 결과를 자주 내면서 결국 사퇴하고 말았다.

호날두는 현존하는 최고의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2015년 포르투갈 축구협회 100주년 행사에서 에우제비우와 피구를 제치고 역대 최고의 포르투갈 선수로 선정된 바 있다. 포르투갈 대표 선수로서 148경기에 출전, 81골을 기록했고 현 소속팀인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292경기에 나와 312골을 기록한 놀라운 선수이다. 이전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196경기에 출전, 84골을 기록했다.

포르투갈은 현재의 명성과는 달리 2002 월드컵 전까지만 해도 유럽 축구의 변방에 있던 나라였다. 1966년 월드컵에서 에우제비우 덕분에 4강에 든 것 외에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것. 1998년 프랑스 월드컵까지 포르투갈은 본선 진출이 2회에 불과했던 나라다. 2002 한일 월드컵부터는 매회 빠짐 없이 참가 중이다.

포르투갈에는 축구가 일찍 수입됐다. 1866년에 이미 축구를 하는 학생들이 있었고 1875년에 리스본FC가 창설됐다. 그럼에도 포르투갈 축구는 왜 늘 변방에 있었을까? 독재자인 살라자르의 정책 때문이었다. 1930년대부터 60년대까지 독재를 했던 살라자르는 포르투갈 선수가 외국에서 뛰는 것을 금지했고 외국 선수의 영입도 막았다.

살라자르는 그러면서도 축구를 우민화 정책에 활용했다. 옆 나라인 스페인은 독재자가 축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외국 선수 영입을 지원했다면 포르투갈 독재자는 외국과의 교류는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축구(Football), 성녀 파티마로 상징되는 종교(Fatima), 노래(Fado)를 통해 정치에 대한 관심을 돌리도록 했다. 이를 3F로 부른다. 축구를 발전시키지는 않았지만 정치적으로 이용했던 것은 과거 대한민국 독재정권이 3S를 적극 활용한 예와 비슷하다.

살라자르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에우제비우가 득점왕에 오르자 그를 ‘나라의 보물’이라고 선포했음에도 여전히 그가 외국 리그로 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에우제비우는 훗날 다음과 같이 말해다.

유벤투스는 내가 19살 때 나를 영입하고 싶어했다. (1966년) 월드컵 후에는 인터밀란이 나에게 거액을 제시했다. 나는 세계 최고 몸값의 선수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적을 허락받지 못했다. 왜 그랬나? 살라자르는 내 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니었다. 그는 그저 노예의 주인이었다. 그는 전 국민을 노예처럼 생각했다. (출처: Goldblatt, David. The Ball is Round: A Global History of Soccer (p. 426). Penguin Publishing Group)

1968년 살라자르가 사망한 후 독재정권은 계속 이어졌지만 1974년 무혈 쿠데타인 ‘카네이션 혁명’으로 독재정권은 무너졌고 민주정권이 들어섰다. 역사가는 이를 ‘리스본의 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혁명의 결과 그동안 식민지였던 앙골라, 기니비사우, 모잠비크 등이 독립을 했다.

포르투갈의 민주화는 1980년대부터 남부 유럽,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 등에 민주화 물결이 이는데 영향을 미쳤다. 민주화는 포르투갈 축구계에도 일기 시작해 포르투갈 클럽팀들이 크게 성장했고 유럽에서도 파워하우스로 조금씩 올라섰다.

포르투갈의 1인당 GDP는 2만 달러가 조금 안 되며 인구수는 1천만 명이라 국내 리그가 빅리그로 발전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토양이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프리메이라(Primeira) 리가는 유럽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리그이다.

UEFA 리그 랭킹 자료에 따르면 프리메이라 리가는 2018년 5월26일까지 유럽 전체에서 7위에 해당하는 리그를 운영 중이다. 1위는 프리메라리가(스페인), 2위는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3위는 세리에 A (이탈리아), 4위는 분데스리가(독일), 5위는 프랑스리그, 6위는 러시아리그 그리고 포르투갈 리그가 7위다. 우크라이나, 벨기에, 터키, 오스트리아, 스위스의 리그가 그 뒤를 잇는다. 한때 유럽 8대 리그에 속했던 네덜란드는 14위로 밀려 있다. 유럽에서 최하위 수준의 리그는 코소보 리그다.

프리메이라리가 출신 선수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스타후보는 AC밀란의 안드레 실바다. 실바는 FC포르투 출신으로 2017년 AC밀란과 5년 계약을 맺었는데 아직은 세리에A에서 큰 활약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지만 포르투갈 대표 선수로서 17경기 출전해 11골을 올려 러시아 월드컵에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미드필더인 베르나루두 실바는 포르투갈 리그에서는 2군에서만 뛰었는데 프랑스 AS모나코로 이적한 후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다. 드리블이 뛰어난 기본기를 갖춘 실바는 공간 활용 능력도 좋다. 상대의 2-3명 압박 상황에서 탈압박이 뛰어난 선수로 알려져 있다.

[거꾸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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