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받은 군생활

in #kr5 years ago (edited)

군대 밥은 맛 없을 수 밖에 없다는 글을 보았다.
나는 파견 다닐 일이 꽤 많아 육군 부대에서도 밥을 먹고
공군의 여러 부대에서 밥을 먹어봤는데
대부분의 부대에서는 정말 맞는 이야기 같다

근데 우리 부대의 밥은 정말 맛있었던것 같아서
그런면에 있어서는 축복받은 군생활(?)을 한 것 같아 글을 적어본다

군대 밥이 맛없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 수백명 분의 식사를 준비함
  • 취사병의 조리 경험 부족
  • 식재료의 신선도 부족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모두 다 굉장히 맞는 이유라 생각하고
공감이 되는 이야기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 부대는 저 3가지중
단 한가지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공군을 나왔는데 내가 소속된 부대는
초소규모 부대였다.
부대원 전체가 총원 70명 정도 됐는데
70명 정도가 산에서 고립된 생활을 해야했다.

그러다보니 휴가 인원이나 파견 인원 등을 고려하면
식수인원이 자연스럽게 적을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소량으로 밥을 할 수 있어서
밥이 상대적으로 맛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가 자대 전입왔을 당시
급양병 중 짬이 높은 한명이 정말 놀랍게도
호텔에서 조리일을 하다온 사람이였다
급양병이 세명정도 됐는데 거의 최고참 급 한명이
호텔에서 조리한 경험이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식사의 질이 굉장히 높아졌다.

그리고 군대 식재료의 질은 어떤지 모르겠다.
나는 1종 담당 계원이여서 식재료 관련 일을 많이 하고
간부 옆에서 식료품 검수를 식료품이 올때마다 보조했는데
군대 식재료가 딱히 사회에 있던 것에 비해
뒤떨어진다거나 그런 것은 못느꼈다.
이것은 급식 담당하는 급양대가 어디인지에 따라 사정이 다를 것 같다.
급양대에서 식료품을 납품하는 업체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알기론 그렇다)
우리 부대를 관할하는 급양대는 괜찮은 곳이였나보다..

짬밥이 맛있었던 덕분에 부대에서 일부로 저녁밥까지 신청해서
퇴근전에 저녁밥을 먹고 가려는 간부들도 꽤 있을 정도 였는데,
나는 간부가 특별한 사유 없이 석식을 신청하는 것은
금지되어있다고 교육 받아서 그들을 말리는데
꽤 애를 먹었을 정도였던 것을 보면 먹는 측면에 있어서
나는 나름 축복받은 군생활을 했구나 하고 느꼈다.

아무튼 군대의 급식에 대해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고 군대에서 급식 관련 일을 겉핥기로나마 해봤던 나로서는 초콜렛님이 연재하려는 글이 매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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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분 공감이 가는 얘기네요.

유격대 근무할 때 유격장 관리 막사에 파견근무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인원은 선배와 나, 그리고 쫄병 한 명.

사단에서 부식을 수령하여 밥을 해먹는데, 이 사랑스러운 쫄병이 음식솜씨가 기막힌 거 아니겠어요?
짧은 기간이었지만 사회에서보다 훨씬 더 맛있게 먹고 지냈습니다.

확실히 조리자의 솜씨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대박사건!!

공감합니다.

공군 출신!!

반갑습니다. ^^

땡글님도 공군출신이신가보군요 ?? ㅎㅎ

저같은 경우에는 한 식당에서 1500~2000명이 식사하는 곳이었는데 맛이...ㅠㅠ

저도 식수인원이 그 정도 되는 식당에서 먹어봤는데 맛이 영 .. 그렇더라구요 ^^;

저희부대는 30단은 아니고 180명 정도 규모인데 역시나 급양병 역량이 많이 작용하더군요. 아버지 군번 선임, 행지로 내려온 동기가 조리학과라 기합주고 만들면 집에서 먹는 것만큼 맛있더군요.

전공자랑 비전공자랑 차이가 심한것 같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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