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몰수한 대법원 판결이 호재가 아닌 이유

in #kr6 years ago

개인적으로 소수의견을 좋아합니다. 예전에 종종 헌재 결정문을 보면서 각 사안별 논리를 정리해보곤 했는데요. 제 생각과 성향에 맞는 입장은 소수의견이 많았습니다. 제 생각이 별로 우리 사회에서 다수의 시각이 아니라는 의미겠죠.

저는 지금 블록체인 분야의 저널리스트를 하고 있지만, 그 이전엔 자본시장을 감시하는 기자가 되려 했습니다. 자본시장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기업의 진정한 가치에 수렴하는데 기여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주가는 사업적 측면에서도 기업의 가치와 별 관련 없이 움직이는 경우가 너무 많았구요. 또 저는 '기업의 진정한 가치'에 최대주주가 사익을 추구하지는 않는지, 노동자나 협력업체에 갑질하지는 않는지 등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어제 범죄수익으로 얻은 비트코인을 몰수한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고, 많은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를 암호화폐 가격에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불편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과연 블록체인 생태계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회의적이었죠. 특히 한국 시장은 ICO가 금지되서 수많은 기업과 청년들이 싱가포르 등 해외에 법인이나 재단을 설립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 혹은 계획 중입니다. 거래소의 불투명한 운영으로 인한 우려도 많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는 최소한의 대책을 내놓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 칼럼을 읽으면 알 수 있습니다.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반하는 칼럼을 쓰는 것은 부담스런 일이지만, 계란으로 바위 치는 심정으로, 제도권에서 블록체인 시장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도록 기록을 남기는 차원에서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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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많은 분들이 오해할만해요.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그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을 범죄수익으로 규정하면서 그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또 같은 법 시행령은 '은닉재산이란 몰수·추징의 판결이 확정된 자가 은닉한 현금, 예금, 주식, 그 밖에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형·무형의 재산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는 무형재산도 몰수할 수 있다"

범죄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얻은 "재산"에 대해서 몰 수 할 수 있고
은닉"재산"이란 "기타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형 무형의 재산"이라고 정의하고 있죠.

이것은 비트코인에 대한 평가라기 보다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압수할 수 있는 대상이냐를 평가한 것이지 법원이 직권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지위를 정의내렸다라고 볼 수 있는 근거는 하나도 없어요. 즉, 무형의 재산에 속한 것이라고 본 것 뿐입니다. 무형의 재산에는 많은 것들이 있어요. 채권, 저작권, 기타 등등 많아요. 그런 것과 같은 "몰수가 가능"한 "무형재산"일 뿐임을 선언한 것이죠.

이 판결을 읽거나 듣고 기분이 좋아지셨던 분들이 있다면, 그건 ㅎㅎㅎ 오해하실만 했네요.

법률신문에 자세한 판결문 내용이 나왔군요. 저도 판결문 내용이 궁금했어요. 판결 내용과 전문성 있는 식견을 공유해줘서 감사합니다.

아. 한가지를 빼먹었군요. 제가 거의 끝줄에 "그런 것과 같은 "무형"일 뿐임을..."이라고 했는데,
"몰수가 가능한" 무형재산...이라고 더 썼어야 했는데....추가하겠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덕분에 좋은 칼럼 하나 잘 봤습니다.
@홍보해
로 홍보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저도 팔뤄했습니다. 거의 모든 글을 무보상으로 쓰시네요.

대법원이 비트코인을 '물건'으로 본 것이지 화폐로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

네. 화폐냐 아니냐가 뜨거운 쟁점이었는데, 마치 어젠 그 쟁점을 잊은 듯한 분위기였어요. 그 점이 아쉽더라구요. 좀 더 차분하게 사안을 바라봤음 좋겠는데.. 보고 싶은 것만 보다보니..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판결이 나고 정치권에서 발맞춰 움직이는 흐름으로 가면 모를까.. 우유부단하게 지지부진하면서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좋은 타이밍 다 보내고, 대형 사고 터진 후에야 남탓하면서 성마른 규제를 쏟아낼까봐 두렵습니다. 칼럼 잘 읽었습니다.

네 그런 우유부단하고 지지부진한 정치권에 한번 빙의해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정치권에서 그런 오해에 대한 두려움을 듣기도 했구요.

음 저는 사람들이 화폐로 인정했다라고 생각하기보단 재산의 가치를 인정했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요...암호화폐에 투자하는 많은 사람들도 화폐로 보기엔 힘들기 때문에 암호화폐라는 용어를 좀 고쳐야한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번 판결에서 재산의 가치를 인정해서 좋은 이유는 이 가치를 지닌 것을 어떻게 규정할지 이제 법으로 아마 정해야하기 때문일겁니다. 제가 법은 잘 모릅니다만...많은 재산을 비트코인으로 바꿔 자식에서 상속을 할 수도 있고, 살아있는동안 증여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때 과연 이 가치있는 증표에 대해 법적으로 얼만큼의 가치를 매기는지를 규정해야하지 않을까요?? 꼭 규정이 아니라 경매로 처분한다고 치더라도...분명 사유재산으로 인정하게 될 것이구요.

네 저도 이번 판결이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고, 향후 법적인 성격을 규정하는데 촉매제가 되리라고 생각해요. 다만 시장의 반응은 그보다 너무 앞서가는지라, 그에 관해서 한번 써봤습니다.

좋은 글 잘봤습니다..^^

저도 팔뤄했습니다. 재미난 글을 많이 쓰시네요. 고맙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칼럼 소개 감사합니다. 잘 읽겠습니다.

코신트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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