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마음만 이렇게 힘든 걸까?" 아하! 그렇구나 명상 원리 (2)

in #kr6 years ago

그런 때가 있다. 기분이 가라앉아 도저히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은 때, 바닷속에 잠긴 듯 우울하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은 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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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기 얘는 우울해도 이쁘네. 출처: 피카츄 만화

기분이 우울할 때 매운 게 먹고 싶은 건 당연하다. 인간이라면 그렇다는 이야기 말고, 동양 의학은 슬픔의 에너지가 '폐'에 모인다고 한다. 슬픔의 쓰레기통이다. 폐도 제 나름대로 살기 힘드니까 해결책을 생각해 낸다. '매운 음식!' 떠올린 순간부터 하루 이상 미룰 수 없는 강렬한 끌림이다. 먹으면서 우리는 "맵다~ 하아 ~~~" 하고 말하는데, 이 '하아 ~~'로 폐는 막혔던 숨을 길게 내쉴 기회를 얻는다.

불쌍한 폐를 힘들게 하는 또 다른 범인은 누구일까? 바로 두뇌의 신피질이다. 갈등이, 많은 사람, 억압받는 감정이 많은 사람은 신피질이 굳는다. 어린아이가 배고프면 음식에 손을 뻗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우리는 살면서 기본적인 욕망을 억누르라고 교육받는다. 무의식적으로 욕망이 드러나 난처한 일을 겪은 적 있는가? 누구라도 경험하는 순간이다. 우리는 욕망이 들킨 그 순간 화들짝 놀란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어떤 평가를 받을까' 전전 긍긍하게 된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으로 자신을 통제한다. 생각이 끊기는 그 순간 식욕, 성욕, 수면욕이 일어나니까. 정상인이 되려고 집중하다가 결국 생각이 '내'가 되어버린다.

'나'의 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자신을 분리하고, 타인의 장단점을 서슴없이 칼질한다. '나'는 교류하고 싶다. 통하고 싶다. 하지만 두렵기 때문에 타인과 나를 구별 짓는다. 폐는 각질처럼 쌓이는 슬픔을 담는다. 그러다 너무 많은 각질을 치울 수 없게 되면? 당황한 폐는 외친다. "매운 음식을 줘!! 숨 좀 쉬자!!" 그럼 우리는 떡볶이 집으로 향하겠지.

세상을 향한 두려움이 만든 '나'라는 환상

명상에서 생각은 '내' 가 아니라고 하면 뭐 해. 생각이 내가 돼버렸는데. 예를 들어보자. '나'에게 누가 화를 버럭 냈다. 내가 다쳤다. 이제 회복하려면 한참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한 시간, 혹은 1개월, 혹은 5년 이상. 나를 다치게 한 저 사람(자식)을 용서할 수 없다. 분노가 끓어올라 자다가도 눈이 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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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된다. 적절한 표정이다. 출처: 나가레 료마

자 진정하고, 이때 방법이 있다. '나'를 0점 저울로 여기는 것이다. 내가 저울인데, 화가 났다. 그 울분을 저울 위에 올려놓았다가 내려놓는 거다. 화를 참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무도 없는 뒷산 같은 데서 소리를 지르며 화를 마음껏 내거나, 산책을 하며 울분을 삭히거나, 아니면 분노를 담아 일기를 쓰거나.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 화가 나면 화를 풀어야 한다.

그러다, 분노가 조용해질 때가 있다. 그때 0점 저울을 떠올려 '내가 '화'를 저울에 올려놓았었구나.' 하고 알아주면 된다. 이렇게 하면 어떤 체험도 0점의 저울에 올리는 무게일 뿐이다. 이 효과는..... 마음과 생각을 진짜 '나'와 분리하게 되는 거다.

내 마음의 주인은 '나'

이때 '나'는 생각이 아니다. 저울의 0점을 향하는 진짜 '나'이고 실체다, 마음이 내 것이란 걸 아는 순간 자유가 찾아온다. 아, 물론 매 순간 자유는 아니고, 사는 게 덜 힘들다는 뜻이다. 나를 힘들게 한 그 사람(자식)들을 오랜 시간 동안 떠올릴 필요가 없게 된다. 우울한 순간도 체험일 뿐이라고 스스로 다독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사는 사람, 참 멋지다. 나도 매일 0점 저울로 사는 걸 연습하고 있다. 잘 될 때도 있지만 안 될 때도 많다. 그래도 좋다. 앞으로도 우울하고 화나고 외롭고 슬픈 순간이 수없이 있겠지만, 결국 그 감정들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떡볶이를 먹으러 가는 날들이 많아질 테니까.

그냥 떡볶이가 좋으니까 먹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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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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