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하지 않고 어린이와 함께 살기..... 이야기 모음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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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가족 상담을 가끔한다. 워낙 스트레이트로 수 십시간을 고도로 집중하여 하는 것이다 보니, 금액도 고액이고 그러다 보니 대부분 이혼위기의 부부나 아이의 일탈이나 방황이 극에 달한 가족이 온다. 온힘을 다해 엉키고 설킨 문제를 풀고 방향을 바로 잡는데 100미터 달리기를 전력 질주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간혹 대단히 아이들을 잘 키운 부모들의 이야기도 듣게 된다. 훌륭한 자녀들이 암이나 질병에 걸린 부모님의 마음을 가볍게 해드리려고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감탄 할 만큼 지혜로운 이야기 몇개를 소개한다.

이야기 하나.

두 부부는 서울의 아파트에서 평생 작은 가게를 했다. 그 가게에서 아이들을 모두 키워냈는데 자녀들 참 좋은 사람들이다. 인성이 참 따듯하고 건강하고 열심히 산다. 이 자녀분들이 우리 지인이었는데 나는 일부러라도 그 부모님을 만나면 꼭 아이들 어렸을 때 어떻게 키웠는지,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여쭙는다.

"다른것은 없어요.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학교갔다 돌아올 때면 얼른 집으로 돌아와서 아이들을 맞이했어요. 아이들이 텅빈 집안에 혼자 돌아올 때 그 외롭거나 쓸쓸할까 봐. 아이들 맞이하고 아이들이 밥챙겨 먹고 숙제하고 놀라치면 다시 가게로 갔지요. 퇴근 시간이 늦어져도 언제나 아이들이 학교 다니는 동안은 그렇게 아이들을 맞이했어요."

그 어머니 말씀이었다. 부모님들 말씀을 들어보면 그냥 잘 크는 아이들없고, 그냥 엇나가거나 일탈하는 아이들 없다. 아이들의 입장이 되어서 아이들의 마음을 느껴주고 따듯하게 살펴 주는 이런 부모님에게서 그토록 마음이 따뜻한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 것이다 .

이야기 둘

5형제가 모두 결혼하여 각자 가정을 이뤘는데 이집 형제를 비롯하여 아내들까지 모두 사이가 너무 좋다. 며느리들은 시어머니께서 어딘가 좀 안좋아 보이면 자발적으로 얼른 모시고 제주도 가서 몇일 지내고 오면서 마음을 다 풀어 드리고 돌아온다. 평소에 시어머니는 시 아버지를 모시고 아내들은 남편을 조력하지만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만나면 여자들 끼리 한편이 되어 남편들 때문에 힘들었던 것을 풀어낸다. 그리고 다시 찰랑찰랑 청명하고 따듯한 기운을 가지고 집안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 가정의 평화는 시어머니의 힘인데 이분이 아주 지혜로운 분이시다. 시 아버님은 사실 그다지 능력이 있는 분은 아니셨고 오히려 조금 유약한 분이셨던듯 하다. 그러나 시 어머니는 언제나 아이들 앞에서 남편의 권위를 세웠고 아이들이 아버지의 말씀을 존중하도록 했다. 그리고 그 자신 또한 아이들 앞에서 남편의 말을 따르고 그럼으로서 부부가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시어머니께서 감정적으로 힘든 이리 많았다 한다. 그러나 아이들을 위해 참고 그렇게 하셨다고 한다. 시어머니의 노력은 바른 방향이었고 결국 자녀들에게까지 좋은 결실을 맺었다. 모든 형제들이 화합할 뿐만 아니라 며느리들은 시어머니를 존경하고 사랑한다.

이 어머니께서 어린 시절 한 아드님과 있었던 이야기가 있다. 살림이 빠뜻한데 남편 벌이는 시원치 않아서 어머님께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오형제를 키우고 있는데 한 아이가 집안에서는 엄두도 나지 않을 비싼 장난감을 사달라고 졸랐다고 한다. 아마도 학교에서 친구들것을 보았거나 티비 광고에 마음을 뺏겼거나 했을 것이다. 아이들의 성장과정에 이런 일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

"그래, 그것 같고 싶니? "

"응! 갖고 싶어!"

"그래, 엄마가 사 줄께. 그런데 집에 돈이 없구나. 혹시 이 엄마를 팔면 그것을 살 돈이 될지도 모르는데 이 엄마를 팔고 장난감을 사 줄까? "

"응, 엄마! 엄마 팔고 장난감 사줘."

아이는 장난감을 갖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말했지만 조금 있다가 다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싫어, 장난감 안가져도 되. 엄마 팔지 마."

그리고 아이의 장난감 타령은 사라졌다. 글쎄, 이런 방식이 워낙 많은 정보에 노출된 요즘 아이들에게 먹힐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주목하는 것은 안돼! 라고 하지 않은 어머니 방식이다. 엄마를 팔까? 하는 말은 아이에게 협박이 될수도 있었겠지만 "어떻게든지 네가 원하는 것을 엄마는 해주고 싶다."는 엄마의 마음을 전달했던 것이고 아이는 그 마음을 느꼈던 것이다.
"안돼!"로 거절하지 않고 "그래, 해줄께!"로 거절한 어머니의 방식이 대단히 설득력이 높은 방식이다.

이야기 셋.

장문충이 되기 싫어서 더 많은 이야기는 놔두고 가장 좋은 이야기 딱 하나만 더 소개한다. 이것은 체로키 인디언의성장기에 대한 이야기인데 아름드리 미디어에서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로 출간되었던 이야기다. 육아서로 나는 언제나 이 책을 예비 엄마들에게 권한다.

부모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이가 산속에 사는 인디어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서 같이 살게 되었다. 아이는 다섯살 이었다. 할아버지는 아이를 인디언 방식으로 키워야 했다. 어느날 저녁 할아버지는 아이에게 말한다.

"내일 새벽 할아버지는 산에 갈 건데 너도 같이 가고 싶으면 따라와도 좋다. 그런데 네가 같이 가고 싶으면 네 힘으로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 사내라면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날줄은 알아야 하는 법이지. 난 깨워주지 않을 거다. "

고작 5살 아이에게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새벽이 되었을 때 할아버지는 아이의 방 벽에 쿵쿵 부딪히기도 하고 , 할머니에게 큰 소리로 뭐라고 뭐라고 하는등 할수 있는 한 온갖 시끄러운 소리를 다 내셨다. 꼬마는 그 소리에 잠이 깨우서 약속시간보다 훨씬 빨리 일어나 밖에 나가서 먼저 할아버지를 기다렸다.

뒤에 나온 할아버지는 아주 놀란 표정으로 "벌써 일어났니?" 하고 물었다. 꼬마는 은근히 자랑스러워져서 "네!" 하고 대답했다.

NLP니 최면이니, 비폭력대화니 수많은 코칭법 대화법들이 교육되고 있는 현재이지만 이 인디어 할아버지의 방식은 그 모든 기법을 다 합친 이상으로 완벽하다.

"할아버지는 내일 새벽 산에 갈건데 만약 네가 가고 싶다면 따라와도 된다. " 내일 할아버지와 산에 같이 가야 한다.는 의무나 제시 혹은 강요가 아니다. 만약 네가 원하면 따라와도 된다. 그 말의 뒷면에는 원치 않으면 오지 않아도 된다는 허용이 숨어있다.

이때 아이들은 자신이 존중받는다고 느끼며 자율적으로 결정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대화법에는 싫증이나 저항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아이들도 어른들 처럼 기꺼이 존중받으면서 자율적으로 스스로 선택하여 경험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한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작은 도전을 하나 준다. 이 도전은 인디언의 삶을 방식을 배우는 것, 즉 산에 따라오는 것이 그 자신의 선택임을 더욱 확고하게 해준다. 그리고 자신의 도전에 대해 마음을 모아 집중하게 만들어 준다. 또한 이제 5살 꼬마가 어디로 향해 성장해야할지 방향성을 일러주는 것이기도 하다. 산에 가는것은 이제 꼬마에게 사내가 되는 것을 넌즈시 암시하는 것이다.

"모름지기 사내라면 자기 힘으로 일어날 줄은 알아야 하는 법이지."

그리고는 아침에 내버려 두지 않는다. 온갖 시끄러운 소리로 아이를 깨워 놓고는 아이에게 놀란 척하고 말한다.

"벌써 일어났니?"

아이가 작은 도전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도록 간접적으로 지원해 놓고 그것을 아이가 스스로 해 낸것이라고 믿게 만든다. 아이는 이 작은 도전으로 인해 작은 성취감을 느낀다. 성취감을 느끼면서 뭔가를 시작하고 그리고 그 작은 성취감은 계속해서 주어진다. 아이는 그 일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일을 통해 성장하지 않을 수 없다.

부모는 아이를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와 함께 사는 것이다. 제대로 된 교육을 보면 볼수록 그렇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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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교육뿐만 아니고 관계라는 것은 다 "말"에서 비롯되는 건데 말입니다. 그게 생각보다 잘 안되어진다는게 문제입니다. 반성합니다!!

아이 엄마로 모두 크게 와 닿네
거절하는 법도, 인디언 할아버지 이야기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좋은 글 읽고 배워가요. ^^

너무 재미있는 글 잘 읽었어요. 아이를 친구처럼 대하고 사랑하고 물고말고 하는게 다가 아닌데... 여러가지 반성이 됩니다. 그래도 너무 완벽한데요 어떻게 저렇게 살아요 흑흑 ㅜ 뭣보다 시어머니 모시고 제주도 가서 시간 보내고 온다는 그 며느리 개인적으로 만나보고 싶네요 ㅎㅎ

그게 다 시어머니 공덕이더라구요. ㅋ 참 존경스런 집안이죠? ㅋ

[수동나눔]무조건-수동보팅 32회차 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억지로 하려는것보다 역시 자연스럽게 교육시키는것이 중요한것 같네요 말씀대로 그냥 착한 아이 없고 그냥 엇나가는 아이 없나봐요

네 같은 생각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저는 어린시절에 항상 빈집에 왓었는데,
저도 그게 싫긴 했었어요, ㅎ 그래서 그런 부모님은 되고싶지않아요 물론 안좋은것은 아닌데, 빈집이 썩 유쾌하지 않았던것 기억이 나거든요 ㅎ 여러가지 어떤 아버지가 되어야 하는지 고민이 많은데 좋은글 감사합니다

예. 빈집은 아이들에게 텅비고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을 주는것 같습니다. 거기서 늘 누군가를 기다리게 되죠. 좋은 부모님이 되실겁니다 .비오는 오늘 이네요 평온한 하루 되세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오치님 늘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두번째 이야기에서 저희어머니가 늘상 말하시던 "나를 팔아서 사라라는 말"과 세번째 이야기에서 저희 아버지가 "가고싶음 그때 준비하고있어라" 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ㅎㅎㅎ
지금 보면 저를 잘 키우신거였네요.....글보고 다시한번 깨닫습니다.

좋은 부모님밑에서 훌륭하게 성장하셨군요. ^^ 넘 좋네요.

감사합니다.ㅎㅎㅎ
하지만 외부의 영향도있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하신만큼 훌륭하게 크지는 못한것 같습니다..ㅎㅎ;

저흰 인디언식에 가깝네요.

다만 저희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지 않는 선택을 존중했고
그러면서 지식이 아닌 성장이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성찰하고 답을 찾아간 거 같아요

와, 정말 존경스러운 부모시네요. 제가 따라가지 못할, 많이 배워야 할 훌륭하신 부모님들도 참 많으세요. 많은 이야기 나눠 주세요

한 인격체로 봐준다면 그것보다 진심이 더 잘 통할까요?? ㅎㅎ
좋은글 너무 감사합니다

아이를 한 인격체로 존중하면 넘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평온한 저녁 되세요

저는 아이들이 대학생입니다.
지나고보면 잘 한것도 못 한것도 있겠지요.
부모가 된다는 건 참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정답은 없지만 저는 아이들에게 공부도 중요하고 다 중요하지만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아이들에게 그걸 강조합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모든 부모는 또 다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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