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essay #08] 때론 의도하지 않았던 사진이 작품이 되기도 한다.

in #kr6 years ago (edited)

사진을 찍다보면 우연히 얻어걸리는 장면이
하나의 작품처럼 나오기도 한다.
이번 포스팅의 주제가 바로 그런것들이다.


#1 접선 contact

20160424-DSCN2248.jpg
Nikon p900s | 57.10mm(FF320mm) | 1/400s | f/5.0 | iso100 ⓒjay4u

피사체를 꽃의 수술에 포인트를 주고 멀리서 주밍으로 잡은 샷이다.
사진을 찍을 때만해도 몰랐던 곤충 한마리가 함께 잡혔다. 연사를 긁은 것도 아닌 단 한번의 샷이 기막힌 타이밍이 되어 접선이라는 그 제목과 같이 비밀스럽게 만나듯 소리소문 없이 꽃을 향해 날아가는 곤충의 장면이 인상적이다.

#2 날개짓이 花가 되어 The wings make a flower.

20160424-DSCN2254.jpg
Nikon p900s | 35.7mm(FF200mm) | 1/1250s | f/4.5 | iso100 ⓒjay4u

이 사진 역시 이 장면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꽃 주변을 멤돌던 나비 한마리가 인상적이었고 한 프레임 안에 나비의 날개짓과 꽃을 함께 담고 싶었는데 카메라 앵글을 몇번이나 벗어나던 나비가 마침내 카메라 앵글 기준 옆으로 안착하여 날개와 다리 그리고 몸에 나 있는 잔털까지 세세하게 담아낼수 있었다. 마치 또 하나의 꽃이 된 것처럼...

#3 빛에 바래다 Fade into the light

20160424-DSCN2255.jpg
Nikon p900s | 53.5mm(FF300mm) | 1/2000s | f/7.1 | iso100 ⓒjay4u

exif 정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2천분의 1초라는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워낙 강렬한 햇살의 역광이라서 노출 오버가 되어버렸다. 렌즈 플레어를 넘어서 한쪽 구석이 완전히 날아가버린 샷이 되었지만, 이 역시 의도치 않게 오히려 장면에 개성을 가미하여 입체적인 사진이 될 수 있었다.

#4 흑백, 그 실루엣의 매력 Black and white, charm of the silhouette

20160424-DSCN2258.jpg
Nikon p900s | 67.8mm(FF380mm) | 1/3200s | f/8.0 | iso100 ⓒjay4u

20160424-DSCN2259.jpg
Nikon p900s | 39.9mm(FF220mm) | 1/3200s | f/8.0 | iso100 ⓒjay4u

둘 다 비슷한 장면으로 모두 느낌적인 느낌을 보여준다.
각각 로우키와 하이키로 촬영된 것처럼 보이는데, 이 당시 본인은 로우키와 하이키가 뭔지 몰랐다. 위의 3번 '빛에 바래다'는 작품처럼 전적으로 카메라 노출 조절과 측광 조절을 어떻게 하는지 전혀 모르기에 단순히 프로그램 모드로 촬영 했기에 나온 결과물이다.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운적도 없고, 단순히 유튜브가 선생이 되어 영상 몇개와 책 한두권 읽어본게 다인 나에게 있어서 사진을 좀 더 잘 찍어보겠다는 욕심이 생긴 이후, 실력보다는 장비빨에 의존하려고 하는 것 같다.(이 마저도 렌즈 3개와 바디 1개가 전부지만..)

위 사진들은 모두 2016년 봄에 찍은 것들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제대로 된 지식 없이 무작정 보고 땡기고 찍으면 전부인 줄 알았던 시절이었다. 당시엔 실패작이거나 우연히 얻어 걸린 사진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에 와서 느끼는 것은 오히려 의도치 않은 것이 때론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 이다.

사진이란 그런 매력이 아닐까?

니콘에서 출시한 p900s는 휴대폰에나 들어갈법한 센서로
최대 풀프레임 환산 2,000mm라는 괴물같은 슈퍼줌을 탑재하고 있는 똑딱이 카메라다. 슈퍼줌 하나만 믿고 가는 계륵같은 카메라지만, 꼬박 1년 전, 현재의 카메라 Olympus OM-D E-M1을 중고로 들이고 난 뒤에는 장농 속에 처박아 두고 가끔 달 사진이나 찍을 때, 꺼내들고 있다. 이제는 놓아줘야 할 때가 오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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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형은 꽃도 예쁘게 찍네~ㅎㅅㅎ

저때의 난..셔터를 누르기만 했을뿐, 카메라가 80% 다 해준거 ㄷㄷ

꽃사진이너무 아름답습니다~

감사합니다. 가끔씩 꺼내볼 때, 액자로 만들고 싶은 것들이 간혹 있습니다.

아무리 우연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멋진 사진들입니다~!

때론 정확한 샷보다는 우연히 얻어 걸린 것들과 핀이 나간 사진이 더욱 뛰어난 작품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한 사진들입니다.

사진계에 금손이신가요?
제가 찍으면 항상....ㅠㅠ

전... 바둑은 똥손입니다. ㅠㅠ

절묘한 타이밍에 찍으셨네요.

덕분에 감각적인 장면이 될 수 있었어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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