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 생활에서 단점은 무엇일까요?

in #kr6 years ago

이민 생활의 단점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만년 경조사 지각생의 단점

가끔 한국에서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합니다. 가족의 와병이나 부고 같은 일들입니다. 좋은 일도 생깁니다. 그런 때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할 수 없다는 건 사람에 따라 큰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안타까움의 정도 차이가 좀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대부분 친척이 캐나다-미국 거주자기 때문에 거리감이 좀 덜합니다. 부모님은 이민 오셨다가 한국에 나가 계신 거고, 아직은 '젊은 노인'이시라 마음만 먹으면 캐나다 오실 수 있고요. 즉 "마음만 먹으면 찾아뵐 수 있어." 인 거죠. 그런데 제 처는 고령의 부모님과 대부분 친척이 한국에 계셔서 "가보고 싶은데 못가"라서 더 마음을 쓰게 됩니다. 아이들에게는 한국은 외국입니다.

이민자끼리 알면서도 입 밖으로는 자주 이야기하긴 어려운 문제인데, 부모님 변고에 늦을 수 밖에 없는 부분은 가장 큽니다.

가벼운 향수

저는 캐나다 생활을 한국보다 편안해합니다. "이역만리 타국에 거주하는…." 이런 심정으로 매일을 살았다간 정신적 스트레스를 못 견딥니다. 캐나다가 '타국'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 나라'라고 생각하고 삽니다. 그러나 가끔 한국에 대해 그리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건 애국적인 그 무엇이 아니라 주로 먹고 싶은 그 무엇입니다. 특히 스팀잇이나 그런데 치맥이나 칼국수나, 콩국수, 냉면, 족발, 보쌈, … 그런 거 올리시면 8800km 밖에 있는 어느 남자는 머리를 싸매고 외칩니다. "FOOD PORNO!"

식당 식사 가격은 밴쿠버와 비슷한데, 밴쿠버는 세금에 팁도 15% 정도 주기 때문에 한국이 약간 더 저렴한 편입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한식의 수준이 일단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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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토요일 늦은 아침,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브런치를 우아하게..... 마음의 소리: "우아고 나발이고 어제 스팀잇에서 본 보쌈이 먹고 싶단 말이다! 굴이 들어간 김치를 내놓으란 말이다!!!" ... 우아하게 캐찹을 뿌려서...


문화적 소외감 또는 거리감?

이 점도 사람마다 그 정도가 다를 겁니다. 저는 아웃도어 가이라 북미 서부를 사랑합니다. 갈 곳이 얼마나 많고 즐길 곳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돈과 시간이 문제지. 그래서 제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만…. 한국의 도시 남자/여자였던 분들은 이 시골의 삶을 정말 지루해합니다.

한국의 유행이나 문화에 몰입해서 살아왔던 분들은, 캐나다 생활에서 발생하는 한국과 거리감을 사람에 따라 상실감이나 단절감 수준으로 느끼는 분도 있는 듯합니다 단절이란 게 상당히 큰 묵직한 바위가 앞을 가로막은 듯한 느낌부터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강이 앞에 있는 느낌까지 그 정도가 다양합니다. 이게 심해지면, 캐나다 지옥, 한국 천당까지 논리의 비약이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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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외국이 됩니다. 그 거리감, 사람마다 소화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방탄 소년단 좋아해? 한국 살아야 즐기기도 좋아요.


모든 불행은 이민 탓?

저도 가끔 이민 와서 이런 일이 생긴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할 때가 있었습니다만, 그건 마치 고민이 있다고 술 퍼마시는 거와 비슷한 행동입니다. 술값만 나가지 문제는 전혀 해결 안 되듯. 이민 선택에 대해 불만만 품지 실제 문제는 해결 안 됩니다. 대체로 문제는 풀질 않으면 그 강도가 심각해질 때도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한 5년 정도 지난 시점에 "이민 왔기 때문에…."라는 가정이 무의미해지더라고요. 그리고 26년을 캐나다 살면서 이민자라는 생각을 거의 안 합니다.

한편으로 캐나다에서 대체로 행복한 사람은 조용한 편입니다. 인스타그램에 사진 자랑 정도나 할까요? 지옥처럼 사는 분들은 죽겠다는 얘기를 인터넷에 자주 올립니다. 검색에 자주 걸리는 정보는 전자보다는 후자 같더라고요. 아무래도 그 얼얼한 자극성이 더 기억에 남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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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최근 고민... 스노슈즈 새거를 사야되나 말아야 되니... 스틱까지 한 세트로... 코스코가 날 유혹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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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김치 외에도 문제가 많군요
김치배달갑니다 ㅎㅎ20180804_103640.jpg

허어어어억~!! 이 은혜를 어찌 갚을까요... 부들부들....

저 또한 유학을 10년 동안 했지만 이민은 또 다른 세계인듯 합니다. 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 :)

유학을 오래 하셨네요. :) 감사합니다.

그래도 한국에서 보면 캐나다는 천국처럼 보이죠.
저도 떠나고 싶네요.

오셔도 잘 지내실 거 같은데요. :) 천국은 아니고 998당 정도...

인터넷 환경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시골(?)이라고 하셨는데, 속도에 문제는 없는지?
주변 카페나 식당에는 어김없이 속도 빠른 wifi가 있는지?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 LTE가 유지되는지?

그저 막연히 한국보다 인터넷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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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속도는 문제 없어요. LTE는 도시/시골 마을까지는 유지되나, 제가 종종 가는 산속 같은 데 들어가면 끊깁니다.
카페나 식당에서 와이파이는 대부분 무료 제공하고요. 속도는 글쎄요. 제가 한국에서 안 써봐서 비교는 어려울 듯.
인터넷 보급은 한국이 빠르기는 하지만, 어차피 좋은 장비 사다가 설치하면 되는 설비 산업인지라 꾸준히 따라가고 있어요. 그리고 만약 맥이나 리눅스 사용자라면 사용 환경은 한국 보다훨씬 나을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 제가 잘 적어놨다가 한국 가면 사주시는 걸로 알께요.

예전에 뉴질랜드 장기 여행 중, 비슷한 이야기를 꽤 들었습니다. 한적한 도시, 5, 6시면 문닫는 상가들. 자연 자연한 그곳에서 어떤 여행자들은 우울증까지 ...

멋지게 즐기시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

음 뉴질랜드는 많이 한적하다고 들었습니다. 밴쿠버는 요즘 들어 10시~12시까지 여는 상가도 늘었습니다. 도시화가 많이 돼 고층 건물도 많이 들어섰고요. 저는 오히려 도시화 한 곳을 피해 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한적한 곳으로.

즐거운 스팀잇 생활하시나요?
무더위야 가라!!!!

지금 소나기가 내리면서 시원해졌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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