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찾아온 특별한 경험....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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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부부에게 있었던 아주 특별한 경험을 쉐어 할까 해요~~~

때는 2017년 3월! 매서운 추위가 뉴욕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었던 어느 날이었어요.

바람도 무지하게 불고 겨울이 끝날거 같지 않던....우리 샵 밖에서 어떤 남자가 전화기를 붙들고 한시간이 넘도록

왔다갔다 하는거에요. 무슨일인지 빼꼼 하고 나가보니 아주아주 작은 새끼 비둘기가 몸을 움추리고 달달달달 떨고 있읍니다.

남자는 타주에서 온 사람인데 가던길을 가지 못하고 동물 보호소에 계속 전화를 한다고 해요
아마도 그가 사는 동네에서는 이런 신고에 바로 와주는 모양입니다.

새끼 비둘기는 눈을 감은채 우리 샵 쪽을 향하고 떨고 있어요 ㅡ.ㅡ
마음은 안됬지만 뭐 어떻게.....난 다시 문을 닫았읍니다.

그러고도 한참을 발을 굴러대던 방문객 이 안보여서 그냥 그런가 보다 했죠...

어느덧 퇴근시간, 깜깜한 밤이 됐어요...잠깐 밖으로 나왔는데 어쩜 새끼 비둘기가 아직까지 그러고 있네요.
이제 몸이 얼어붙은듯 해요...
이건 그냥두면 죽을거 같다는 생각에 도저히 그냥 두고 볼수는 없겠더라구요.

서둘러 큰 타월을 들고나가 감싸고 데리고 들어 왔어요
몇몇 남아있던 손님들이
안된다 ,바이러스 옮긴다, 빨리 전화해서 데려가라고 해라 ,등등 겁을주네요.

내 머리속에는 이걸 남편한테 뭐라고 말하지? 그 생각밖에 없었어요 ㅎㅎㅎ
그때 당시 난 막 시작된 갱년기로 남편하고 시시콜콜 으르렁 대고
사는게 헛헛하고 재미가 없고 그럴때였어요 . 별거 아닌거에 눈물이 또르르 떨어지는 ㅋㅋㅋ일명 오춘기!

암튼 난 결심하고 남편에게 전화를 합니다.
나.......오늘 비둘기 새끼 데려가!
남편....뭐? 미친거야?
나.......몰라 암튼 데려가!
남편....니 맘대로 하던가!

결국 난 박스를 하나 구해서 타월을 깔고 얼어가는 비둘기를 넣어서 기차를 타고 집에 왔읍니다.

집에 오자마자 보일러 실에 프라스틱 박스를 놓고 일단 물하고 쌀을 빻아서 넣어 줍니다.

이놈이 똥을 싸네요 ㅋㅋㅋ 살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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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라고는 전혀 관심도 안중에도 없었던 우리는 졸지에 새 부모가 되었읍니다.
( 우리남편은 날개달린거 먹지도 못해요 새는 무서워 합니다)
너무 몰랐던 탓에 missy usa 란 포털 사이트에 문의 해 봅니다 사실 그때까지 비둘기 인지도 몰랐어요 ㅎㅎ
사진을 찍어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문의하니 친절한 어떤 분이 비둘기 새끼 같다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시더라구요.

암튼 그때부터 우리부부의 비둘기 엄마되기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남편은 다음날 바로 펫샵에 가서 케이지와 새 푸드 를 사가지고 옵니다.
날이 아직 추워서 보일러실 밖으로는 못나옵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내려가서 쓰담쓰담 해주고 밥을 먹는지 똥을 잘 싸는지 살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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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이 친구한테 ‘쿠쿠’ 라는 이름을 붙여 줬어요.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잘 움직이지 않던 쿠쿠가 드디어 내가 다가가면 반응을 합니다!
너무 신기한 거에요 밥도 다 엎어가며 ㅎㅎ 또 주워먹어가며..
다행이 그렇게 건강을 되찾아 가고 있어요...
4월이 왔읍니다 아직은 춥지만 얼어 죽을 정도는 아니어서
이제 쿠쿠를 데크로 내어 놓읍니다.
쿠쿠도 좋은지 운동장 나온 꼬마 마냥 뛰뚱뛰뚱 걸어 다니네요.

폭풍서치로 비둘기에 대해서 공부합니다. 이놈이ㅡ암놈인지 숯놈인지...
아무리 봐도 우리 눈에는 분간이 안가요~~~ 뭐 암놈이면 어떻고 숯놈이면 어때요~~~

그렇게 몇주가 흘렀읍니다. 보통 비둘기는 4~5 주 정도면 털이 길면서 날개짓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우리 쿠쿠는 성장이 늦는거 같아요.
할수 없이 날개짓 연습을 시켜줍니다. 서툰 날개짓으로 내 팔에서 푸드덕 거리던 쿠쿠를 잊을수가 없어요.
서툴게 배운 날개짓으로 옆집 데크로 들어가 돌아오지 못하는 쿠쿠를 유인해 내느라 애먹다 결국 남편이 나무 한짝을 뜯고 꺼내온 에피소드는 지금도 우리 술자리에 추억거리로 종종 얘기하곤 하죠.
하루는 지붕 위로 올라가 하룻밤을 꼬박 안들어 온적이 있어요.
얼마나 걱정되었었는지.... 다음날 ‘쿠쿠’ ‘쿠쿠’ 하고 내가 목메어 부르는 소리에 어디선가 날라오는데 진심 눈물 나올뻔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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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8주정도가 지나고 어느덧 울음소리도 바뀌고 깃털도 제법 다 큰 비둘기의 모습이 되어 갑니다.
아침에 눈을뜨면 날라가지 않았을까 하는 조바심에 데크 문 먼저 열어요.

휴일을 온통 쿠쿠와 보내게 되었어요.
그 날도 쿠쿠 나는 연습을 시킨다고 팔에 올려 날개짓을 유도 했죠......
그리고 전에 없던 힘찬 날개짓으로 높게 날더라구요.....
그리고 그렇게 쿠쿠는 떠났읍니다.

지인 말로는 숯놈은 나가서 암놈을 데리고 들어와 순식간에 패밀리를 만든다고 해요
암놈은 나가서 숯놈 따라 숯놈 보금자리로 간답니다...ㅎㅎㅎ
쿠쿠는 암놈이었나 봅니다 다행이죠....
하지만 아쉬움이 많아요
쿠쿠와 함께한 8주 정도 되는 시간에 우리부부는 힘을합쳐 쿠쿠를 성장시키고 날려보낼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며 한층 돈독해졌고
웃음이 많아 졌읍니다. 여기에 다 쓰지는 못하지만 저 쪼끄만 놈이 우리에게 남겨준 소중한 추억은 한보따리 꺼내놀 정도로 많이 쌓였답니다
아직까지 다행스럽게? 다시 돌아 오지는 않지만, 쿠쿠의 세상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우리 부부의 미션은 성공한 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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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가끔씩 웃으면서 쿠쿠 안부를 묻는 손님도 있고,
우리 부부는 지금도 거리에서 비둘기를 마주치면 알수없는 미소가 나옵니다.

쿠쿠는 기억할지 모르지만 우리 부부의 마음 속에는 쿠쿠가 잠깐이었지만 가족이었다는 이름으로 기억 됩니다.
세상에 우연인건 없다는 말처럼 쿠쿠가 우리 부부에게 그 시간 꼭 와줘야만 했던 까닭이 있었던거라고 생각합니다.

노트북이 해킹 되는 바람에 백업도 못시키고 모든 파일이 날라가버린 탓에 쿠쿠사진이 남아 있는게 별로 없는게 너무 아쉬워요.
언젠가 가버릴걸 알았기 때문에 사진 많이 남겨 뒀는데....
쿠쿠야! 여기 인간 세상에서 너를 기억하는 인간들이 있단다! 잘 살으렴!!!
우리도 니 덕에 아직까지 ㅎㅎ 잘 살고 있단다!

ps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데크가 지저분한건 이해해 주세요~~~ 저때 막 봄이 시작되어서 정리하기 전입니다. ㅎㅎㅎ
혹시 비둘기를 키워 보시려 한다면 엄청난 양의 💩 을 치울 각오를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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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가 좋은 추억을 남기고 갔군요 ㅎ
마치 아이처럼 쿠쿠도 두분사이에 좋은 연결고리가 되어준것 같아요 ~

네 토토파파님 쿠쿠가 그런 역활을 충실히 이행하고 떠난거 같아요!
그 후로 작은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어요.
감사해요~~~~~~

예전에 톡방에서 들었던것같아요
여전히 정원이 넘 아름다우세요 ^^

크리님~~~ 기억력 짱!
스쳐가는 얘기로 했었는데 ...
전 크리님이 워낙 인기가 많았어서 저 기억 못할줄 알았어욤...
사소한 이야기 까지 기억을 하시니 또 감동이네욤^^
천하님과 진범님 소식도 궁금하군요....그 분들은 코인계의 대부가 되셨겠지요 ㅎㅎ

에이 인기라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온라인에서의 인기는 부질없,,,,ㅋㅋㅋㅋㅋㅋㅋ
사람인연이 참 신기한것같아요
작년애 스님 울팡님하고 잘 모르던 시절에 미국 여행이 파토나서 넘 아쉬웠는데 뉴욕 가게되고,,
또 다시 못뵐줄알았는데 스팀에서 만나고^^
천하님 진범님 톡방은 나온지 오래되서 잘모르는데 진범님은 리플로 어마뮤시 수익올리시고 좋은집으로 이사하셨다는 얘기만 ^^
저희도. 올해 졸업해야지요,,, 스팀잇도 스님그림자
밟아 제이님 울팡님 다 만났으니. 좋은분들 그림자
밟아 올해 꼭 큰 수익 봐여 다같이 ^^

와.. 사랑과 정성으로 키우셨군요^^. 저두 애조인이다 보니 새만 보면.. 눈이 가게 마련인데요~ 지금은 부모님이 대신 키워주고 계시지만 우리 앵무새 뚱이만 보면 너무 이쁜건 매한가지랍니다^^

그쵸 ㅎㅎ 새는 잘 몰랐는데 정말 하루하루 성장이 빠르더라구요.
꽤 똑똑한거 같기두 하구
테이블에서 커피 마시고 있을때 바로 밑에서 자리잡고 앉아 있으면 꼭 강아지 같았어요 ㅎㅎㅎ

맞아요. 제가 키우는 아이도 껌딱지..를 넘어섰지요.. 항상 붙어있으려고 하고 아기새들은 평균 3주정도만 되도 털이 다 나고 완전 다 커버리더라구요^^

ㅎㅎㅎ hyominute 님은 정말 애조인 이시군요 ...
무엇인가에 애정을 쏟는다는건 나를 사랑한다는 의미이기도 한거 같아요
뚱이랑 언제까지나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간만에 뚱이네 부부 사진 한장 올리고 갑니다.
왼쪽이 땡이 오른쪽이 뚱이에요~

와우 얘들은 완전 클래스가 다른.....
완전 이뿌네요! 똥도 안쌀거 같음요!

쿠쿠야 넌 무슨 복으로 마미 샵 앞에 있었니?
쿠쿠가 알았나봐- 마미가 자기 구해줄거...
너무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고..
마미가 이렇게 글을 잘 썼나 감탄을 ㅋㅋㅋㅋㅋ
늘 심금을 울리는 따뜻한 글 써줘서 고마워요!

그게 인연이라고 할까나~~~ ㅎㅎ
따님하고도 이런 인연이 되고 싶은데......
잠시 세상에 떨고 있을때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그랗게 하자고 따님! 콜?

두말 할거 없이 완전 콜이죵~~~ 💕😍😘

에일리님은 좋겠어요. 저런 마미 있어서.

완전완전 좋아요. 든든하고 마음씨 뜨끈뜨끈한 마미 💕

아 부러워. 내가 먼저 케이티님한테 마미라고 부를걸 그랬어요 ^^

우!! 정말 감동적인 스토리 입니다! 마음이 따듯한... 제 마음도 따듯해 집니다. 좋은글 계속 올려주십시요! 열정적으로 활동하시는것 같아 저도 좋습니다 ㅎㅎㅎ

네 제이님~~~ 올 한해는 스팀잇에 열정을! ㅎㅎㅎ
지나고 보니 작년에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네요..
반가운 방 식구들 만난것 까지 하면 내 인생에 변곡점 이었나? ㅎㅎㅎ
올 하반기 투더 문 입니꽈?

천사부부시네요..😊

에공 천사까지야 ㅎㅎ
저 시기에 쿠쿠 아니었음 우리 남남 되었을지도 몰라요 ㅡ.ㅡ
쿠쿠덕을 우리가 본거죠.
갱년기가 좀 무서워요 ㅎㅎㅎ
캔스타님 처럼 세상을 그렇게 아름답게 볼수 있고 담아낼수 있다는게 순수한 영혼이 아니라면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저두 갱년기는 겪었죠.ㅎㅎ

헉 설마....
20대 아이세욤? ㅎㅎㅎ
저도 20대 할렵니다.

저 20대 지난지..정말오래되었죠.ㅎㅎ

아 정말 캔스타님 궁금합니다!
캔스타님 에너지를 얻어야 겠어요.
갱년기를 지혜롭게 보내는 비법이 있으시면 슬쩍 던져주세요!

아마 이민올때 나이에서 생각이 멎어서 그런것 같아요. ㅋ

잘 읽고 갑니다...ㅎㅎㅎ
감동적이네요...ㅎㅎ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죠..
얻은게 더 많아요.

아침에 일어나시면 제가 리스팀 한거 보시고 조건 맞으면 무상임대 빠르게 신청해 보세요!

네 감사합니다 볼게요!

해외거주 하셔서 빠르시네요. 화이팅입니다

제시님 덕분에 신청했어요 ^^ 감사합니다 저도 나중에 새끼 고래 되면 ㅋㅋㅋ 뉴비분들 위해서 좋은일 하겠읍니다!!

뭘 뉴비를 위해서 좋은일을 해요~ 그냥 본인과 주변을 위해서 더 살아가세요! 그게 짱이랍니다. 세계 평화는 슈퍼맨이 지켜줄꺼니까요 ^^

ㅋㅋㅋ 제시님 짱! 혹시 제시님이 슈퍼맨 아니세욤?

작은 생명이 준 잠깐동안의 행복이지만 추억은 오래 남을것같아요. 매일 아침마다 쿠쿠를 찾는 마음이 참 행복하셨을것같아요 ^^

네 옥자님 제가 냥이 집사인데 냥이하고는 또 다른 매력이 있더라구요..
똥만 아니면 정말 집안에서 같이 놀고 싶은...
집안으로 넣어달라고 방충망을 쪼아대던 쿠쿠..... 정말 지능은 냥이보다 더 똑똑한거 같았어요^^
정 많이 들었었는데.....행복은 참 엉뚱한데서 오기도 하더라구요~~

어머 정말 마음 뭉클해지는 글이네요. 마음씨 착한 케이티님 덕에 생명을 하나 구했네요. 지금은 어디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을지 어느 도시에 있을지 궁금하네요.

카렌님 안녕하세요~~~지금쯤 카렌님 사는 도시에서 빅 패밀리 꾸미고 살고 있을지도 ㅎㅎ
비둘기가 엄청 가정적 이래요 한평생 한 배우자와 해로 한다는군요 멀리서도 배우자를 바로 찾을수 있다네요..
아름답죠! 30년 이상을 산다고 하니 아마도 넓은 하늘을 누비며 잘 살고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카렌님도 포스팅 시작 하시죠?

저도... 언젠가는... 하겠죠? ㅋㅋㅋ

저 두근두근 합니다 ^^ 전 1시까지 가게 들어갈 예정이에요
전화주세요... 내일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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