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ballet]유니버셜발레단 지젤을 보러가다. 잘보고왔으나, 엉망진창 후기(feat본판과 무관한낙서)

in #kr6 years ago

발레의 우아한 춤과, 지젤이라는 환상적인 프로그램은 하나의 공연을 맛보고도 계속 찾아보게 되는 중독성을 지닌 것 같다. 발레뉴비, 완전 초초초보 입문단계이면서 나는 지지난주 주말을 마다하고 지젤을 두 번째로 보러가게 되었다! 첫 번째는 예술의 전당의 국립발레단. 두 번째는 유니버셜 발레단..!!

이번후기에서는 잠시 유니버셜에서 제작한 지젤관전포인트 영상링크를 들고왔당.
마냥 봐도 이쁘지만, 조금은 발레 동작이나 관전포인트랑 스토리를 알고 본다면 더 재미있다는 사실!
2018 유니버설발레단 지젤 Giselle 관전포인트
(사실 영상속 선생님의 몸짓이 너무 이뻐서 세번이나 돌려봤다는 나...일단 저작권을 조심해야 하기때문에 링크를 올려드립니다.)

1부에서는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시골처녀인 지젤이 자신의 귀족신분을 감춘 알베르히토라는 남자와 사랑에 빠져, 춤을 추며 마을의 축제를 즐긴다. 다른 인물들과 달리 푸른빛의 순수하고도 청초한 이미지를 풍기며 처음 등장한 지젤의 의상은 파란색이었는데, 모두 되게 해맑으면서도 밝고 화사하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때 묻지 않은, 시골처녀이면서도 사랑스러운 느낌이랄까? 그래서 독무나 군무에서도 모든 춤들이 아름답고 발랄하다. 뭔가 엄마미소하면서 바라보게 되는 1부의 춤들..!!

하지만 항상 이야기의 시작이 평화로우면 꼭 위기가 찾아오는 법이다. 1부 막바라지에서는 지젤이 알베르히토의 신분을 알아버려, 배신감과 충격으로 미쳐가는 장면이 나온다. 칼을 거꾸로 들고는 빙빙 돌면서 머리를 풀어헤치기도 하고, 자신을 지극히 아끼는 어머니를 알아보지 못하다가 울기도 하고.

이번에 유니버셜 발레단에 갈 때 꼭, 오페라 글라스를 챙겨가야지 ㅠㅠ해놓고는.. 못챙기고가서 대여를 하려고 했는데 이미 재고소진이라고 하더라. 나는 지젤이 미쳐가는 장면을 실제로 제대로 보고 싶었는데. 내가 앉은 좌석이 2층 발코니석이라 아무리 무대가 가까워도 표정만큼은 잘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물론 그 이후에 유튜브를 통해서 지젤의 표정연기를 엄청나게 봤다.)
지젤이 죽는 장면은 아직까지는 어색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속에서 춤과 연기가 자연스럽게 잘 어우러져 보고있으면 소름이 끼친다. 순수했던 지젤이 저렇게 미쳐간다는게..안타까우면서도, 불쌍하고.. 항상 저 장면을 보면서, 사람은 쉽게 믿으면 안되! 라고 궁시렁 거리면서 다짐한다.

사실 지젤은 공포 로맨스물이다. 나는 만약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해 죽게되어 처녀귀신이 된다면 아주아주 복수심 살기가득한 악귀가 되어 설치고 다닐텐데. (사다코 주온 다 덤벼) 주온은 귀신이 되어서도 끝까지 착하고 순수한 것 같다.
유니버셜 발레단에서는 공연을 시작하기 앞서서, 스토리텔링과 팬터마임에 대한 짤막한 소개가 있다. 1부와 달리 2부에서는 팔동작이나 발동작에서부터 기존의 발레의 마임과 달리 느티나무처럼 힘을 뺀 동작들을 한다. 사람과 달리 귀신을 연기하는것이기에, 동작에서도 확실히 차이가 났다. 처음에 빌리(귀신)이 숲속에서 등장할때는 발동작이 진짜 공중에 떠있는것처럼 나비처럼 다녀서 소름이 끼쳤었다. (나는 무슨 공연안에 자동모터사이클이 달린줄..)

2부에선 백색발레라고(이것을 발레에서는 ‘블랑’이라고 한당.), 온 발레리나들이 발끝부터 머리까지 다 백색의 옷을 입는다. 면사포같은 머리장식도 정말 아름답기도 하고..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정령들은 우리나라로 치면 처녀귀신들이 아닌가?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빌리들을 그려보았다. 역시 나에게 '여자귀신'이라는 공포물의 편견에는 일단 머리를 풀어헤쳐야 하는건가보다..!! (머리를 저렇게 풀어해치고 춤추면 진짜 무서울듯!)

빌리들이 사냥꾼(힐라리온. 지젤을 짝사랑하면서 알브레히토의 신분을 폭로한 남자!!)을 죽이는 장면이 있는데, 대각선 모형과 둥근 원모형의 빠르면서도 무서운 군무를 하면서 사냥꾼을 포획하는 장면이다(이건 영상을 찾아봐도 없다 ㅠㅠ) 가냘픈 몸에, 하얀 옷을 입고 우아하게 춤을 추는데도 뭔가 무섭다. 시나리오는 아침 종이 울리기까지 숲속을 찾은 남자들을 붙잡아다가 쉬지 않고 춤을 추게 만들어, 죽인다는 것이다. 발레의 팬터마임에서는 ‘너를 죽이겠다.’라는 뜻이 두 손을 아래로 x자로 표시하는 것이다. 사냥꾼이 애원해도 계속 저 마임을 사용하는걸 보니 엄청 오싹했다.

"너라면 용서를 할 수 있겠니?"

알브레히토또한 힐라리온처럼 위기를 피하지 못한다. 빌리들은 알브레히토를 포획하여 힐라리온에게 한것처럼, 동이 틀때까지, 아니 죽을때까지 춤을 추라고 저주한다. 그때에에!!! 우리의 바보천지 지젤이 나타나 알브레히토를 구해준다 ㅠㅠ

나는 뭐랄까 지젤과 같은 착한 소녀는 되지 못한다. 내가 당한게 있으면 뭔가 되돌려줘야 속이 시원하고, 언제나 나에게 있어서 손실이 뭐가되는지, 해가 되는지를 비교해보고 재려고 하는 성격이다. 나를 사랑하던 남자가 나에게 신분을 속였다는 것을 알게된다면, 솔직히 그 충격에 죽는것보다 더 증오의 화신이 되어서 보란듯이 잘살거나 복수극을 꾸몄을 것이다.
지젤을 보고 있으면 '예쁜꽃은 일찍 꺾인다.'라는 아주 어이없는 말이 생각난다. 가장 착하고 가장 순수한 사람들은 왜 일찍 돌아가야 하는걸까. 알브레히토도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도 그 화사하고 빛나는 지젤을 꺾고(?)자 다가온것일수도..(왜 제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남주인 알브레히토는 사실 지젤에게 다가갈때도 약혼녀가 있었답니다....)네!!이놈! 알브레히토. 아무리 너가 잘생겨도 용서는 못하겠어 ㅠㅠ
하지만, 죽음을 초월해서 지젤의 순수한 사랑은 귀신들도 못막았으랴. 내가 봤을때 너무나도 나빴던 남자주인공을
살려주고, 밤새도록 지켜주는 수고까지 한다. 희생과 용서. 많이 낯설면서도 발레를 통해서 보게 되니까 더 '이질적으로 아름답다.'라고 느껴졌다. 결국은 지젤은 해가 뜨자, 무덤속으로 사라지고 깨어난 남주인 알브레히토는 슬픔에 잠겨 지젤을 찾아다닌다. 그러니까!! 있을때 잘하라고!


안녕하세요. 요새 궁시렁 이야기만 잔뜩쓰고 스팀잇에 뛰엄뛰엄 찾아오는 블랙하마@kimhama94입니다.
등산도 하고, 요새는 쉬면서 그림도 그리고 있어요!(다만 올리지는 못할뿐 ㅠㅠㅠ자꾸 거르게되네용..)
지난번 예술의 전당에서의 국립발레단의 <지젤>을 보러간적이 있숩니다.
넨! 이번에는 유니버셜발레단에서의 지젤을 보러갔는데요! 자그마치 저저번주 토요일 일이었지만요. 늦은 후기를 작성해보았습니다.

이번 발레후기사이사이에 등장하는 그림들은 사실, 본 프로그램과 무관하거나, 장면장면마다 상이할 수 있다는 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이런 대명작에 나의 똥손으로 망쳐놓을순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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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hama94 드로잉 실력이 대박이에용!!
살짝 애니메이션 콘티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멋져용!!! 귯귯!!!

감사합니당..!!막 휘갈긴 드로잉인데 ㅠㅠㅠㅠ과찬이에용!

하마님 유니버설 지젤까지 보러 가셨군요~~!! 어떤 캐스팅일때 보셨을지 궁금하네요 이번에 초청게스트가 화려했거든요...! ㅎㅎ 제 블로그로 살포시 리스팀해갈게요...! ㅎㅎㅎ

저 이렇게 봤어요ㅠㅠㅠ!!! 리스팀감사합니다. 유니버셜지젤도 정말 좋았습니다....다음에 예전에서 춘향보러갈거예요오오오 ㅠㅠㅠ예매대기중입니다.

유니버설의 간판 수석부부 캐스팅으로 보셨군요! 믿고보는 강미선 발레리나라고 하던데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공연이었나봅니다 ㅎㅎ 춘향도 보실 계획이시군요! 하마님의 멋진 드로잉이 곁들여진 춘향 후기도 기대할게요..! ㅎㅎㅎ (근데 티켓오픈은 벌써 예전에 됐어요! 아님 혹시 공연 일주일 남기고 취소표 발생시 나오는 좋은 자리를 노리시는걸까요^^;)

아님 혹시 공연 일주일 남기고 취소표 발생시 나오는 좋은 자리를 노리시는걸까요^^;)

예매취소대기하고있습니다 ㅠㅠㅠㅠㅠㅠ 엉엉 얼리버드가 아닌게 후회가 되네요

아!!! 그리구 @홍보해 !!!!
ㅋㅋㅋ

@kimhama94님 안녕하세요. 별이 입니다. @wonderina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앗!!감사합니다. 사랑스러운 가이드독이네요:)

역시 하마님...드로잉이 너무 이뻐욬ㅋㅋㅋ
지젤 저도 언젠가 한번 보고싶네용ㅋㅋㅋ

꼭보세요ㅠㅠㅠㅠㅠ정말 아름다운 발레프로그램입니다...

엉망진창 아니에요.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후기 감사해요^^

감동을 으악 이거 진짜 대박이에요ㅠㅠㅠ!!라고밖에 설명못하는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저에게는 왜 글빨의 능력이 없을까요..제 마음 있는 그대로 내뱉으란말야!!!

개인적인 취향입니다만, 저는 지젤 1부 보다는 2부가 훨씬 좋더군요. 다른 작품과 다르게 군무가 핵심인 듯이 느껴집니다. @kimhama94 님의 그림을 보니, 작품과 또다른 해석이 느껴져서 참 즐겁습니다. 역동적인 선이랄까 이런게 느껴져서 참 좋네요. :)

@qrwerq님 안녕하세용!! 2부의 군무는..진짜..대박이죠. 솔직히 무대여러각도에서 군무를 제대로 더 보고싶은데..돈이..도온이... 사실 포스팅에 쓴 의견말고도 이것저것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왜 백색 창을 보면서 글을 써내려가면 머리가 굳고 손이 굳는건지..ㅜㅜㅜ 그래도 서툰 후기 잘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와~ 저도 지젤 보러가고 싶당 ㅠㅠ
멋진 후기 감사해요!!
저도 시간나면 남편이랑 같이 보러가야겠어요^^

앗 히야님...요건 제가 쓴게 아니라 하마님이 쓰신 후기랍니다....(속닥속닥) ㅎㅎㅎ

아하! 어제 잠결에 읽다보니 ㅜㅜ 그리되었네요 ㅜㅜ죄송합니다! 하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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