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국가부도의 날

in #kr5 years ago (edited)

본래 리뷰라 함은 줄거리를 대강 추려내는 작업이지만 이 영화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가 견뎌온 그 아픔을 다시금 꺼내고 싶지 않기에 또 IMF사태는 끝이 났다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 엄혹했던 시절에 파생된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오늘은 간단히 느낀점을 써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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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의 날’

국가의 위기를 일반 시민들의 잘못인냥 말하고 또 그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시민들은 아끼고 뭉치고 모아야 했던 그 시절. 빚덩어리인 어음을 날리면 받은 사람이 죽어가고 그렇다고 마냥 안고 가기에는 내가 죽을 것 같던. 그래서 어제의 이웃이 오늘의 경계 대상이 되어야 했고 적이 되어야 했던 그 참담한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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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장의 사장이자 평범한 가장 ‘갑수’(허준호)가 대형 백화점과의 어음 거래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라가 망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렇게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인정이 많아 보였던 갑수가 끝내 마지막에는 “자기 자신만 믿고 아무도 믿지 말라”고 아들에게 말하고 외노자 직원에게 화를 내기 까지 정녕 국가와 재벌의 책임은 없었을까. 있었다면 그들이 졌던 책임 ‘IMF 구제 금융’은 그 모든 치부를 숨기고 끝내는 책임을 국민들에게 돌릴만큼 합리적인 선택이었을까.

그 덕에 대기업은 위기를 모면 했고 노동유연화가 이루어져 쉽고 빠른 해고가 가능하게 되었으니 지표로 나타나는 대한민국 경제는 회복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오롯이 자신들의 책임인줄 알고 국가를 살리기 위해 금을 모았던 우리 국민들은 경제력 뿐만 아니라 웃음과 정 마저 잃어야 했지요. 마치 영화의 ‘갑수’처럼 말입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미국 재정부는 윌스트리트 금융 최고 경영자들의 기대와 달리 리먼을 살리기 위해 구제 금융을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AIG가 무분별한 신용 남발로 재정이 바닥났음을 알렸을 때는 AIG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민간 구제 금융으로 바꾸었습니다. 한 해 거래하는 금액이 천 백억 달러. 자산 규모가 총 1조 달러. 그건 AIG가 너무 큰 기업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기업이 파산함으로써 야기되는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이처럼 구제 금융을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 켠이 씁쓸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의문들.

그렇다면 민간 및 공공 자금 지원을 받은 대기업은 어떤 책임을 지는가. 여전히 국민들은 정글 같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허덕일 때, 이윤을 위해 무분별한 신용 남용을 한 대기업, 당장 눈 앞에 이익에 눈 멀어 스스로 파산을 하도록 만든 그들은 도대체 어떤 책임을 지는가. 기업이 그렇게 다시 커 가고 노동유연성은 가속 되는 동안, 한 앵커의 말마따나 “기업은 성장의 과실만 챙겼을 뿐 서민들은 빚에 허덕여야 했던 풍요속 빈곤의 세상” 을 만든 그들은 어떤 책임을 지는가. 정녕 우리 사회는 대부분의 경제적 약자가 고통을 감수해야만 유지되는 사회인가. [출처: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

그래서 이 씁쓸한 질문들은 국가부도를 겪고 아직도 책임지지 않는 우리네 지도자들과 경영자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영화 마지막에 한시현(김혜수)이 말한 대사를 인용하고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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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깨어있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것. 두번 지기는 싫으니까요


*모든 사진의 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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