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고 많은 서류, 무엇을 위한 그리고 누구를 위한 믿음인가-습관의 힘(#61)
오늘은 그래도 바람이 제법 선선합니다. 계절이 조금씩 바뀌기는 하나 봅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민원 서류를 줄이겠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바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이를테면 저는 강의요청을 받을 때도 그런 걸 느낍니다. 주최 측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그저께 제가 받은 메일 일부를 보겠습니다. 강의 관련해서 준비해야할 서류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강사 서류: 이력서(학력, 경력, 저서등), 신분증사본, 통장사본
교통비 서류: 통행료영수증 또는 버스영수증, 주민등록등본(주소지확인용)
강의안 서류 : 동영상강의안 또는 파워포인트 자료
일반원고(A4규격, 글자12포인트, 행간격 160mm, 상하여백 20mm)
셋 중에 1개 선택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복잡하지는 않았는데 말입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굳건한 곳에서는 강사가 현장에서 돈을 받았다는 영수증에 사인하는 걸로 대신하곤 했거든요. 하지만 실무 행정을 담당하는 처지에서는 백 사람을 상대하다가 한 사람만이라도 작은 잘못이 있으면 큰 문제가 되나 봅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까다롭고 복잡해지는 게 아닌가 싶거든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등본 제출은 조금 뜻밖이다 싶습니다. 이 이야기를 아내한테 했더니 당장 맞장구를 칩니다.
“그 서류는 또 어찌 믿겠어요? 실제로 사나 안 사나 와서 확인해야지.”
사실 강의를 요청할 때는 강사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알고 하는 거잖아요. 사는 지역이 뻔합니다. 교통과 관련해서는 스마트폰 위치 검색도 가능합니다. 톨게이트 통과 기록도 다 남습니다.
서류가 믿음을 다 대신할까요? 서류가 많아진다는 건 그만큼 믿음이 부족하다는 걸 말해주기도 합니다. 불신이 더 많은 서류를 낳게 하지만 그 서류들을 다시 검증할 그 무엇은 없습니다.
습관에는 개인 습관도 있지만 사회 습관도 있습니다. 서류가 점점 많아지는가? 아니면 점차 줄어드는가? 맑고 투명한 사회일수록 불필요한 서류와 절차들이 생략되겠지요? 그야말로 습관적인 서류만은 줄이는 게 기본이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새삼 블록체인 기술이 크게 발전하기를 빌어봅니다. 중앙화된 권력이 믿음을 담보하는 게 아니라 거래관계가 모두에게 투명하게 노출됨으로써 누구나 믿는 믿음으로.
갈 길이 멉니다. 그럼에도 저를 불러주는 게 고마워, 마음을 다잡습니다. 부지런히 강의 준비를 합니다. 필요한 서류도 차근차근 준비해야겠습니다.
도장 하나가 찍힐 때마다
신의를 좀먹는 기분 씁쓸하지요.
맞습니다.
서류 하나 마련할 때마다
믿음도 좀먹는...
이런 서류들이 다 낭비지요
일회용품만 규제할게 아니라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류 간소화가 조속히 시행되어야 할텐데 말이죠^^
그러게요.
서류가 많아야 먹고 사는 부류들도 있으니
쉽지 않나 봐요^^
면피용 서류들이 너무 많죠. 이런 것 한 두개만 줄여도 잘 돌아갈텐데...갈수록 세상이 힘들게 돌아가는 것 같아요.
불신이 갖는
사회적 낭비가 엄청나지요.
광화님 아무리 그런들 미국만 할까요!
여기는 정말 서류와 크레딧의 나라라고들 해요..
얼른 블록체인이 실용화 되면 그런 것들이 많이 간소화 되겠죠!
미국은 더 하군요.
선진국 개념을 이젠 바꾸어야할 거 같아요^^
갈수록 사는것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 같네요 서로 불신함으로서
그러게요.
불신의 악순환
그 고리를 끊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블록체인이 답이 될 수 있지 않나 싶긴 한데
이 역시도 갈길이 조금 멀어보이네요.
즐거운 스팀잇 생활하시나요?
무더위야 가라!!!!
고마워요.
막바지 더위입니다.
정말 요구하는 서류가 넘쳐나네요. 챙기시다가 지칠것 같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 보면 좀더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