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zza] 왜 하필 피자인가.

in #kr6 years ago

#1. 나는 피자를 좋아한다.

나의 sns 프로필 자기소개는 이렇다.

" 피자러버 : 병적으로 피자를 좋아하는 것. 피자때문에 오렌지색을 좋아하고, 피자타투를 박고, 피자집 사장을 꿈꾸는 것. "

피자에 대한 나름의 철학이 있다. -피자는 달면 안된다. 그래서 나는 하와이안(파인애플이 들어간 피자)을 먹지 않는다. 피자 집을 당장 차릴 형편이 안되기 때문에, 지금은 피자굿즈를 만들고 있다.

피자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기 전에 왜 하필 피자인가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한다.


#2. 왜 하필 pizza 인가.

자주들 묻곤 한다.  

'왜 그렇게 피자를 좋아해?' 

그 이유에 대한 글을 써야지, 써야지 하다 이제야 쓴다. 어렸을 때 나는 대구에 살았다. 지금은 없다 생각하고 사는 아버지란 양반은 금 숟가락 물고 제법 똑똑하게 태어났고, 수완이 좋아 골프장, 온천, 뭐 그리고 건물까지. 있는 놈들 갖고 있는건 다 있었다.  

집에서 살림이나 하며 내 온갖 뒷바라지를 하는 엄마가 꼴 보기 싫었는지, 아버지란 양반은 일곱 살 된 내게서 엄마를 떼어놨다. 당시에 엄마가 배운 것이 피자고. 엄마는 그 양반이 새로 지은 건물의 1층에서 피자집을 차렸다. 

엄마가 사라졌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나는 엄마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우는 마마보이였다. 엄마가 사라졌던 그 시간덕에 나는 초등학교를 졸업할 쯔음까지도 엄마가 늦으면 날 버리고 도망간건가란 의심을 하게했고 불안하게 했고 두려워하게 했다.  

엄마가 돌아왔다. 예전처럼 나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지 않았고, 수영장이고, 피아노학원이고 모두 내 스스로 가야만 했다. 내겐 있을 수 없는 일. 엄마는 더 이상 내 옆에만 있을 수 없는 존재. 내가 잠들 때 까지 읽어주던 이솝우화를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엄마는 자야했으니까. 

유치원이 끝나면 집에 혼자 있는 것이 싫어서 피자집으로 갔다. 엄마를 기다렸다. 후레쉬맨을 보고, 조성모 노래를 질리도록 듣고 있으면 엄마가 피자를 만들어줬다. 편식이 심했던 나는 늘 엄마의 음식에 투정피우고 남기기가 일상이었는데. 엄마가 피자를 만들어줄 때부턴 남길 수 없었다. 남기면 엄마가 싫어할 거니까. 엄마가 또 사라질까봐. 

피자를 먹거나 보거나 하면 그 때의 내가, 엄마가 떠오른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피자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제는 나이가 먹어서 어버이날에 전화한통 안하는 못난 아들이지만. 어제는 오랜만에 엄마랑 톡을 제법 했고, 다시 한번 엄마가 더 늙기 전에 잘 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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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엄청 오랜만!

그러게. 그리웠어.

넌 만들었다 나를 고려하도록 점심 메뉴로 피자

그래서 피자 먹었어?

ㅋㅋ아니. 그런 벌크업 음식은 아아아아주 땡길 때나 먹을려고.

피자는 벌크업 음식이 아니햐!

와 비주얼 끝장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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