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잡담) 존버에 대한 상념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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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암호화폐 하락폭이 장난아닙니다.

원인이 된 악재야 찾으려면 찾을 수 있겠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곘습니까? 오를 때는 악재가 있어도 오르고 떨어질 때는 어떤 호재가 있어도 떨어집니다. 작년 1월 폭락장을 겪었던 분들한테야 어제 오늘 일은 별 대단한 일도 아니죠.



어제 참 재미있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가상화폐 거품 꺼졌는데…‘존버방’ 좀비 된 2030

이 기사는 이런 전문가 의견으로 끝을 맺습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존버방’ 내부에 생긴 특별한 유대감은 마치 하나의 종교집단처럼 작동한다”면서도 “돈을 잃은 상실감을 위로하는 수준을 넘어 과도하게 감정을 이입한다면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전에 비트코인 투자자에 대햔 예리한 분석으로 소개드렸던 글이 있습니다.
한국엔 ‘존버족’…미국엔 ‘호들러’

여기에도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내부인들의 관점과 외부인들의 관점이 극명하게 대비된다는 사실과 주류 사회의 무시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성장은 신흥종교의 발흥과 유사하다.




둘 다 비트코인 투자자의 정신상태를 종교적 현상과 연관짓고 있습니다.

나쁜의미로 현실을 외면한 맹목적인 믿음으로서 종교, 좋은 의미로 열정적이고 활발한 공동체의식으로서의 종교를 말하고 있지만 하여튼 암호화폐 투자자에게서 종교와 유사한 것을 보았나봅니다.

이성적인 사고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 약간 기분이 나쁘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 납득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한다고 했을 때 이런 결정은 나름대로의 예측에 근거합니다. 앞으로 반도체 수요가 어떻게 될지...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이 어떻게 될지.... 장단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어떨지... 세계 경기가 어떨지.... 다 예측해 보고 나름대로 이성적인 사고를 쥐어짜서 투자를 결정하게 되죠.

내가 암호화폐에 투자할 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 기술은 이 세상을 본질적으로 바꿀것이다... 부를 교환하고 저장하고 생산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꿀것이다. 결과적으로 기존의 불투명하고 착취적인 많은 기득권이 해체될것이다... 이런 열정과 확신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에는 열정이나 확신이 있으면 안되죠. 투자는 감정을 배제하고 자신의 판단을 끊임없이 의심해야 하는 이성적이고 드라이한 과정이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암호화폐 투자자는 어느 면에서 이익 보다 신념에 이끌린 겁니다. 암호화폐에서 미래를 본거죠. 삼성전자에서 미래를 봤다고 말하면 좀 이상합니다.

신념은 굳게 믿는 마음입니다. 그러니까 워렌버핏도 틀딱취급하고 빌게이츠도 바보형 취급할 수 있는겁니다.

상식적인 투자자라면 워렌버핏이나 빌게이츠, 여러 노벨경제학자가 가치가 없다고 하는 자산에는 투자하면 안됩니다. 각국 정부가 적대적으로 대하는 자산은 쳐다보지도 말아야 합니다.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으니 다른사람이 보기에 암호화폐 투자자가 종교적으로 보였나봅니다. 이익을 쫒고 손해를 피하는 투자상식으로 설명이 안되니까요.

물론 일확천금을 꿈꾸며 스캠성 코인이나 펌핑코인을 쫒아다니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야 그냥 도박대신 코인투자 하는 것이니 별개라고 봐야죠. 이상한 스캠코인 만들어 내는 사람도 여기서 사기 안쳤으면 다른것으로 사기 쳤을 사람들입니다.



30년 전에 짜장면 한그릇 가격이 육백원이었습니다. 그 때 짜장면을 안먹고 그 돈으로 가치를 저장해 놓겠다고 결심했다면 지금은 땅을 치고 후회하겠죠.

30년 전부터 저축을 잘 했으면 되지 않았냐구요? 현실적으로 저축으로 원금을 어떻게 10배 넘게 불리겠습니까.

투자를 잘 했으면 되지 않겠냐구요? 가치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또 무릅써야 된다면 그건 가치가 저장된게 아니죠. 특히 부동산이나 주식같은 자산가격의 이륙에 탑승하기 힘든 저소득- 소외계층에게 기존 화폐시스템은 훨씬 더 가혹합니다. 주변에 가난을 못벗어나는 사람들 재벌이 착취해서 그렇게 된게 아닙니다. 화폐 시스템 자체가 가난을 못벗어나게 합니다.

누군가의 부채(Debt)를 담보로 발행되는 현재 화폐시스템은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없습니다. 본원화폐와 신용화폐라는 이름으로 돈을 만들어내는 금융엘리트는 사실상 세계를 지배하는 귀족입니다. 귀족이 있어서 배가 아프다는 말이 아닙니다. 모든 특권층은 혁신과 진보를 가로막아 사회를 정체시킵니다. 지금 이순간이 특권층에 이익에 가장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 특히 비트코인에게는 두갈래의 길만이 있을 뿐입니다. 최종적으로 독립적인 화폐로 받아들여지고 각국의 법정화폐의 자리를 서서히 빼앗던지.. 아니면 한때 괴짜들이 만들었던 가상징표가 되던지...

만약 미래에도 각국 법정화폐가 멀쩡하게 쓰이고 비트코인이 가상징표 취급을 받는다면 그건 혁신이 좌절된 것입니다. 앞으로도 기축통화 발행국가와 각 지역국가가 자의적으로 찍어내고 몰수 할 수 있는 통화에 의지해 살아야 하는겁니다. 그런 돈은 장기적으로 가치가 0에 수렴합니다.

마차가 자동차를 몰아낸것이나 마찬가지죠.

인간이 앞으로도 이동수단으로써 내연기관이 아니라 동물에 의지해야 하는 운명이라면 어쩔 수 없는거죠. 다음의 혁신기회가 올 때 까지 정체된 체로 살아야 하겠죠.

만약 그렇지 않을 기회가 있다면 거기에 뭔가를 걸어보고 싶지 않겠습니까? 최소한 특정 국가가 마음대로 발행할 수 없고 전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화폐를 갖는다면 세상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요?

이건 단순히 이익만을 쫒는게 아니라 이익과 가치를 같이 쫒는 행위가 됩니다.

쓸데 없이 글이 길어졌네요. 그래서 존버합니다. 세상에서 암호화폐가 당당히 받아들여 질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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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암호화페가
무정부보다는 탈국화 화폐라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그게 신념이라면 신념이네요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역시 l-s-h 님처럼 미래는 바뀔거라는 확신이 있읍니다.
그래서 투자를 했고 어쩌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바뀔거 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천천히 가더라고 단단하게 다져가며 갔으면 하는 바람이구요
광신도에 비유하든 좀비에 비유하든 변하고 있는 세상은 멈추지 않을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완전히 바람 방향이 바뀔 때 까지 참고 기다리는거죠^^

저의 경우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번째, 혹 krw가 똥망이 되었을 때 가지고 튀기 가장 좋은 자산이라는 점.

두번째, 암호화폐 시장은 시간을 압축했기 때문에(365d/24h) 깨져도 손실을 빠르게
커버할 수 있다는 점

물론 두 가지 이유 모두 암호화폐 가격이 결국엔 우상향 할꺼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긴 합니다 ㅎㅎㅎ

한국은 항상 지정학적 리스크, 국제 경기에 따른 리스크가 있기 떄문에 장기적으로 한번 크게 문제생길 수 있을것 같긴 합니다. IMF때 생각해 보면 달러당 2000원이 훌쩍 넘기도 했으니까요. IMF 극복 못했으면 휴지조각 될 수도 있었겠죠.

변동성이 커도 우량한 암호화폐는 결국 우상향할거라는 믿음이 저도 있습니다.^^

혹여나 암호화폐가 달러를 대체하지 못한다하더라도 암호화폐는 또 다른 쓰임새로 여기저기서 많이 쓰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마치...마차에 쓰이던 말이 이제는 다른 용도로 쓰이는 것처럼요.

주변에 가난을 못벗어나는 사람들 재벌이 착취해서 그렇게 된게 아닙니다. 화폐 시스템 자체가 가난을 못벗어나게 합니다.

와우, 통찰에 무릎을 탁~ 치고 갑니다.

코인코리아 추천글로 등재되었습니다!!!

아이고..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l-s-h 님이 올려주신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가치와 부를 같이 쫒는 행위 ㅎㅎ
아직까진 남들이 보기엔 정말 사이비 종교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결과가 나올거라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든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니까요. 감사합니다 ~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완전한 믿음의 영역이기 보다는 실체인 기술이 있기 때문에 이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느냐의 문제이니 가치투자라고 해두죠^^

그렇죠. 이익과 가치를 같이 쫒는 가치투자이죠^^

이번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자 아르헨 터키 등.. 여러 개발도상국들이 IMF를 준비중이죠... 이것 또한 달러가 기축이라 그렇습니다. 헌데.. 비트코인이 이 코인판에서 달러 역할을 하더군요... 이건 제가 대처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요... "모든 이치는 같다." 결국 이 코인판도 똑같다 라는게 서글프네요

기축통화국이 긴축에 들어갈 때마다 일어나는 일이죠. 지금은 워낙에 비트코인이 넘사벽이라서 그렇지만 가치를 인정받은 화폐가 많아지면 점점 탈동조화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암호화폐에는 단순히 투자 관점만 있는게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인 요소도 있습니다.
다만 암호화폐를 옹호하는 진영에서도 기존의 기득권을 엎을수 있다는 쪽과 (지미 송이나 로저버) 기득권을 인정하고 어느정도 굽히는 쪽 (리플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 정도 되려나요)으로 나뉘는 듯 합니다.
어느 쪽이든 암호화폐가 세상을 바꿀 것임은 분명합니다.

처음에 살짝 굽히고 들어가도 결국은 조금씩 기존 시스템을 잠식하겠죠^^

안녕하세요.공감합니다.또 응원합니다.
좋은하루돼세요.또놀러올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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