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 키린> 그녀가 전하는 삶에 대한 120가지 말

in #kr5 years ago (edited)

'자기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 사람


최근에 추천 받은 책, 키키 키린의 '그녀가 남긴 120가지 말'. 버스에서 읽고, 지하철에서 조금씩 틈틈히 읽어 드디어 완독을 했네요. 읽을 다른 책도 대기줄이 길었지만, 무엇보다 읽고 저를 생각 했다는 추천인의 이야기에 아무래도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녀는 생전에 연기 뿐 아니라 텔레비전, 신문, 잡지 인터뷰 등에서 수많은 메세지를 남겼는데요. 키키 키린은 책은 그녀의 120가지 말을 엄선해 묶은 책입니다. 고정관념이나 상식에 얽매이지 않고 일상에서 활력을 찾고 어떤 어려움도 삶의 자양분으로 삼았던 키키씨. 그녀의 따듯하고 현명한 말들은 오늘을 고민하고 있는 모두에게 와닿을 거에요.

25/ 평범한 일상을 보내지 않으면 삶 속에서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1985년 9월

노래를 하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사진을 찍는 것도 그리고 타인을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 것도, 상대방의 가능성을 놓치려 하지 않는 것도 모두 제 일상 속에서 흔히 이루어지고 발견되는 것들입니다. 이런 것들을 소소히 기록하고 녹음하고 연주하는 모습들을 꾸준하고 착실하게 쌓아간다면 내 안에도 견고히 무언가가 생기지 않을까 믿고 있던 차에 그녀의 이 한 마디는 한줄기 빛과 같게 느껴졌어요.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제 4장, 인간과 세상에 대해 였습니다. 인생과 행복에 대해, 암과 질병에 대해, 나이 듦과 성숙에 대해 등 으로 평생에 걸쳐 기록된 그녀의 메세지는 8장, 생과 사에 대한 이야기를 끝으로 정리됩니다. 그녀는 좀 아쉬웠다 싶은 건 없었냐는 질문에 "그런데 (아쉬운 게) 별로 없어요. 한번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이게 끝이 없거든요. 사람이란 게." 라고 대답합니다. 연기인생에서 얼마나 다양한 역활을 거쳤는지, 얼마나 많은 대사와 대화를 토로했는지 알 수 있는 그녀의 말들은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들이 짙에 배어있어요.

나는 사람도, 한 번 망가져본 사람이 좋더군요. 가령 어떤 사건에 말려들어 망가진 사람이라고 하면 말이 좀 그렇지만, 한번은 자기의 밑바닥을 본 사람이 좋다는 거죠. 그런 사람은 아픔이 뭔지 알기 때문에 대화의 폭이 넓고, 동시에 넘어진 자리에서 변화할 수도 있거든요. -1995년 7월

결국 좋지 않을 일까지 모두 자양분이 된다는 그녀의 인터뷰에서의 말은 아마 그 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전했을테죠. 쉬지 않고 55년 배우 생활을 하면서, 좋은 일도 그렇지 못한 일도 있었던 그녀. 그런데 나쁜 일이 단지 나쁜 일만은 아니였음을 깨달았고, 모두 자양분이 되리란 것을 담담히 받아들였다고 말하는 그 자세가 큰 배움을 줍니다. 물론 지나치게 긍정적인 것은 좋지 않겠지만요.

그녀는 또한 책에서 '마음의 벽' 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일본 당대의 배우지만 상을 받거나 명예를 쥐는 것보다 오히려 소소한 일상을 즐기고 즐겁게 사는 데에 의의를 두는 그녀. 사람 관계에서는 누구나 다 똑같다고 조언합니다. 때로는 마음의 벽을 타 넘는 기분으로 그 벽을 뛰어넘어 상대를 만나면 의외로 통하는 게 있다는 말에 그동안 내 관계들은 어떠했나 반성하게 되죠. 계속해서 저를 낮추고 낮추면서 스스로를 아끼고 싶다는 말에 왜 이제서야 그녀의 자취를 발견했나 제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더불어 이 책을 추천해준 분에게는 고마움의 표시로 밥을 한끼 사야겠어요.

아직 내가 어떻게 보여질지, 어떤 일을 하고 살아야 할 것인지- 내 인생은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는 저같은 사람에게도, 그리고 무엇보다 누구에게나 좋은 책이 되리라 생각해요. 그녀의 말처럼 내 존재로서 타인과 세상을 더 즐겁게 만드는 일을 만날 수 있고, 그럴 기회는 꼭 찾아오니까요.


Originally posted on Layla. Steem blog powered by ENGR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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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배우라서 작품도 많이 봤습니다. 책도 꼭 읽고 싶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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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일본 필름이나 드라마는 잘 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진작 알았다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책은 가볍게 읽기 좋은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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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주는 삶을 산 사람이군요 범인에겐 쉽고도 어려운 지침 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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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의 삶을 지향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은것 같아요.^^ 베로니카님의 말씀을 읽고 타인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진정 행복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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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마야... 지금 보니까 제가 전에 다운 보팅을 눌렀었네요. 손가락이 굵어서 그랬나봐요. 정말 죄송해요. 핸드폰으로 하다보니. 혹 마음 상한 거 아니시죠?

요새 내역이 잘 안뜨더라구요. 지금 보니 다운보팅은 취소하셨네요. ^^ 저도 앱을 주로 이용하는데 뜨지 않아서 몰랐습니다. 괜찮습니다 큐레8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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