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나를 돌보며 사는 일'

in #kr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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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작가의 에세이는 휴식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살아오면서 갑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아무것도 안 하는’ 얼마간의 시간을 보내게 된 저자는 그 누구보다 나에게 야박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기댈 데 없는 나를 제대로 돌보는 법을 하나씩 실행해나갔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저자는 정작 나에게 가장 인색한 사람은 바로 내 안에 들어앉아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나만의 시간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전해주고자 한다.



 책 속에서 가장 와닿았던 한 마디. '쉬는 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무 죄책감 없이 쉬는 게 어려운 것이다.' 나 또한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매일을 불안에 떨며 연습에 공연에 밤샘에 치여 살았다. 진짜 휴식이란 뭘까. 청춘은 아프다는데 (그때까진 이 문구를 꽤나 믿었었음) 내가 이렇게 힘든건 당연한게 아닐까, 며 고통을 무력화 하곤 했다. 내 삶에 만족하지도, 그렇다고 휴식을 주지도 못하는 애매한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여태까지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바쁜 나날들에 익숙해져 있던 나는 파리에 와서부터 나를 돌보는 일에 마음을 두기 시작했다. 끝이없는 행렬에서 빠져나와 내 마음에서 우러나는 휴식을 찾게 된 것이다. 비로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는 것. 그게 설령 당장 돈이 되는 일은 아닐지라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깨달은 것 하나는, 쉬어본 사람이 쉴 줄 아는 거라고, 난 제대로 쉬는 법도 몰랐다. 작가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이 어쩜 나에게 이렇게나 와닿을까, 싶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나를 인정해보려 한다.

내가 느끼는 감정들에 낯선 감정은 있을지언정 나쁜 감정은 없다고 믿으려 한다."


 존경하는 형이 내게 해준 말이 있다. "그냥 하는 거야. 생각하지 말고." 내가 너무 생각에 몰두해 시작을 못하고 있자 답답했는지 슬며시 건네준 말이었다. 속으론 나도 아는데, 그냥 하고 나서 결국 후회할 내 좁은 바탕을 아니까 조금이라도 더 잘하고 싶어서요. 라고 되뇌이던 순간 반짝!하고 깨달았다. 아, 난 그냥 더 잘하고 싶은 거였구나. 생각이 많은것도 아니였다. 세상에, 이 좁은 머리에 생각이 많을거라 과대평가했던 거였다. 조금 더 잘하고 싶고, 조금 더 뛰어나고 싶은 마음에 늘 안달복달 애를 써왔다. 하지만 그럴필요가 있을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내비쳐야, 충분한 만족을 할 수 있다. 내 능력 밖의 일을 어쩌다 해낸다 해도 후에 그걸 유지하려 얼마나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며, 과연 즐기면서 할 수 있을까란 의심이 들것 아닌가.

 장고끝에 좋은 수 나올리 없다는 말은 나에겐 때론 맞기도, 때론 틀리기도 한 말이지만 그래도 형이 내게 건네준 그 조언만큼은 귀중히 붙들고 살려 노력하고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그냥 하는 거다.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조바심을 내고, 긴장하는 일은 이제 그만하자. 사람 관계도 똑같다. 날 사랑해줄 사람이면 나와 끝까지 같이 가고, 아니면 흘려보내자. 인간관계는 버스란 말도 있잖은가. 어느역에선 탔다가 나와 안맞으면 내리고 안녕 즐거웠어, 하며 떠나보내는 것이고, 맞으면 종점까지 간다.

우리에게는 행복의 주문이 필요하다 라는 작가의 말처럼, 떠올리기만 해도 박카스 한 병을 마신 것처럼 힘이 번쩍 나는 한마디를 가져보자. 내 주문은, "괜찮아. 내가 날 사랑해주자." 이다.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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