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칼럼] 하루에 한 단락씩 사랑하게 해줘. -1-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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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심리학도라면 심리학 글을 써야겠죠? 근육을 쓰지 않으면 허약해지고, 노래를 하지 않으면 목이 잠기고, 사랑하지 않으면 애정을 주는 법을 잊어버리듯 - 글도 매일 쓰지 않으면 무뎌지니까요. 앞으로 베르델 바르데츠키의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2]를 한 단락씩 읽으며 쓰겠습니다. 왜 2편이냐구요? 저는 1편을 읽었으니까요. 싫다면 먼저 1편을 읽으시길 바랍니다. (사실 뭘 먼저 읽든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프롤로그 - 누구와 함께 있든 당당하게 살고 싶은 당신에게.

베르벨은 독일 최고의 심리학자로, 34년동안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치료해 왔습니다. 프롤로그에서 베르벨은 다른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것만으로는 상처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상처는 타인이 나를 신경쓰지 않았을 때, 매몰찬 시선을 받았을 때, 단체 모임에서 나만 초대받지 못했을 때, 누군가 한 내 험담을 들었을때, 데이트를 거절당했을 때 마음에 생기는 생채기를 말합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인생을 파괴할 수도 있는 상처죠. 방금 말한 상처를 준 사람이 나에게 다시 잘해준다고 해도, 상처가 치유되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나에게 가장 많은 상처를 주는 사람은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합니다. 알랭 드 보통은 사랑이 눈에 보이는 접시 같은 것이었다면, 모두들 접시를 갖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했을 거라고 하고, 그 외의 일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건 사실입니다. 사랑을 가지기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받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은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나의 마음입니다.

사랑을 하고 있는 동안은 버림받을까봐 두려워하고, 행복할 때는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불안해하며, 상처받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과거의 마음 아팠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스스로를 부족하고 보잘것없다고 느끼고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대학교 엠티때 후배들과 웃고 떠들고, 게임도 하고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란 말을 들었었죠. 하지만 그 다음날 아침이 되자 자신감이 햇빛 앞의 그림자처럼 녹아 사라졌습니다. 나와 좀 더 친해지면 내 나약한 부분들을 다 알게 될텐데, 재미없는 인간인 걸 알게 되고 어짜피 멀어질 건데. 저는 쏜애플의 노래를 틀고 하루 종일 제 방 안에서 나가지 않았습니다. 후배들이 식사 안하냐고 찾아왔지만,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핑계를 대고 나가지 않았습니다.

독일어로 자기 회의를 뜻하는 'Selbstzweifel(젤프스트츠바이펠)'이라는 말에는 '둘로 갈라진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스스로를 의심하는 순간, '나'라는 자아가 자기 의지대로 당당하게 살아가려는 사람과 열등감에 사라좁혀 스스로를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분열된다는 것이다.

자기 회의에 빠진 사람은 자신을 둘로 나눕니다. 우월한 쪽과 열등한 쪽. 우월한 쪽은 유쾌하고, 친근하고, 사근사근하며 뭐든지 척척 잘 해냅니다. 열등한 쪽은 뭐든지 실수하고, 말을 더듬고, 얼굴을 붉힙니다. 그리고 나약하고 무능력한 열등이를 마치 내 것이 아닌 양 외면하려고 합니다.

인정받지 못하는 건 미움받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할 특성들은 억누르고 남들이 좋아할 것 같은 감정과 특성들만 남깁니다. 그러나 억눌린 감정들은 사라지지 않고 남습니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 - 때로 재미없고, 때로 짜증내고, 때로는 빠져 죽을것 같이 우울해하는 감정들이 내 안에 남아있다는 걸 인정할 수 없다가, 결국 저런 감정들이 내 안에 있으니 나는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합니다.

밤이 늦어버렸군요. 프롤로그 2편에서 계속하겠습니다. 오늘은 기쁨이랑 슬픔이 둘 다 껴안구 자야지!


베르델 바르데츠키의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를 정리하며

나를 위해, 당신을 위해, 그리고 우리를 만날 모든 사람들을 위해 쓰다

PS. 이 프로젝트는 @glorias님의 다이어트 일기/ @bree1042님의 영어공부와 함께합니다. 내일은 더 잘 할 수 있을거야!! (영어공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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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말처럼 스스로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남과의 비교가 아닌 어제 나와의 비교!

오 ! 심리학도다운 포스팅이네용!! 정기적으로 써주실 내용들이 기대가 되는 데욧? 내 안의 밝음, 어둠을 둘 다 안아주는 밤이 되야 겠네요 :)

오늘 낮에 쓰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라지신줄 ㅠㅠ

나와 좀 더 친해지면 내 나약한 부분들을 다 알게 될텐데, 재미없는 인간인 걸 알게 되고 어짜피 멀어질 건데.

읽으면서 뜨끔해지네요. 이런 생각을 저만 했었던 건 아닌가 보군요. 앞으로 써주실 내용들도 기대됩니다.
르캉님의 다이어트와 영어 공부도 응원합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할 모습들이 내 안에 너무나도 많아서
오늘 점심무렵에 올라옵니다. 후후

사랑을 받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은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나의 마음입니다.

맞는 말입니다...ㅠㅠ

내 마음 팩폭하는 말들

이런 심리글 좋네요.. 알랭드보통 불안 도 되게 인상깊게 읽었었는데.. ㅎㅎ 사랑에 대한 정의도 공감갑니다

저도 예전에는 자기회의가 있었던거 같아요~~
겉으로는 유쾌한척 아무렇지 않은척....사실은 좀 예민한 스타일인데 ㅋㅋㅋㅋ
포스팅 잘 읽고 가요^-^

감사합니다. 사실 표현하는 것과 내면의 마음이 다르면 자기만 힘들 뿐입니다.흑흑 ㅠ.ㅠ 예민한 부분도 다 자신인 걸 인정해야해요.

여러분 모두 사랑하세용~💘

글읽으면서..스스로를 보듬고 자존감 한번 업!하고 갑니다

오 맙소사 이거 내 얘긴가
그래서 내가 단톡에 늘 두 명 있는겁니다.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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