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그 불완전성. [Valuation #1]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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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adays people know the price of everything and the value of nothing.”
― Oscar Wilde, The Picture of Dorian Gray

미학적인 것을 다루려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가치평가(특히 주식)에 있어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을 상기해보고, 다음 편부터는 실제로 기업이 속한 사이클(cycle)이나 업종별 특수성을 고려하여 가능한 미국의 최근 기법으로 평가하는 방법, 유의점 등을 다루려고 합니다. (물론 다른 연재들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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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KOSPI 상장기업의 최근 5년 주가추이. 추천종목 절대 아닙니다.>

위 기업은 주가가 10~30만원대 초반에서 움직여왔고, 현재는 10만원대 중반입니다. 과거 40만원 대까지 목표가를 상향할 때 예상했던 실적치에 비해서도, 나쁘지 않은 실적을 대체로 내었으며, 현재 그 수준을 상회하는 측면도 많습니다. 그러나 40만원대는 커녕, 여러 요인들로 고꾸라져서 회복은 요원해 보이는 모습이지요.

예상실적을 대체로 상회해 온 이 기업, 무엇이 이렇게 급등락하게 만들었을까요.


1. Bias(편향)



① 개인의 편향
뉴스 혹은 지인 등의 언급으로 인해 이미 그 기업이 좋다거나 별로라는 선입견을 얻습니다.

② 기관의 편향(Institutional factor)
내가 객관적이려 해도, 참고하는 리포트들은 대부분 기관요소를 갖고 발행됩니다. 꼭 분석가들이 해당 기업과의 우호적 관계를 위해 주로 "Buy"의견을 내는 점이 아니더라도, 그들 자신에 대한 평가와 보상 때문에 시장의 트렌드 등에 따라 기업을 좀 더 고평가/저평가로 만들게 될 여지가 큽니다. 이를 상벌구조(Reward and punishment structure)라고도 합니다.

위 ①, ②로 인해 소위 1등기업 프리미엄, CEO 프리미엄, 중국 프리미엄, 시너지 효과 등 중요하지만 측정 어려운 부분들을 부풀리고, 고정비 과다지출에 따른 영업이익의 높은 변동성, 채무구조의 취약성에서 오는 부도위험 등 감사보고서 등을 많이볼수록 잘 알게되는 부분에 대해 간과하기 쉽습니다.

Bias에 맞서 객관적 정보에 집중하고, Institutional factor가 있는 다른 견해는 잠재적 bias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식과 결혼하지 말라는 경계성 격언과도 일치합니다.


2. Uncertainty(불확실성)



① 예측오차(Estimation error)
아무리 최적의 정확한 정보를 얻었다해도 미래 예측은 불확실한 법입니다. 닥터스트레인지가 미래로 시간을 앞서가서 본다해도 못막을 시나리오는 너무 많습니다. 특히 성숙기 이전의 기업들의 예측오차가 매우 클 수 있습니다.

② 거시경제 변수와 기업 자체의 불안요소(Firm-specific uncertainty)
리만브라더스 사태 등에서 보듯 스트레스 테스트의 극단으로 치닫는 갑작스런 금리변동, 경기변화 요인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예상된 범위 내에서도 그 세부 변화정도는 다를 여지가 큽니다.

그리고 해당 기업이 가진 성장방식의 독특함(가령 지속적인 해외 유사회사 인수)이 있다면 꾸준히 성장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특허권 등으로 무장한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업은 생각보다 쉽게 경쟁자들이 모방하여 어느 정도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1등이 뛰어나서 반독점 수준으로 보이더라도 조만간 과점 형태를 띠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ex. 극장사업 등) 그 외 경영권 문제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문제들을 갖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3. 내재가치(Intrinsic) vs 상대가치(Relative)



내재가치분석은 대체로 섹터 전체가 비효율성을 띠고 있다고 가정하고, 상대가치분석은 섹터 내 특정 기업이 비합리적으로 거래되고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합니다. 전자로는 고평가, 후자로는 저평가라는 특이한 상황이 자주 목격됩니다. 대체로 내재가치분석은 장기적 시각의 가치, 상대가치분석은 단기적 시각의 가치일 수 있습니다만, 각자의 투자기간 등에 따라 정답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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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우리에게 나침반이 있다면



우리는 기본적 가치평가방법론을 나름 심오하게 만들어 여러 상황에 적용해 보기도 하고, 기술적 요인을 활용하기도 하며 그 둘과 시황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기도 합니다. 때론 복잡합게 싫고 번거롭기도 하여 직관에 의존하기도 합니다.

투자시마다 모두 맞출수는 없지만 성공률을 높이고, 실패시 손실을 잘 방어하면 현명한 투자일 겁니다. 위에서 가치평가가 쉽지 않은 요인들을 상기하면서 되도록 단순화한 자신만의 Valuation기법을 가지고 있다면, 성공률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좋은 나침반을 가지고 가면, 풍랑 속에도 목적지는 다가옵니다.

좋은 나침반(가치평가방법) + 순풍(시장의 트렌드 형성)이면 나무랄 데 없겠지요.

물론, 운칠기삼(운이 70%, 기술이 30%)의 진리를 잊으면 항해가 피곤하겠지요.

가치평가방법론+시장트렌드형성+행운이라는 3박자 향연이
여러분의 자산에 펼쳐지기를 기원하며, 오스카의 말을 되새겨 봅니다.



“Nowadays people know the price of everything and the value of nothing.”
― Oscar Wilde, The Picture of Dorian G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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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글들이 기대가 됩니다. @lostmine27님의 글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qudghk123 만큼 정성들여서는 못쓰지만요. @joceo00님이 언급하셨지만,저도 코인투자와 채굴을 하고 있어 코인 가치평가에 관심이 많은데 직관적으로만 생각하던 부분을 모형으로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교류했으면 싶네요 편한 시간 보내세요^^

채굴도 하고 계시는군요 +_+!!
행운이 늘 함께 하길 바랍니다!

르바님 반갑습니다. 뭐 원금은 회수했는데, 워낙 난이도상승을 견딜수가 없기에 별 기대 안합니다. 아르헨티나의 구제금융 신청으로 재정 취약국들 터키 등 약간 전염되면서 심지어 폴란드 이야기도 살짝 나오긴 하더군요. 폴란드 돈의 약세가 오히려 르바님에게 좋을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긴 비가 와서 간만에 촉촉하고 푸르릅니다. 편한 시간 보내세요^^ 아 제 지난 글 몇개 보시면 폴란드가 스팀잇 접속 14위 수준으로 높더군요. 소득도 구매력기준으로 하면 꽤 양호하고. 살기 좋아 보입니다.

자신의 기준을 갖고
시간을 보내다 보면
행운이 가져다준다고는 하지만
쉽지 않기에 코린이 흑우라는 단어가
생성된듯도 싶네요...

네 시장 자체가 가지는 체계적 위험이 사실 가장 큰 편일 거에요. 그만큼 본질적 가치를 따지기는 어렵기에 과거 그레이엄 같이 안전마진을 깔고 가려는 투자가 유행하기도 했었을 것 같아요. 버핏/린치 등은 그걸 업그레이드했지만요. 이미 잘 아시겠지만, 상기차원에서 실제 가치평가 시리즈를 연재하기 위한 서론 같은 글로 봐주시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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