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이 아닌 평론, 그리고 사유

in #kr5 years ago (edited)

어릴적 평론이라는 말만 들으면 날카롭게 비판하는 것을 먼저 떠올렸던 나는, 신형철의 '몰락의 에티카'를 접하고 난 뒤 생각이 바뀌었다. 문학을 대할 때 나의 시야가 그동안 많이 좁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많이 공부하고 사유할 수록 문학을 비롯한 모든 대상을 누릴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론에는 정답이 없기에 그 한계가 무한하다는 점도 좋고, 내가 미처 캐치하지 못했던 작가의 의도와 숨은 지점들을 알 수 있는 것도 좋다. 평론에 관심을 가지게 된 후로 영화나 문학 뿐만 아니라 사람이나 최근 뜨는 트렌드까지 존재와 함께 얽혀있는 배경, 정보, 요소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등장과 배경까지 거시적으로 생각하려는 자세를 가지게 되니 마음도 한결 넓어지는 기분이 든다.

일반적으로 '난해하다, 복잡하다'고만 느꼈던 영화나 시 (홍상수감독의 작품이나 이상의 시 등)를 '그들만의 예술세계'로 밀어놓지 않고 그들의 생소한 부분에도 닿아보려는 노력을 하게 된 것도 나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즉 평론은 제 3의 것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오히려 나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동력이며 비추는 거울이다. 갈길이 멀지만 사유하고자 하기에 이미 한걸음은 떼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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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였습니다.

작가는 특정한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사고 체계를 스토리에 반영한 문학 작품을 만들게 되요.
독자는 문학 작품을 읽으며 작가의 사고 체계를 유추하게 되는데, 독자 또한 특정한 사고 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본인과 유사한 사고 체계에 공감을 하거나, 이질적인 사고 체계에 학습/비판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결국에 평론은 문학 작품을 독자의 사고 체계로 변환하여 작가의 것과 비교한 결과를 글로 변환하는 과정으로써, 말씀하신 것처럼 사유하는 훈련이 되는 것 같아요.. 스토리 -> 사고 체계, 사고 체계 -> 스토리, 작가 사고체계 - 독자 사고체계,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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