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행> 리버풀에서 한 달 살기 #7 굿바이 리버풀

in #kr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minhoo 입니다.


이번 주말은 날씨가 굉장히 좋았어요.
비가 잠깐 오긴 했지만 금방 개었고 미세먼지도 없었고 !
그래서 저는 서울 나들이를 갔다왔답니다.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리버풀 이야기를 매듭지어보려 합니다.


리버풀에서 한 달 살기 #7 굿바이 리버풀


마지막 주는 사실상 한국 갈 준비를 하는 일주일이었다. 출국을 위해 오는 일요일 새벽에 일어나야 했으니 사실상 주말도 토요일 하루뿐인 셈이라 다른 도시로의 여행도 불가능했었고 언제 또 올지 모르는 리버풀이라는 도시에 미련이 남아 나와 친구들은 리버풀을 더 둘러보기로 하였다. (그러고 기숙사에 붙어 있었던 것 같다.)


한 달에 열 번 수업을 쨀 수 있었고 (일 수로는 3일) 나는 여행을 제외하고도 3번의 기회가 더 남아있었기에 마지막 주에 그 기회를 신나게 사용했었다. 수업 듣다가 배고파서 점심 만들어 먹으러 기숙사로 도망도 가보고.. 한국에서는 하지 않는 행동을 마지막이라는 변명을 대면서 해보았다.

벼르고 벼르던 리버풀 구장, 안필드에 마지막 주 화요일이었나.. 그쯤 가게 되었었다. 학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투어로 가게 되었는데 공짜였지만 생각보다 볼 게 없어서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더군다나 가이드 분이 사진 찍을 시간도 많이 주지 않았어서 더욱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차라리 경기를 보러가는 것이 백만배는 재밌을 것..


리버풀FC. 그래도 TV로만 보던 구장을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요즘 들어서는 살라가 날아다니면서 리버풀이 챔스 결승에도 가고 시청자들에게 굉장히 즐거움을 주고 있는데 내가 갔을 때는 비시즌이라 경기를 볼 수가 없었다..ㅠㅠ

입구에 걸려있는 경기 사진들.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가 아는 경기들도 있었다.

그리고 벽에 크게 전시되어있는 이 경기는 바로 리버풀의 기적적인 우승, "이스탄불의 기적" 편이다.  꽤나 유명한 건 알았는데 현지에서 이렇게나 떠받드는 우승이었을 줄은 몰랐었고 참 신기했다.


파르미누와 쿠티뉴 자리. 쿠티뉴는 가버렸지만 ㅎㅎ..

​나머지 선수들..

그리고 이 사진은 시간이 흘러흘러 맥주 한 잔 하고 마지막으로 알버트독 야경보러 가는 길이다. 항상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굉장한 울림을 준다. 갤러리와 박물관도 마지막, 그 영국만의 느낌을 풍기는 길거리 역시 마지막. 알버트 독도 마지막..

끝이 있어야지 시작도 있는 것인데 한 달이 그렇게 빨리 끝나버리는 것이 우리는 참 야속하기만 하였다.

​알버트 독으로 들어가는 입구 바로 맞은 편 신호등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있던 당당 갈매기. 에딘버러도 그렇고 리버풀도 그렇고 무슨 갈매기들이 이렇게 당당한지.. ;;


남는 건 사진이고 나중엔 보고싶을 거라고 찍어뒀던 기숙사 내 방 풍경인데 확실히 지금 보니 찍어두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지막 날 밤.


 

맨체스터 공항? 런던 공항 ? 아무튼 출국 날인데 야속하게도 날씨가 정말 좋았다. (전날까지는 간헐적으로 비가 왔었고 흐렸었는데..ㅎㅎ)

현지에서 출발할 때는 날이 그렇게 좋더만 ↖ 저 동그라미 부분에서 비행기가 크게 두 번 덜컹했다. 내 기억으로는 기류가 굉장히 안좋아서 저렇게 '덜컹' 당한 후 우회하여 동그라미가 생겼던 것 같다. 친구들 중 하나는 안전벨트를 안 매고있다가 한 번 공중에 날기도 하였는데 처음으로 공중에서 아 이렇게 꼼짝없이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느껴본 날이었다. 뭐, 그래도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고 지금 이렇게 글을 잘 쓰고 있지만.


몇 번씩이나 이런 말을 포스팅 끝에 달았었던 것 같다. 이렇게 사진을 정리하면서 한 달의 기억들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볼 수 있었다.  돌아보니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진짜 정말 별 것 아니었다.  즐거우면 시간이 굉장히 빨리 간다던데 영국에서는 정말 즐거웠나보다.  한국에서 늘상 느꼈던 ' 무엇이든 해야한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없었던 게  30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매일 즐거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다같이 밥해먹고 운동하고 산책하고.  어딜 여행갔던 것보다 그런 자유 속에서 누리는 평범한 일상들이 기억에 더 오래 남아있고  그립곤 하다. 물론  이면에는 부모님과 학교의 엄청난 재정적 지원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리버풀에서 한 달 살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llustration minho2.png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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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쵸 즐거운 시간은 참 빨리가버리죠.. 잘봤습니다. 안필드 멋지네요!

감사합니다 . 헤헤

살아가는 데 생각보다 많은 게 필요하지 않다고 하던 말이 떠오르네요.
아마 그런 30일을 보내시지 않았을까 부러워해봅니다ㅎㅎ

오늘도 큐레이팅 슥-
사진예술 잘 보고갑니다:D

살아가는 데 생각보다 많은 게 필요하지 않다, 이 말 좋네요.
거북님 즐거운 한 주 되세요~

여행가면 이상하게 시간이 무지 빨리 지나가죠.
연휴 마지막날~ 마무리 잘하시고 내일도 화이팅입니다.

정말 바쁘게 지나간 연휴였어요. @noisysky님도 즐거운 한 주 되세요~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축구장은 레알 경기때 가야 제맛 ㅎㅎ
그나저나 요즘 리얼월드는 어떤가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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