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경기천년 도큐페스타 《경기 아카이브_지금,》

in #kr6 years ago

시각예술_그리고,
전통등에서 ‘등조각’이라는 조형 실험을 동시에 시도하고 있는 전영일의 등조형 작품들은 그 형상이 인간이든, 종이든, 연꽃이든 상관없이 모두 ‘용의 존재’ 형상으로서의 의미를 획득한다고 할 수 있다.
빛의 존재를 그려내기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이 ‘(어떤) 형상들’이기 때문이다. 빛의 형상들은 모두 동일한 등의 구조들에 의해 탄생한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하나의 형상들이 모두 동일한 상징성으로 묶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 빛 형상이 뜻하는 상징과 비천상을 연꽃으로 바꾼 종형상의 상징을 어떻게 같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그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 형상들이 보여주는 ‘형상성의 미학’보다 먼저 ‘등’과 ‘불’의 ‘등불’로서의 미학일 것이다. 2015년 그는 청계천 전통등 전시회 <일상에 존재하는 깨달은-廻向>을 기획했다. 전시회에 출품한 작품들은 쉽고 간결한, 그야말로 ‘일상적 주제’의 작품들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왜 그는 ‘회향’이라는 제목을 내세웠을까?

‘회향’은 스스로 쌓은 공덕을 타인에게 돌려서 자타(自他)가 함께 극락왕생 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불교에서 회향은 법회로도 하고 독경으로도 하고 염불로도 하고 보시로도 한다. 그런데 전영일은 그 회향의 방식을 ‘등불 밝힘’의 전시회를 통해서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등불을 ‘이타(利他)의 빛’으로 밝히려는 그의 정신이 돋보인다.
대승불교에서는 ‘이타가 곧 자리(自利)’라고 말한다. 세상을 밝히는 것이 곧 ‘나’를 밝게 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바로 그것이 전영일이 추구하는 회향(廻向) 등불로서의 흰 그림자요, 빛의 미학일 것이다.

이번 전시에 탑과 사천왕상 등조각을 출품한다.
조각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조두호 큐레이터는 전영일의 등조각이 서는 장소성과 그 의미를 아래와 같이 적고 있다.
“불교에서 중생이 극락정토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야용선(般若龍船)을 타야한다. 이때 중생은 참된 지혜와 깨달음을 얻는 자만이 세찬 파도와 사나운 바람을 견뎌내고 마침내 피안(彼岸)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번 전시가 열리는 공간을 반야용선으로 해석하면 사방은 괴로움과 근심으로 가득 찬 고해(苦海)이다.

전영일의 연등조각은 바로 고해를 넘는 관문에 위치한다. 관람객들의 첫 시선을 마주할 교차지점에 약18m 높이의 거대한 ‘3층 석탑’이 놓이며, 진입하는 좌우 통로에 금강역사(金剛力士) 두 점이 설치된다.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이 ‘아’, 닫고 있는 것이 ‘훔’인데, 탑이나 사찰의 양쪽을 지키는 수문장의 역할이자 시작과 끝을 연결하는 영원과 통일의 상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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