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한국바둑의 황금기 관철동 시대#2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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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전도사 박원장입니다.

최근에 대부분 일본 바둑이야기를 올리다 보니 @roona1383 님께서 한국바둑이야기도 해달라고 하셨는데, 한국바둑이야기는 다음 인물 포스팅이 워낙 대단한 분이어서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답니다.
(https://steemit.com/kr/@mooyeobpark/121ely 관철동 시대 1편)
그래서 오늘은 2개월 전에 포스팅했던 관철동 시대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2015년 한국 현대바둑 70주년 기념대국으로 조훈현과 조치훈의 바둑대결이 있었습니다.
12년에 대국을 하는 두 전설은 먼저 결과를 이야기하면 제가 당시에 바둑을 보았을 때는 조치훈이 내용면으로 앞서고 있었는데 초읽기 과정에서 범한 문제로 인해 조훈현이 시간승을 한 대국입니다.
그 둘은 관철동 시대에 바둑 황금기를 일궈낸 두 전설로써 조치훈은 6살 때 일본으로 넘어가서 기성, 명인, 본인방 등 대삼관을 4차례 이룩한 일본 최고의 기사로 손꼽히고 조훈현은 9살 때 최연소로 바둑계에 입문하여 80년대 초중반 한국 바둑계 일인자로 우뚝 올라서게 되고 세계 최초로 시행된 제1회 응씨배에서 우승하는 최고의 기사들입니다.
(나중에 따로 인물 포스팅을 해야 하는 살아있는 전설들입니다.)


그럼 관철동시대인 1980년대로 다시 돌아가 볼까요?
조치훈은 당시에 살에 일본에 건너가 홀로 외로움을 이겨내고 바둑의 성지인 일본에 내로라하는 고수를 이겨서 명인을 획득하게 됩니다.
타지에서 들려오는 감명깊은 스토리에 국민들은 열광하게 되고 바둑 붐이 부는 계기가 되었으며 정부에서 최초로 은관 문화 훈장을 수여하게 되면서 그의 한국행이 추진됩니다.

"명인을 따기 전에는 고국으로 돌아오지 않겠다"

라고 말한 조치훈은 명인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당당히 한국으로 돌아오게됩니다.
조치훈이 한국바둑팬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을 때 조훈현은 한국에서 각종 기전을 획득하여 모든 기전에 타이틀을 획득하는 전관왕 하는 엄청난 일을 해내지만 조치훈에게 밀려 화제가 되지 못합니다.
(아마 박찬호가 LA다저스에서 활약할때 느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1980년 12월 28일 조치훈이 한국으로 돌아오고 국내최강자인 조훈현과의 대결이 시작됩니다.
2판에 대국이 진행되었는데 12월 31일, 1월 2일간 진행된 이 바둑은 조치훈이 이기게 되고 ’ 일본의 명인이 한국 전관왕보다 강하다”라고 수군거리는 소리에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을법하지요. 또한 조훈현은 대국 매너가 안 좋기로 약간 유명..(흠흠)한데 이때 이 부분에 대해서 자꾸 지적을 하자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조훈현이 관철동에서 술을 먹고 쓰러져있는 모습을 보았다는 일화도 있답니다.


조치훈으로 인해 흔들린 조훈현에게는 또 한 명의 강적 서봉수가 등장합니다.
한국산 토종 바둑으로 특유의 전투 바둑으로 혁명을 일으켜낸 분입니다.
(한국산 토종 바둑 된장 바둑 서봉수 – https://steemit.com/kr/@mooyeobpark/2mry5s)
1980년에 왕위전에서 조훈현을 이기기 위해 흉내 바둑 전법을 가지고 와서 조훈현에게 3:2로 이겨 조훈현에 전관왕을 허물어버립니다.
1981년에는 최고위, 국기전에서 조훈현을 꺾으며 조훈현의 전관왕 타이틀을 야금야금 빼앗아 나가게 되지요.
이때부터 사람들은 조, 서시대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조훈현의 압도적인 일인자 체제를 서봉수가 계속 도전하는 조서시대는 이창호와 유창혁이 나타나기 전까지 10년 정도 이어지게 됩니다.
조훈현 또한 자기를 견제해주는 라이벌 격인 서봉수 덕분에 실력을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조치훈 서봉수로 인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조훈현이지만 그의 강인한 정신력은 결국 1982년에 다시 한번 2차 전관왕을 달성합니다.
이렇게 조훈현과 서봉수의 대결을 계속 이어져왔으며 한국바둑에 수준을 높이 끌어올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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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과 서봉수가 국내에서 활약을 하고 있을 동안 조치훈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겠지요?
민족영웅이라 불리던 조치훈은 8단에 명인을 차지하였지만 9단을 인정해주지 않자 실력으로 9단을 따겠다고 하여 1981년 우주류 다케미야를 이기고 본인방을 획득하여 일본에서 두 개의 타이틀을 거머쥐게 뒵니다.
1983년에는 조치훈은 괴물 후지사와 슈코 9단에게 도전하게 됩니다. 슈코가 파죽의 3연승을 거두지만 조치훈은 4연승의 대역전극을 펼치면서 대삼관이라는 기적을 달성해냅니다.
(기성 명인 본인방 3개 기전이 일본에 메인타이틀 기전입니다.)

1986년 기성전에서는 고바야시 고이치에 도전을 받아서 대국을 하게 되지만 교통사고로 인해 전치 3개월에 중상을 입게 되지만

눈 도보이고 한쪽 손도 멀쩡하니 바둑을 둘 수 있다!

라고 하여 사상초유의 휠체어 대국이 시작되지만 안타깝게도 이 대국에서 패하게 되면서 타이틀과 일본 내 서열 1위를 내어줍니다. (이때 이겼으면 정말 전설적인 스토리가 탄생되었겠지만..안타깝군요)

하지만 불사조 같던 그의 바둑은 1987년 천원 전에서 우승하며 일본 7대기 전에서 모두 한 번씩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1989년 본인방을 다시 획득하며 그 이후 10연패라는 최다 연패를 이뤄냅니다.
1993년 기성을 찾아오고 1995년 명인전마저 다시 한번 우승하면서 두 번째 대삼관을 차지하는 등 국내, 국외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무자비한 활약으로 한국은 현대바둑의 중심지가 됩니다.

관철동 시대는 이창호와 유창혁의 등장, 조훈현의 응씨배 우승기등 다양한 주제거리가 많이있군요 틈나는대로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5월에는 종합소득세신고에 달이라서 또 한번 긴장을 해야겠네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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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둑의 중흥을 이끈 분들의 이야기,,,, 당연한 얘기지만 이들이 없었다면 한국바둑도 없었다고 말 할 수 있죠..

관철동시대에 있는 바둑을 이끌었던 선구자들의 이야기는 한국바둑을 세계적인 위상으로 우뚝세웠기에 마땅히 존경받아야할 인물들인것 같습니다 ^^

조훈현과 서봉수, 그리고 조치훈까지..
한국 바둑의 레전드들이네요..ㅎ
어떻게 이런 기사들이 그 시대에 나올 수 있었을까요..?ㅎㅎ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바둑팬들은 참 낭만적이고 행복한 시대에 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제가 느끼는 현대 바둑의 불세출의 천재 기사는 오청원 선생 다음으로 조훈현 사범을 꼽고 싶습니다. 조 사범님의 바둑은 그야말로 현란하고 무지막지하고 무자비했으며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강함은 그와 같이 대국을 하지 않으면 느낄 수가 없었겠죠! 복싱으로 비유하자면 무하마드 알리의 경쾌한 스텝과 빠른 펀치 그리고 마이크 타이슨 같은 핵주먹 또 메이웨더 주니어의 복싱 스킬을 조훈현 사범님은 바둑판에서 구현했 다고 봅니다.. 압도적인 절대자에 온 몸으로 저항한 서 봉수 명인의 분전은 박수받아 마땅합니다. 멋진 포스팅 감사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사실 오청원 다음에 세계1인자를 뽑으라고 하면 대부분이 조훈현을 뽑지 않을까 싶습니다 ^^
물론 우리의 서봉수사범님 또한 토종바둑으로 한국바둑의 위상을 널리 알리신 분이기에 존경받아 마땅하지요

조훈현은 자신의 업적이 가려지고 게다가 지게되서 힘들었을것 같네요.. 게다가 다음에 지게되고.. 하지만 다시 부활하니! 대단합니다.

조치훈은... 정말 전설이네요 ㄷㄷㄷ. 교통사고만 아니었으면 더욱 전설이었을텐데 .. 아쉬웠지만 그 다음 행보가.. ㄷㄷㄷㄷ 정말 전설이라고 불러서 손색이 없네요.
오늘도 바둑이야기 재미있게 봤습니다!!!

조훈현사범님은 그 이후 세계대회에 우승하며...(읍읍)
포스팅거리를 아껴두어야겠군요 ㅎㅎ
관철동시대에 인물들은 낭만적이고 시대를 음미한 살아있는 전설들이 참 많이도 있습니다

저번에 올려주신 토혈 지국과 이번 글까지, 정말 재밌게 잘보고 있습니다. 옛 기억을 더듬어보게 돼 괜히 반가운 마음도 드는 것 같고요. 판타지 소설의 무림 강호의 대결을 보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 한명에 바둑이야기 독자가 생긴것 같아서 뿌듯흐뭇합니다. ^^

바둑에 대해 아는것은 없지만... 한국의 바둑 역사도 재밌네요^^
조훈현, 조치훈님이야 워낙 잘 알려졌으니 바둑을 모르는 저도 알지만... 서봉수님은 이름조차 생소하군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예전에 독거노인님께서 포스팅 주제거리를 주신 알까기가 생각나는군요 ㅋㅋ
바둑을 잘 모르시는분들도 재미있게 읽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그즈음부터 들었던것 같네요 ^^

오늘도 바둑 역사에 대해 잘 읽고 갑니다.
앞으로도 많은 소통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재영님~! ^^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조훈현, 서봉수는 당시 대국 뒤, 포장마차에서 같이 소주도 한잔 하지 않고 그냥 헤어질 정도로 라이벌 의식이 강했다고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나네요..

아 그런사연이...
대학교에 다니면서 학과내 바둑박물관에 예전 바둑잡지들이 고스란히 있었는데
그때 그것들을 읽지 못한게 요즘들어 한이 되네요...ㅎㅎ

휠체어대국에서 진 건 아무래도 몸상태가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정말 대단한 세 분들이었네요.
한국바둑의 전성시대였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렇죠 한판을 둔게 아니고 제 기억에는 4승을 해야이길수 있는 결승전이다보니, 체력적인 부담이 많이 작용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휠체어대국이라 하여 토혈지국 이외에 또한번에 명장면을 보여주신 조치훈 사범님이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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