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in #kr6 years ago (edited)

여느때처럼 6시가 되니 눈이 떠졌다.
20개월 아이와 아내는 더 자야하기에 조심히 일어나 출근준비를 하였다.
아침을 준비해주지 못해 늘 미안해 하는 아내가
간단하게라도 먹고가라고 누릉지밥을 준비해 두었다.
김치찌게와 계란을 소박하게 차려놓고 감사하게 식사를 했다.
다른 시간과 달리 오늘은 시간이 천천히 가는 느낌이다.
평소 같으면 허겁지겁 먹고 버스시간 맞추어 나가는것이 일상인데
오늘은 15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아내 일거리를 조금이라도 줄여줄 생각으로 설거지까지 끝내고서도
10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여유있게 집안을 둘러보고 출근길로 나왔다.
버스도 조금 기다리고 바로 탑승하였다.
자리가 한적했지만 뒷자리에 앉아갔다.
옆자리에 있는 여성은 피곤한지 계속 졸고 있었고 내 어깨로 부딪힐때마다
깨곤했다.
피곤하게 잠들다가도 전화가 와서 차분하게 받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흘낏 보인 전화 수신자는 "사랑하는 울 아들" 이라고 저장된 아들이었다.
어머니를 보니 아이가 초등학생정도 되어 보였다.

양말 어디있느지 알지? 엄마 조금 일찍 나왔어... 밥 차려놓은거 있으니까 먹고 가?
엄마 오늘 일찍 가야돼...학교 잘 다녀오고~

통화내용을 듣고나서 생각이 든 것은
우리는 왜 이렇게 바쁘게 살까?
아이에게 따뜻한 밥을 차려주고 어머니의 온정과 손길을 느끼며 살아갈 수는 없는걸까?

조만간 우리 딸 아이도 이런 삶에 놓이게 되지 않을까 불현듯 생각이 든다.
바쁘게 성실하게 살지만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가는지....
무엇때문인지 알겠지만 인정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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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삶 속에서 최선을 다해 선의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이죠!

어제도 오늘도 저도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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