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한 '재기'인가?

in #kr6 years ago (edited)

"대통령 재기해"
남성연대 성재기의 이름을 따 특정인에게 자살하라고 요구하는 표현이다.

겨울의 미투를 시작으로 여름이 된 지금까지 여성운동은 활발하다. 극단적이든 그렇지 않든 억눌려 있던 의견들이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국무총리의 발언처럼 이런 거대한 변화가 사회적 의의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들(특히 워마드)이 가진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 아닐까 생각한다.

그들이 가진 특유의 공격성과 배타성은 남성인 나로 하여금 적대감을 느끼게 한다. 미러링 때문일까? 처음엔 인내력을 가지고 접근해봤지만 도무지 일베와 차별화된 자리에서 취급해줄 수가 없다. 그들이 일베와 정말 다르다면 전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저런 종류의 능욕을 가할 수 없다. 다짜고짜 자살을 권고하는 '문재인 재기해'를 보면 그냥 일발적인 감정을 배설하려고 나온 것 같다.

또한 아무리 군대를 다녀왔고 페니스를 가지고 태어난 자들이 권력을 가지고 있다해도 그들을 일방적으로 '한남'으로 묶는 방식도 의문이다. 아니 애시당초 이 나라에 페니스만 들고 태어나면 정말 그렇지 않은 자들보다 압도적인 이득을 봤다고 할 수 있을까? 같은 남성들도 세대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다. 그리고 늙은 남자라고 집단에서 권력을 가진게 아니며 젊다고 해서 반드시 혜택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게다가 남자답지 못 하다는 이유로 남성집단 내에서 선별당해 학대받으며 자란 젊은 남자들도 존재한다. (맨박스고 나발이고 그들을 보고 여혐사회의 수혜자라고 절대 칭할 수 없다.) 이런 식으로 대통령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를 묶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올바른 접근방법이 아니다.

분명 여성을 혐오하는 문화와 불평등은 대한민국에 존재한다. 예를 들면 치마 입은 남자가 배척받는 이유는 '치마'나 그것을 착용한 '남자'가 문제라기보다 근본적으로 '치마를 주로 착용하는 주체(여성)'에 대한 감정이 원인일지도 모른다. 밥상머리 교육을 할 때나 남자들끼리 싸울 때 계집애처럼 행동하지 말라고 상대를 까내리는 풍조도 비슷한 원리에서 생길지도 모른다. (왜 이런 말을 자주 할까? 들으면 상대가 매우 빡칠 것을 알기에 쓰는 것이다.) 한편 나의 어머니만 봐도 외가에서 장남과 차남에게 모든 학비를 지원하는 반면 딸들은 당장 일을 하러 나갔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재기해'가 실은 자살이 아니라 재기(再起)하라는 뜻이라고 말같지도 않은 변명을 하거나 누가 봐도 한남충의 약자인 '한남'을 한국남자라고 능글맞게 대답하는 자세보다 그렇게 특혜를 받는 것처럼 보이는 남성들도 실은 만만찮게 비참한 처지라는 것을 이해해보는 것이다. '여자들도 군대가라'는 소리는 실제로 '군대가라는 것'이 아니라 '너희들은 정말 겪어보지 않으면 우리들 처지를 이해해주지 못하겠니?'라는 뜻을 암시한다. 초보적인 분노의 표출이나 변명보다 각자의 고충을 들어보는 것이 먼저일 듯 하다.

진보당이 집권하면서 여성진영에서도 정치권으로 진출하는 그림이 보인다. 각자가 타자를 배척하고 자기 입장만 주장하기보다 서로의 고충을 나눌 수 있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 남성들이 실은 다양하게 분화된 것처럼 여성들 중 '재기해'나 시위 방식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쭉 지켜본 워마드는 틀린 것 같다. 얼른 이들이 재기(再起)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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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본업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자주 못 쓰네요. 그래도 대댓 달아주시면 놀러가서 보팅하고 오겠습니다. 댓글 대문.jpg

그들이 과연 이나라에 질서와 안녕를 생각하는 집단일까요~!!??
사회를 병들게 하고 나라을 걱정하는 모습은 찾아볼수 없네요 ~~

  1. 맞아요. 제가 사회에서 만난 페미니스트들은 대부분은 정상적인 분들인데 병든 분들이 먹칠을 하는 것 같아요. ㅋㅋㅋ 자기 권리를 주장할 때엔 구체적인 근거를 들고 와서 그 부분을 까면 되는 것이잖아요. 편파수사 지적하는 점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대통령 자살하라는 소리는... 아무리 화가 났다지만 선을 넘은 것 같습니다. 같은 페미니스트들도 반발하고 있다죠?

  2. 수선화님 블로그는 마치 사계절(아직 1년은 지나야 하지만 그렇게 되겠죠? ^^)을 담은 정원같네요. 글 하나 하나가 한 개의 꽃다발을 보는 것 같아요. ㅎㅎㅎ 꽃들이 100가지 있으면 어느 한 개가 제일이라고 말하기 힘들지만 저는 호롱꽃과 접시꽃이 참 이쁘네요! 앞으로도 향기가 가득한 글 많이 써주시와요! 최근 게시물 몇 개에 보팅 찍고 옵니다!

개인적으로 34497BE8-FA0B-4D50-9EB6-A76E0124DE64.jpeg
접시꽃은 색감과 질감이 정말 치마 저고리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칭찬 감사합니다. ~~^^
보팅 많이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네 ㅎㅎ 작은 스파지만 앞으로도 자주 찾아뵙겠습니당!

지난 5년간 페미들이 박근혜정부에게 어던행동을 했는지 보면...답이나옵니다...하물려 촛불시위때도 하야하라는 구호는 있었어도 자살해라라는 구호를 보지 못했습니다..워마드와 페미들의 민낯이죠...미러링같은 소리는 그냥 변명일뿐입니다..

맞습니다. 그런 부분 지적하는 것에 째째하다는 식으로 반응하지 말고 좀 제대로 대응해봤으면 해요. 가끔 보면 진짜 미러링인지 자기 억눌린 감정을 배설하는 것인지 혼동이 옵니다.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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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어느 집단을 가든 이상한 소수가 만들어지고는 합니다. 참... 저들은 어떤 환경에서 살아왔기에 저렇게 삐뚤어진 것인지...

어쩌면 마음의 병이 생길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살아왔을지도 모를까 생각해봅니다. 서로가 책망조로 자기 주장만 하지 말고 서로의 아픔을 쓰다듬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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